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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출산 비용 공짜인 영국, 한국인 산모 한국행 고집 왜?

by 영국품절녀 2012. 2. 19.

"한국 출산 비용 = 1000만원" 이라는 말은 이제 크게 놀랄 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제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출산 및 산후 조리 등으로 돈 천만원 썼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대부분이 자녀 한 명으로 끝내는 것 같습니다.

 

영국으로 남편의 학업 및 직장으로 인해 살고 있는 한국 주부들 역시 출산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저 역시 언제 일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임신 및 출산 계획이 있는 당사자이기도 하고요.
 

영국에서 출산을 할 것인지? 
"한국으로 출산하러 가야 하는 건지?"

 

참고로, 미국과 달리 영국은 속인주의를 취하기 때문에 아이의 국적은 부모의 국적을 자동적으로 따라갑니다. (단, 영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영주권을 받을 시 시민권도 바로 나온다고 하네요.) 따라서 미국 사는 한국 주부들은 거의 미국에서 출산을 하는 반면에, 영국에 사는 주부들은 개인 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그렇다면, 한국과 영국 중 어느 곳에서 출산하는 것이 나은 지 한 번 비교해 볼까요?

 

출산 및 산후 조리 비용 : 영국 0원  vs  한국 천만원  (개인차 있음)

 

한국 주부들은 출산 및 산후 조리 비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두 나라의 비용만 비교해 보아도, 확실한 차이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일단 돈이 많이 드는 한국에서는 매 달 의사를 만나서 산모 및 아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쉽고 간단해요. 또한 수시로도 몸에 이상이 있는 것 같으면 의사를 쉽게 만나 원인을 빨리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지요.

이에 반해, 영국에서 출산하면 좋은 점은 일단 모든 것이 무료로 진행됩니다(임금에 따라 책정되는 세금으로 커버된다고 볼 수 있지만, 학생 부부는 세금도 안 내니깐 그야말로 공짜지요.) 임신이 확인 되면, 조산(Midwife)가 개인 별로 배정되어 산모 및 아이의 건강을 챙기지요. 한국과는 다르게 영국에서는 아이와 산모의 생명에 큰 위험이 없는 한 다소 시간이 심하게 많이 걸리더라도 꼭 자연 분만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해요. 영국 아줌마는 거의 3일 걸려 자연 분만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한국 분은 영국이 산모에게 편안하게 출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 좋다고 하시기도 했어요. 

그런데, 돈이 안 드는 영국에서는 일단 산모가 배정 받은 조산사
(Mid- wife)를 자주 만나는 것이 힘듭니다. (현재 영국 지역에 따라서는 조산사가 부족하다고 해요. 현재 캔터베리는 산부인과가 문을 닫아 다른 지역으로 출산하러 가야 해요.)  제 동갑내기인 중국인 친구는 임신 중에 배정 받은 조산사랑 연락이 잘 안되고, 잘 만나주지도 않아, 걱정된 나머지 중국으로 아예 출산하러 일찍 가버렸어요. (7년만에 임신이 되어서 그런것도 있지만요.)
그렇다고
, 제 주변에 임신 중 문제가 생기거나, 출산 중 잘못 되는 경우는 못 본 것 같습니다.


단, 영국에서도 사립 병원에서 출산을 할 경우에는 출산만 약 5,000 파운드(천만원) 들고요. 임신 확인부터 출산까지 다 하면 10,000파운드(2천만원) 넘게 든다고 해요. (출산 보험으로 커버하고 사립병원에서 출산을 하는 산모들도 있어요.)


 

언젠가부터 한국은 산모들이 출산 후 바로 산후 조리원 행이 필수코스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의 산후 조리 비용은 천자만별이지만, 산후 조리원에 들어가면 무조건 몇 백은 깨진다고 보면 됩니다. 제가 아는 분은 출산산(자연분만)과  2주 산후 조리원과 2주 산후 조리사를 불러 집에서 지냈는데, 딱 천 만원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제 친구들의 경우도 보니, 산후 조리원 안 들어가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돈은 많이 들지만, 자기 몸 챙기기도 어려운 산모는 아이까지 봐 주니 편하게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 영국은 산후 조리 개념이 없으니 당연히 산후 조리 비용이 들 일이 없지요. 영국에서는 출산 후 큰 문제가 없으면 (제왕절개를 했을 지라도) 24시간 내에 퇴원을 원칙으로 합니다. 또한 병실에 있는 동안에도 아이를 산모가 책임지고 돌봐야 해요. 그리고 9시 이후에는 남편도 병실에 있을 수 없고요. (사립도 마찬가지)
한국 산모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이 점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출처: Dailymail.co.uk)

 

출산 10시간 후 공주를 안은채 귀가하는 영국 왕세자비

어떻게 하이힐을 신을 수 있을까 정말 놀라울 뿐입니다.

