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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브런치 매거진 (영국은 맛있다)

[브런치매거진] 거부할 수 없는 영국인의 크림티

by 영국품절녀 2015. 10. 12.

브런치 매거진 [영국은 맛있다] 2화. English Tea (영국 차)

 

영국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에 하나는 "English TEA (차)"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BBC 드라마 셜록(Sherlock)에서도 보면, 허드슨 부인은 투덜거리면서도 항상 셜록에게 차를 대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셜록인 컴버베치가 긴 손가락을 사용하여 차를 따르는 모습은 너무나 멋지다.

 

 

영국인들의 “차” 사랑, 정말 상상초월이다. 영국인들은 하루에 차를 5~6잔 이상씩 혹은 그 이상을 마시기도 한다. 그들이 사랑하는 커피나 홍차(black tea) 등도 한국인이 보통 마시는 사이즈의 두 배 크기를 단숨에 마셔버릴 정도로 차 마시는 능력이 대단한 듯. 항상 입에 "A cup of Tea?" 혹은  "cuppa?"를 달고 사는 영국인들은 차 한 잔의 여유를 제대로 즐긴다.

BBC 프로그램 중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음식" 에도 단연 "TEA"가 으뜸이었다. 리포터가 거리로 나가 영국인에게 "당신은 차를 왜  마십니까?"라고 물었다. 나는 그들의 답변을 듣고 놀랐다. 왜냐하면 당연히 차 문화 등...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차를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으니까요... (엥... 건강 때문인 거야??)

 

그럼 "건강하게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얼마나 차 티백을 끓인 물에 담가 놓아야  합니까?"라는 질문에는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즉, 건강 때문에 차를 마신다고는 하지만, 건강하게 차를 마시는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전문가의 말을 빌어 차를 마실 때 팁 하나~ 많은 영국인들도 잘 몰랐던 사실인데...
차 티백을 끓인 물에 우려내는 시간 (brewtime)은 약 3분 이내로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실험 결과, 3분 이후에는 발암 물질이 점점 나오기 시작하더라.

 

영국에서 즐겨마시는 차 종류로는 얼그레이 (Earl Grey), 블랙티 (Black tea),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티 (English breakfast tea) 등이 있으며 보통 "우유와 설탕"을 함께 넣어 마신다. 다만 일부 (특히 노인분들)는 설탕을 넣지 않고 우유를 많이 넣은 "weak  tea"를 마시기도 한다.

 

 

영국에 오는 한국인들 중에는 이와 같이 마시는 영국 차가 참 낯설기도 하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에게 차란 그저 잎을 우려내어 아무런 첨가제 없이 차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는데 익숙해있기 때문이다. 차에 우유와 설탕을 타는 것이 영~ 이상하게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일부 한국인들은 우유와 설탕을 전혀 첨가하지 않고 차 고유의 맛을 느끼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영국 할머니는 항상 한국인에게 차를 줄 때 이렇게 묻곤 한다.

"우유 넣니??"
"한국인들은 차에 우유 넣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거든... "


나도 처음에는 우유와 설탕을 넣지 않고 차를 마셨는데, 이제는 우유 없이는 영국 차를 못 마신다. 맛있는 영국 우유가 들어가 차가 훨씬 더 부드럽고 맛있다. 가끔은 우유보다는 레몬만 넣어 마시는 티가 좋을 때도 있다. 

 


나에게 있어서도 “차 문화”는 영국에 사는 동안 습관적으로 내 몸에도 자연스럽게 베어버렸다. 영국에 정착하여 영국인들을 만나면서 나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Would you like a tea?",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Yes, please를 말하곤 한다. 자원봉사를 처음 시작하면서 함께 일하는 영국 분들은 나에게 하루에도 몇 잔씩 차를 권했다. 차를 마시고 또 마시고~~ 계속 권하니 안 마실 수도 없고... 난 이뇨작용으로 화장실을 들락날락~ 어떤 날은 카페인 과다로 잠도 안 오는 상황까지... 안 되겠다 싶어... 변명을 생각한 것이...

 

"저 카페인에 약해서 잠을 잘 못 자요."
그 후로 차를 한잔도 권하지도 않는 상황까지...

 

그런데 영국에 온 이상 현지인과 친해지려면 무조건 차(커피도 무방)를 어느 정도는 마셔야 한다. 내가 보기에 "영국인들은 차 대접을 통해 낯선 사람과 친해지는 것 같다." 한국인들은 호탕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편이라 마음만 통하면 쉽게 친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보통 서로 친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함께 차 혹은 식사 대접을 한다. 이에 반해 영국인들은 타인에 대하여 감정 표현을 극도로 자제하지만,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을 때에는 자신의 집에 직접 초대하여 간단한 식사 및 차를 함께 마시는 시간을 갖는 경향이 있다.

 


내가 다녔던 영국 교회에는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아무리 작은 교회라 할지라도 한 번도 말을 나눠본 적이 없는 분들이 더 많았다. 다만, 내가 자원봉사를 하면서 친해진 교회 분들 정도만 예배 후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어느 날 그저 눈 인사만 했던 영국인 노부부들에게 난데없이 식사 초대를 몇 번 받게 되었다. 이런 만남을 통해 우리는 그분들과의 친분관계가 형성되었고, 그 후에는 형식적인 눈 인사가 아닌, 우리의 안부를 자주 물어봐 주시고 신랑의 학업에도 관심을 가져 주더라...

 

 

아마도 영국인들은 차를 마시면서 상대방에 대해 파악하는 것을 선호하나 보다. 편안하게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교회,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도 차 대접을 받은 후에야 친해지는 경우가 많았을 정도로, 영국인들의 인간 관계는 차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고도 할 수 있겠다.

 

영국인들이 차를 마시는 것은 단순한  "Drink" 라는 의미 이상임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이들의 삶의 방식(a way of Life) 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TEA"는 일부 잉글랜드 및 스코틀랜드에서는 저녁 식사 (evening meal)라는 말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영국인들의 삶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차~ 이들이 매일 같이 하는 말은 바로 "Where's my mug?" 이 아닐까 싶다. 

 

 

혼자서도 마실 수 있는 영국인의 Tea for One

 

 

영국 차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표현!!

Brew/브루/ - v. (차, 커피가 알맞게) 가 우러나다 & 끓이다, n. 홍차 한 주전자
영국에서는 차를 만들 때 보통 차 주전자  (teapot)를 사용하는데요, 약 3 분 정도 차가 우려 나도록 하는 것을 뜻합니다. "차 우려내는 타임(Tea brewing times)“을 3분 넘지 마세요.
Cuppa /커파/ – "a cup of  tea"의 줄임말로 자주 사용되는 표현.
It’s not my cup of tea – "내 취향이  아니다"라는 뜻이니 알아 놓으세요. ㅎㅎ

 

브런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connieuk

 

여러분의 공감 은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