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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100년전 영국군과 비교되는 현 한국군의 의식주

by 영국품절녀 2014. 4. 11.

안녕하세요? 품절남입니다. 요 며칠 원서 마감 때문에 정신 없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오늘까지가 아니라 다음주 금요일까지 제출이더군요. 조금 더 수정하고 고쳐서 제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허술한 부분이 있었는데 보강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예능 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를 품절녀님과 보게 되었네요.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화면에 비춰지는 군대와 실제의 경험은 아무래도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삐딱한" 시선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도 거리를 두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난 주에 진짜 사나이를 시청한 이유는 군대시절 제 주특기 (4.2인치 박격포)를 프로그램에서 다루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대한 지 10년도 훌쩍 지났건만, 교육 때마다 겨냥대 – 헨리가 들고 뛰던 그 막대기 – 를 들고 연병장을 뛰어다녔던 이등병 시절이 기억납니다.

 

제가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 점은 다름이 아닌 "군대의 의식주"였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었던 때와 비교해 보면 훨씬 나아지긴 했더군요. 전국민에게 비춰지는 방송이란 점을 감안해서 좋은 부분만 보여줬다는 것을 감안해도 예전보다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일부 언론에서도 다루었듯이 시설은 다소 향상되었음에도, 의식주 문제의 해결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현재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부대가 아직도 3000곳이 넘으며, 상수도 보급도 절반에 그친다고 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해야 할 하루 급식비는 초등학생의 70% 정도 수준이라고 합니다 (동아일보 2014년 2월 16일). 먹어도 뒤로 돌아서면 배고픈 곳이 군대라는데, 바로 그 이유가 초등학생보다 못한 음식섭취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몇 년 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신형 군복과 베레모도 한국의 날씨를 감안하지 않아서 그런지 일선 장병들의 불만이 크다고 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이해서 영국의 언론은 다양한 관련 특집 기사와 프로그램을 연초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전쟁 참여가 옳았는지와 같이 꽤 심각한 주제도 있지만, 전장의 장병들의 일상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100년 전 영국군의 군복과 음식에 관한 BBC 프로그램을 보면서 오늘날의 한국군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 전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운영하던 영국은 당시 어떤 나라보다 전쟁경험도 풍부했을 겁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국군 고위층이 전쟁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가 바로 "장병들의 군복, 개인 장비 및 음식" 이라고 합니다. 전쟁이 시작된 1914년까지 영국군만큼 이 부분이 잘 갖춰진 국가는 없었다고 하네요.

 

색감 넘치는 프랑스군 군복이 독일군의 손쉬운 타겟이 될 때,,

 

 

영국군은 이미 카키색 군복을 채용했고, 이 밖에도 방수복, 귀마개, 가족조끼, 탄띠도 지급되어 군인들의 기동성 및 전투력을 보존시켰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1일 1회의 면도가 의무(콧수염 제외)였던 점이 흥미롭습니다.

개인 위생과 군기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같습니다.

 

 

당시 영국군 사령부는 음식에도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썼는데, 충분한 음식 지급이 없어서는 전쟁에 승리할 수 없다고 믿었답니다. "음식은 훌륭한 전투화, 전투복 및 소총만큼이나 중요한 필승의 절대 요소" 로 보았던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베이컨, 절인 쇠고기, 빵, 채소, 치즈, 겨자소스, 2숟가락 정도의 럼주를 최전선 장병들은 섭취했다고 합니다. 이외에 감자와 빵을 위한 잼 정도를 추가할 수 있네요.

 

 

독일군의 식단도 전쟁 초기에는 나쁘지는 않았습니다만 해가 거듭할수록 질과 양에서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1914년

 

↓↓

 

1918년

 

하지만 1914년만 영국과 독일의 군식을 비교해봐도, 이미 영국군은 일일 평균 4500칼로리를 영양소를 섭취한 반면 독일군은 3500칼로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독일군이 그나마 영국군보다 더 많이 보급 받은 물품(?)은 맥주와 담배뿐입니다.

 

 

대신 영국군에게는 치즈가 제공되었지요. ㅎㅎ

 


BBC 전쟁 다큐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오늘날 한국군 지도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중요한 말을 하더군요.

전쟁에서 승리하는데 탱크와 전투기 같이 우수한 무기가 필요조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전장을 가로지르는 젊은 장병만큼은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다.

No substitute for young men walking across the battlefield.

 

굳건한 국방을 위해서는 강력한 무기가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결국 전쟁의 승패는 전장의 장병들의 사기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장병들의 의식주야 말로 강군을 유지하기 위한 첫번째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무기타령만하는 일부 지도자들이 한 번쯤은 곱씹어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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