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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유럽 한류

한국 반찬 '장조림'에 훅 간 유럽 친구들의 사연은

by 영국품절녀 2011. 9. 2.



매일 새로운 요리를 해 먹을 시간도 없고, 하기도 귀찮을 때는 몇 가지 반찬들을 만들어 놓으면 아주 편합니다. 그 중에 뭐니 해도 장조림을 빼놓을 수는 없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메추리 알이 들어간 장조림 반찬이거든요.  영국에 와서 가장 자주 해 먹었던 반찬 중에 하나가 아마도 장조림인 것 같네요.  특히 울 신랑표 장조림은 정말 타의 불허할 정도로 너무나 맛있답니다. 여러분들께도 맛을 보여드리면 얼마나 좋을까 자랑하고 싶을 정도거든요.

오늘은 울 신랑표 장조림이 너무 맛있어서 일어난 사연을 이야기 해 드릴까 합니다.

올해 2월에 신랑 학업에 도움을 많이 주었던 프랑스, 벨기에, 영국 친구에게 감사의 표시를 전하기 위해 집에 초대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준비한 메인 요리는 닭갈비, 직접 담근 김치와 샐러드, 계란 말이, 밥을 준비했습니다. 벨기에 친구는 너무 맛있어 보인다면서 사진을 찍는 등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은 다들 흥분하면서 한식을 맛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신랑이 어제 만든 달걀 장조림이 있다면서 아예 통째로 들고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신랑 친구들은 장조림을 보더니, 저마다 다들 접시에 달걀 하나씩, 고기 몇 덩어리씩을 가져가더군요.
저희는 아까워서 고기도 조금씩 베어 먹고, 계란도 하나를 반으로 쪼개서 나눠 먹고 그랬는데, 이 친구들은 계란도 하나씩 다 먹어버리고, 무슨 장조림을 스테이크처럼 조금씩 잘라 한 입에 계속 넣어버리더군요. 메인 요리보다 장조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며, 그들의 포크는 계속 장조림으로 향했고, 끝내 싹쓸이를 해 버렸답니다. (그들이 가고 난 후에 신랑은 "장조림 괜히 통째로 가지고 나갔네" 그러더군요.)


어찌 되었든, 이번 장조림은 탁월한 고기 선택과 울 신랑의 환상적인 조리법이 합쳐진 작품이었습니다. 
울 신랑표 장조림 만드는 법 한 번 보시겠어요?

먼저 장조림 고기로 돼지고기, 소고기 다 해봤지만, 이번에 선택한 아일랜드 산 Diced 소고기가 제격인 것 같아요. Tesco에 장보러 갔다가 우연히 할인하고 있는 소고기를 본 순간 장조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거든요. 원래는 6.16파운드인데 4.65파운드에 샀지요. 이미 diced된 것이므로 자르거나 찢지 않아도 된답니다.

 

 

처음에 핏물을 빼기 위해 약 5시간 정도 물에 불려놓았어요. 그런데도 데치는데 얼마나 핏물이 많이 나오든지 깜짝 놀랐어요.


엄청 나오지요? 그래서 그냥 물에만 담가놓고 조리하시면 안 됩니다. 꼭 담가 놓았던 고기를 한번 끓여 핏물을 완전히 빼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장조림이 깨끗하게 되거든요.

, 계란을 함께 넣고 싶은 신 분들은 따로 계란도 20분 정도 삶아 주세요.
(삶을 때 물과 함께 식초를 살짝 넣어주시면 계란이 안 깨지고 잘 삶아지지요
.)


 

다음 찬 물에 깨끗이 삶아진 고기를 씻어주세요. 그렇게 많던 고기가 확 줄었어요.

 


그럼 이제 고기와 함께 간장에 졸일 재료들을 소개 합니다.
마늘과 생강 그리고 약간 매운 맛을 첨가해 줄 빨간 고추입니다
. 심플하죠?
(
고추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넣으시면 되지만, 너무 많이 넣으시면 매워요.)

 



장조림 만드는 법
핏물을 빼고 깨끗하게 씻은 고기를 냄비에 담고 계란도 담습니다
. 물을 고기가 살짝 잠길 정도 붓습니다. 그리고 간장 약 150~200cc 붓고 설탕 4스푼 정도 넣습니다. 처음에는 센 불로 끓이시다가, 막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서 약한 불에 계속 졸여주세요. 너무 많이 졸이면 고기가 좀 질겨지니까요. 30분 정도에 끝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집에서 간장 냄새가 좀 많이 나긴 하지만, 맛있는 반찬을 먹기 위해 그 정도의 수고는 참아주세요.


 

 

그냥 저렇게 보지도 않고 끓이시면 안돼요. 가끔씩 계란을 돌려주면서 전체적으로 색깔이 까맣게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래 그림과 같이 제법 색깔이 저렇게 비슷한 상태까지 되면 장조림 완성입니다.

 


유리 통에 넣었더니 딱 이정도 양이 나오네요. 시식 해 본 결과, 고기가 무지 연하고 부드러워 씹기도 좋고, 양념이 딱 맞게 되어 밥도둑 장조림이 되었어요. 간장 양념도 맛있으니, 조금씩 밥과 비벼서 드셔도 맛있습니다

유럽 친구들이 장조림을 그렇게 좋아할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혹시 유럽 친구들에게 한식을 소개하고 싶은 분은 장조림 만들어 그들에게 검증된 반찬 한번 소개시켜 보세요.  무척 좋아할 겁니다.

 


                                                ~맛 좋은 계란 장조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