 

출산 후 산후 조리: 영국 (x) vs 한국(O)


많은 한국인 산모는 산후 조리때문에 한국 행을 선택 합니다. 물론 한인이 많이 사는 곳(런던)에 사는 산모들은 아예 조선족 및 한국 아줌마들을 불러 산후 조리를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영국의 타 지역에서는 산후 조리 꿈도 못 꾸지요
 

한국인들과 달리 영국인들은 애 낳고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하니 산후 조리에 대한 개념이 아예 있을 리 만무하지요. 영국에서는 애 낳고, 아이와 산모가 큰 문제가 없다 싶으면 샤워하고 커피와 비스켓 주면서 먹고 퇴원하라고 하거든요. 따라서 산후 조리가 무척 중요하다고 여기는 보통 한국 산모들은 영국 출산 경험이 있는 주변 분들의 의견을 많이 참조하고, 출산 지역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입한 클럽에서도 제일 많이 묻는 질문이 아이 출산 어디가 낫나요?” 거든요. - 대답은 거의 "한국에서 애 낳아라" 입니다.)



그런데, 제가 주변을 보면서 느낀 것은 꼭 한국인이라고 해서 모두 다 산후 조리를 한국처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것 입니다. 개인차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지요. 제 주변에 영국에서 출산을 한 분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산후 조리를 잘 못해서 후유증이 있다는 경우는 많이 못 본 것 같았거든요. 물론 제 주변은 없을지라도 산후 조리를 잘 못해 힘들어 하는 분들의 사연을 들은 적은 있어요.

 

 

, 어떤 한국인 분은 영국에서 출산을 한 뒤에, 바로 사립 병원에 병실을 약 2주 정도 예약해서 산후 조리를 했다고 하시면서, 저에게도 그 방식을 추천하시네요. (물론 사립 병원이니 비용은 들겠지만, 한국 비행기 표와 산후 조리 비용을 따지고 보면 그게 나을 수도 있다고 해요.) , 주의할 점은 분명 개인 차가 존재하므로 원래 체력이 약하거나, 임신 중에 몸이 심하게 좋지 않은 경우, 혹은 산후 조리가 꼭 필요하다는 분들은 한국 행을 권합니다.

 

산모는 남편 및 가족과 떨어지는 게 싫어~


한국 산모들은 한국행을 선택할 때에 가족 및 남편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점을 걱정합니다
. 예를 들어 첫 아이의 출산인 경우에는 한국행이 다소 쉽지만, 자녀들을 두고 있는 산모는 아이들과 함께 임신한 몸으로 한국 행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남편에게 맡기고 가는 일도 걱정되고요. 물론 남편이 동행을 하면 가능하지만요.

 

그런데, 첫 아이를 출산할 산모들도 남편과 오래 떨어져야 하는 사실에 대해 염려합니다. 출산을 하기 몇 달 전에 미리 한국을 가야 하고요. 또한 출산 후에는 산후 조리 및 아이의 건강 상태에 따라 영국행이 늦어지기도 하니까요. 또한 남편도 아내의 출산으로 인해 휴가를 받아 한국으로 와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영국에서 출산하면, 가족과 떨어질 필요가 없지만, 남편이 산모 및 아이 챙기느라 고생이 많지요. 다행이 남편이 학생인 경우에는 시간이 많으므로 돌 볼 수 있지만요, 직장인일 경우에는 누군가 돌봐 줄 사람이 꼭 있어야 해요. (그래서 대부분 친정 어머니가 영국으로 오세요.) 보통 영국인 직장 남자들은 아이들이 많은 경우에 부인이 출산을 하면, 육아 휴직 및 일을 파트 타임으로 바꿔 돌보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한국인 산모는 한국 음식과 엄마가 그리워~


한국인 산모는 임신을 하게 되면, 먹고 싶은 것이 대부분이 한국 음식이라고 해요. 그런데, 영국에 살면 한국 음식 먹기가 힘들잖아요. 물론 직접 요리해서 먹을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지요. 또한 임신 중에는 감정의 기복이 커, 한국에 있는 가족, 특히 친정 엄마가 제일 보고 싶다고 해요. 임신 출산 경험이 있는 한국 아줌마들은 산모의 정신 건강을 위해 한국에서 출산을 하는 편이 낫다고도 했어요.

 

원래 영국 생활이 힘든데, 거기다가 임신까지 한 상태이니 산전 우울증이 생기거나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하거든요. 옆에 남편이 산모의 기분을 잘 맞춰주고 하면 되는데, 남편도 학업 및 직장 스트레스가 있으니 임신으로 인해 부부 관계가 더욱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이처럼, 영국에 사는 한국 산모들은 출산에 따른 고민이 있지만, 솔직히 비용 및 개인적인 여건이 허락된다면 보통 한국 행을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산모가 행복한 곳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앞으로 산모와 태어날 아기에게 모두 좋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