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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유럽 여행마다 하는 실수, 카메라 안 가져가기

by 영국품절녀 2013. 9. 3.

저는 현재 런던 카트윅 공항에서 새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아직도 비행기를 타려면 약 4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하는데, 약간 졸립기도 합니다. 새벽 비행기를 타는 것이 하루를 길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어제 밤에 공항에  왔습니다.  지금은 코스타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어요.

 

 

저는 유럽 여행을 하면서 항상 실수를 하곤 하는데요, 그것이 바로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 위한 용도인  DSLR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역시나 이번 프랑스 여행에서도 큰 실수를 하고 말았네요. 전에도 오스트리아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런던으로 가는 코치안에서  카메라를 가져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했었는데요,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런던행 코치를 탄 후 약 십분 이 지나서 저는 카메라를 책상 위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알아챘습니다. 갑자기 열이 확~ 오르더군요. 그래도 다행인 것이 디지털 카메라를 가방 속에 챙긴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면서 기분이 팍 상해 버렸어요. 그런데 착한 울  신랑이 이렇게 저를 위로하는 거에요.

 

파노라마 찍어 보려고 했는데…아니다
차라리 잘됐어. 그거 들고 다니면 무거운데.. ㅎㅎ

 

저 역시도 카메라를 놓고 왔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화가 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 해방감이 느껴지는 거에요. 오스트리아에 서 사진 한 장 찍지 않고 저의 오감으로 느끼고 온 여행이 참 편했거든요. 여행  중 사진을 찍고 나중에 추억을 해도 좋겠지만,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살짝 있습니다. 원래 제 자신은 사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크게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예전에 이탈리아, 스페인 여행에서도 저는 사진 한 장도 찍지 않고, 일행이 찍은 사진을 받기도 했었지요. 이제는 블로그를 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렸지만요.

 

 

 

DSLR은 없지만 디카와 휴대폰이 있으니 사진은 어느 정도는 찍을 수 있으니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파노라마 등으로는 니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오지는 못하겠지만, 이미 구글 검색만 해 봐도 전문가가 찍은 훌륭한 사진들이 있으니 굳이 저까지 찍어 올 필요가 있을까 하면서 저의 실수를 위로해봅니다. ㅎㅎ

 

카메라를 놓고 오면서 저는 이번 여행은 남에게 보여주는 그런 여행이 아닌, 나 자신의 쉼을 위한 힐링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욱 설렙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블로그 라는 직업을 가진 후부터 항상 저는 사진을 찍어야 하는 부담감, 뭔가 더 봐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제대로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할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뭔가를 하려고 하는 저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살짝 민폐를 끼치기도 했고요. 특히 울 신랑에게 가장 미안하지요.

 

지금 저는 졸음을 쫓기 위해 블로그 글을 쓰고요, 신랑은 옆에서 논문 작업 중이네요. 아무래도 머리 속은 논문으로 가득 차 있기에 가져 가기로 결정했거든요. 만약 상황이 된다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신랑은 스케치북과 연필을 사서 니스의 멋진 풍경을 그려 볼까 생각 중 이랍니다.

 

아무래도 니스에 도착해서 비치에 누워 쿨쿨 잠이 들 것 만 같습니다. 프랑스의 뜨거운 햇살을 맞으면서 자연 태닝도 하고, 꿀잠도 자야 겠습니다.  가트윅 공항은 45분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는 있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합니다. 그럼 프랑스 니스로 떠나기 약 3시간 30분 전에 가트윅 공항 코스타에서 쓴 저의 잡담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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