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댓글 알바 고용하다 망신당한 한국 대기업, 씁쓸

by 영국품절녀 2013. 4. 18.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오늘은 영국 언론에 소개된 한국 대기업의 유감(?)스러운 소식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

 

몇 주전부터 만나는 영국 사람마다 묻는 이야기가 바로 "북한은 왜 그런데?", "도대체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어?" 입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친한 사람일 경우에는 가족의 안위 정도를 물어봅니다. 사실 며칠 전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의 주요 뉴스에서 북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BBC 기자가 대학원생으로 위장, 영국 LSE 대학의 학생 북한 방문단에 몰래 껴서 잠행 취재를 했던 일까지 있었습니다. 북한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았던 취재였기 때문에 같이 갔던 대학생의 신변문제와 관련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또 다른 한국 관련 뉴스가 영국 언론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어서 읽어 보았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세계 시장 1위인 한국 대기업의 관련 소식이었습니다.

 

영국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고 대만에서 일어난 일인데, 소개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S 기업의 대만 법인이 학생들을 고용해 자사 제품을 칭찬하게 하는 한편, 라이벌 회사(HT*)의 스마트폰 사용 후기를 악의적으로 작성해 온라인에 게시하도록 한 것입니다. 대만의 공정거래 위원회가 현재 조사 중으로,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한화 약 10억 원 상당의 벌금을 물게 된다고 합니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현재 그 회사는 유감을 표시하며, 현지 법인이 본사의 정책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를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본사에서 그런 치졸한 영업방식을 지시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현지 법인 차원에서 일어났을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 라이벌 회사가 대만 현지에 기반을 둔 회사이기 때문에, 현지 법인으로서는 아무래도 영업하는데 타 국가보다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회사는 올해 초에도 대만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벌금을 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작년에 어처구니 없는 광고 때문에 이란에서 큰 홍역을 치른적이 있었습니다.

 

(출처: BBC)

 

비록 현지 법인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케이블 업체가 이 회사의 타블랫 PC의 광고를 제작했는데, 그 주된 내용은 우스꽝스러운 이란 여성으로 분장한 이스라엘 정보부 요원이 타블랫 PC를 어설프게 건드리자 핵시설이 폭파가 됩니다. 코미디 같은 TV광고이긴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에 분노한 이란 정부가 그 회사의 모든 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수입 금지를 검토했으며, 현지 법인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강화시켰음은 물론이고 유사시 대피까지 계획했었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관계도 험악한데 그 회사가 유탄을 맞은 꼴이지요. 더군다나 현지 법인도 아닌 케이블 TV에서 만든 CF라 그 회사는 더욱 억울할 만도 하겠지요.

 

(출처: Google Image)

 

그런데 이런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여전히 의문이 가는 것이 한국에서는 "관리의 00" 로 유명한 기업인데, 왜 이리 해외에서는 관리가 안 될까? 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회사의 "관리" 란 무슨 의미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저 스스로 사전적 의미 이상의 거창한 의미를 떠올리지는 못했습니다만,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는 된 것 같습니다.

 

기업의 덩치가 커지고 활동 공간이 전 세계가 될수록, 중앙의 관리는 더욱 더 힘들어지기 마련입니다. 보다 나은 관리를 위해서 효율적이고 일사 분란한 "본사-지사-영업점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트" 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현지상황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 역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위의 태블릿 PC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그 광고는 – 물론 그 회사가 만든 광고는 아닙니다만 - 재미있는 광고로서 이스라엘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겠지만, 이란에서는 엄청난 매출 부진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이러한 사태들을 보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된 것이 "기업 윤리 (Business Ethics)"였습니다. 제가 경영학 전공자가 아니라 이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작년에 영국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학했던 후배가 그러더군요.

형님! 이곳에 와서 배운 것 중 하나가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주체이지만, 이에 못지 않는 윤리적 책임이 있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관리 이전에 필요한 것이 윤리인 것 같습니다. 기업의 윤리가 일단 확실하게 자리 잡힌 토대를 바탕으로 관리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한 구성원의 탐욕을 단순히 관리라는 제도만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바로 이 것이 윤리가 강조되어야 할 이유이겠지요.

 

"이윤"과 "윤리", 실제로 나란히 적어 보니 좀 어색해 보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이 두 단어는 기업의 사회적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용어일 듯 합니다. 물론 순진한 발상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동안 윤리적 존재로서의 기업의 역할을 너무 도외시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감탄과 경외의 대상이 되는 기업은 이미 충분하게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존경 받는 기업이 보다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