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영국인 신랑의 외박, 시할머니의 반응은 상상초월

by 영국품절녀 2012. 3. 26.



한국에서 만난 영국인 남자과 긴 연애 끝에 국제 결혼한 한국인 친구가 있어요. 그녀는 올해 결혼을 하고, 현재 시댁 어른들이 살고 계시는 신랑의 고향에서 신접 살림을 차렸지요. 물론 시부모님과 함께 살지는 않지만, 다들 가까이 사신다고 해요. 신랑의 가족들은 워낙 친해서 그런지 주말에 자주 모여 식사를 하거나, 문화 생활을 함께 한다고 하더군요.

어느 주말, 신혼 부부는 시할머니 댁에 방문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그 전날 새 신랑이 외박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해요. 신랑이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과음을 하는 바람에, 친구 집에서 자고 그 다음날 아침에 집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물론 아무런 연락 없이 신랑이 외박을 한 것은 절대 아니고요. 그 친구는 신랑이 술에 너무 많이 취한 것을 알고, 집에 오는 것이 걱정되니, 차라리 자고 오는 편이 낫다고 했답니다. (영국 남자들도 술 엄청 마시거든요.)


손자가 외박을 했다는 사실을 안 시할머니의 강한 한 마디에 화들짝 놀랐다고 합니다.

"네 신랑이 외박을 했는데, 뺨은 안 때렸니?"

허걱~~ 자신의 손자에 대한 할머니의 반응이 정말 상상초월이지 않나요??
역시 영국 할머니들의 발언은 참 강합니다. 역시 한국이나 영국이나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기가 세지는 것 같습니다. 영국 남자들은 "영국 여자들은 기가 세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일부 영국 남자들은 사근사근한 동양 여자가 좋다고도 합니다. 영국에서 자녀들을 사립 학교에 보내는 한국 아줌마의 이야기만 들어봐도, 영국 아줌마들의 엄청난 기에 눌린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영국 할머니들은 정말 카리스마 작렬입니다. 영국 할머니들 집에 방문해 보면 할아버지들은 어쩌면 다들 그리 조용하신지요. 그저 할아버지들은 너그럽게 웃기만 하시고, 할머니 말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의 할아버지들도 어디 갈데마다 할머니들을 따라나서고, 할머니들의끝없는 잔소리와 명령에 척척 움직이는 모습이 좀 낯설기도 합니다. 가끔은 할머니가 남성스럽고, 할아버지가 여성스럽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군요. (하긴 나이가 들수록 여자들은 남성 호르몬이 많아진다고 하던데요.)
 

                                               (출처: 구글 이미지)

기가 센 영국 여자와 관련된 "만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의 일화를 소개해 드릴까요?

퍼거슨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 하는 그런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유명합니다. 특히 상상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도 퍼거슨 감독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서의 쥐와 같다고 할 만큼 그의 카리스마는 작렬합니다. 그런 퍼거슨 감독도 부인 앞에서는 큰소리도 못 내는 공처가로 유명합니다. 오죽하면 부인이 이사할 때 집에 붙어 있으라고 해서 축구경기의 감독직을 비운 적도 있었고요.

퍼거슨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집에서는 내 커리어에 대한 것을 아무것도 찾지 못 할 겁니다." 1986년 만체스터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35개의 타이틀을 거둔 명장이지만, 부인이 축구와 관련된 것을 끔찍히 싫어해 트로피 조차 집에 못 두게 한답니다. 심지어 축구관련 서적을 보는 꼴도 못 본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퍼거슨 부인은 영국 정부로부터 기사작위 선정을 알리는 전화를 받고 한다는 말이 "우리 남편은 이미 충분히 상이랑 상은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였다고 합니다. (물론 기사작위는 받았지요.) 다혈질에 카리스마로 유명한 퍼거슨 감독도 기가 센 부인의 말에는 꼼짝 못하고 설설기는 영국의 전형적인 공처가 할아버지인 모양입니다.

한국도 집안에서 아내의 입김이 세다고는 하지만, 영국 여자들 따라가려면 아직인것 같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