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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영국에서 만든 울 신랑표 필살기 설렁탕 집 깍두기~

by 영국품절녀 2011. 4. 7.


해외에서 살게 되면, 남녀 구분 없이 영어 실력보다 요리 실력이 더 빨리 는다는 것을 알게 되요. 집에서는 평소 라면밖에 끓이지 못했던 학생들이 영국에 오면 누구나 요리사가 되곤 한답니다. 특히 몇몇 남성분들은 요리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된 스스로에게 놀라곤 하더라고요. 그 중에 한 사람이 울 신랑으로, 군대에서 취사 지원갔다가 요리하는 것을 유심히 본 후(솔직히 그 때는 설거지만 했다고 해요.ㅋㅋ), 현재 우리 집 요리사를 자처(?)가 아니라 협박 반, 애교 반으로 일주일에 3~4일은 맛있는 음식을 저에게 해 주는 없어서는 안될 우리 집 가장이지요. ㅋㅋ


영국에 오니 엄마가 담아주신 다양한 김치 종류가 제일 그립더라고요. 처음 영국에 와서는 김치나 깍두기 등을 사서 먹곤 했는데, 값도 비싸고 맛도 없어서 못 먹겠더군요. 급기야 김치를 담궈 먹곤 했는데 최근에는 신랑이 바빠서 거의 한달 동안 김치 구경도 못했네요. 김치가 너무 먹고 싶은 마음에 담기 쉬운 깍두기라도 만들어야지 하는 찰나에 다행히 무를 구할 수가 있게 되었어요. 이런 종류의 무들은 캔터베리에서는 대형 마켓으로 AsdaWest Station 근처 채소가게에서 구할 수가 있지요. 또 무와 비슷하게 생긴 순무(turnip)가 있어요. Tesco에서도 팔기는 하는데 비싸기도 하지만, 맛도 없어요. 다만 국 끓일 때 넣으면 괜찮기는 하더라고요. 그럼 깍두기를 만들어 볼까요?


1.     무를 깨끗이 씻고, 감자 깎는 칼로 껍질을 벗기고 위 아래 무청과 꼭지는 떼버립니다. 영국 무는 길고 가늘지요?


2.    무를 아래 보이는 대로 자릅니다. 설렁탕 집에서 먹는 커다란 깍두기가 먹고 싶으시다면 좀 더 크게 썰면 되지요. 저희는 그렇게 먹고 싶었지만, 그럼 금방 동이 날까 봐 작게 썰었어요. 자르는 방식은 취향대로 하시면 되요.




3.   
가장 중요한 부분인 소금에 절이기순서 입니다. 저희는 마침 지난 번에 한국에서 받았던 천일염이 있어서 그것을 썼어요. 아쉬운 대로 Table Salt를 사용해도 괜찮기는 합니다. 대신 table salt는 금방 무에 스며들기 때문에 넣는 족족 잘 비벼주어야 합니다.


4.     집집마다 김치 담그는 방법이 조금씩 다른 것 같이, 깍두기 절이는 방법도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위에 보이는 영국 무는 한국 무에 비해 수분이 많은 것 같아요. 막상 만들어 놓고 나면 물이 엄청나게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소금에 저린 후 한 2~3시간 정도 기다립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물이 많이 생겼죠? 저는 양념에 비비기 전에 그 물을 따라버립니다. 그래도 결국에는 많은 물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5.     이제 깍두기에 들어갈 부 재료입니다. 마늘과 젓국(Fish Source), 새우젓이 되겠습니다. 젓국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병 앞에 squid라고 오징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제일 맛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젓국은 대형 슈퍼라면 다 팔았던 것 같아요. 집 근처에 있는 Tesco Express에서도 파는 것을 보니, 구하기 어렵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젓국으로 미역국 같은 것도 끓일 수 있고, 동남아 스타일의 프라이 누들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의외로 활용도가 높아요. 마침 저희는 운이 좋게 중국 마켓에서 새우젓을 살 수 있었어요. 젓국이든 뭐든 이것 저것 많이 넣으면 훨씬 맛있잖아요?




6.     이제 위와 같은 재료와 함께 고추가루, 양파 조금을 함께 넣어줍니다. 파 사는 것을 깜빡해서 그냥 양파를 넣었어요. 양파를 넣으면 조금 일찍 익으니까 참고하세요.



7.     이제 재료와 무가 고루 섞이도록 충분히 비벼 주세요. 색깔이 비슷하다 싶으면 됐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ㅋㅋ

Tip. 예전에 인터넷에 깍두기 맛있게 담는 법을 보다 보니 사이다나 레몬 에이드를 조금 첨가하시면 더 맛있다고 나오더라고요. 저희는 레몬 에이드 반 컵 정도 넣었어요.




8.    6개로 만들어도 양이 이렇게 세 통밖에 안 들어 가네요. 하긴 저희 집 냉장고가 작아서 더 많아도 답이 안 나오긴 하네요.



드디어 깍두기가 완성 되었어요. 어때요? 맛있어 보이나요? 깍두기를 보니까 따뜻한 곰탕이 생각나네요. 가끔 정육점에 소 꼬리가 나온다고 하는데, 꼬리곰탕 한 번 만들어 봐야 할 것 같아요.



고추 가루만 빼면 전부 여기서 구할 수 있는 재료에요. 물론 아시아 마켓에 한국 고추 가루도 팔기는 합니다. 예전에는 한국 김치나 깍두기 냄새를 싫어하는 현지인들이 많았다고는 하는데, 요즘 젊은 애들은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더라고요. 눈치보지 말고 만들어 맛있게 먹어봅시다. 외국 친구들도 막 먹이고요. 작년 크리스마스 파티 때, 영국/미국 커플도 김치를 무슨 샐러드처럼 먹더라고요. 의외로 잘 먹어요. 좀 덜 맵게만 한다면,,ㅋㅋ.
항상 맛있는 김치, 깍두기를 담궈주는 울 신랑,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