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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한국 아기가 인형같다며 어쩔 줄 몰라하는 영국인

by 영국품절녀 2012. 4. 13.



요즘 TV를 보다보면, 우리와 다르게 생긴 외국 (혼혈) 아이들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곤 하지요. 특히 백인 부모를 가진 아이들의 외모를 보면 정말 인형같이 생겼다는 표현이 딱 맞을 듯 싶어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한국 TV 프로그램 및 영화에서도 이런 인형같이 생긴 백인 아이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우리와는 다른 외모가 신기해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고요. 카페나 블로그에도 보면 아래와 같은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들의 외모에 감탄하는 댓글이 수십개씩 달리는 것을 봅니다.

 

                       한국에서 인형 외모로 눈길을 끄는 아이들이에요.  (출처: 네이버 블로그)

울 신랑은 크리스티나의 사진을 보더니 "이렇게 예뻐서 어디 밖에 내 보낼 수 있겠냐"고 난리네요. 

저는 영국에 처음 와서 '파란 눈동자의 커다란 눈, 높은 콧대, 몸과 얼굴이 작은 백인 아이들"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했어요. 실제로 인형들이 유모차 안에 누워 있고, 말을 하고 걸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거에요. 이처럼 한국인 친구들은 영국 아이들의 인형같은 외모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그웬 스테파니의 아들    (출처: 구글 이미지)

 

할리우드 아기들 중에 누가 가장 귀엽나?

                                                                          (출처: 구글 이미지)

 

제가 농담조로 울 신랑에게 이렇게 말을 했어요.

"우리도 저렇게 인형같이 예쁘게 생긴 아이 가졌으면 좋겠어"

신랑의 반응에 빵~ 터졌지요.

"미안하다 그리 안 생기서~," (부산 사투리로~)

(말은 그렇게 했어도, 전 울 신랑과 저를 똑 닮은 아이를 갖고 싶어요. ^^)

 

그런데,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전에 다녔던 영국 교회에 한국 목사님 가족과 외식을 하러 간 적이 있었어요. 목사님 댁에는 돌이 갓 지난 아들이 있었는데요. 좀 자유롭게 두었더니 식당을 헤집고 다니는 거에요. 저희들이 잠깐 한눈판 사이에 아이는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시는 영국인 할머니들에게 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근데 할머니들이 그 녀석을 보면서.. "와우~~ 완전 인형이야~~~" 이러면서 어쩔 줄 몰라하시는 거에요. 마치 제가 영국 아이를 보고 흥분했을 때처럼요. 전 그때 좀 의아해하면서 속으로 "영국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이를 무척 좋아하나보다." 했어요. 사실 영국인은 한국인보다 감정 표현이 좀 더 강하고 크잖아요.

 

                                        할리우드 스타 부부에게 입양된 한국 아기 (출처: 네이버 블로그)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신랑은 저번 달에 컨퍼런스 갔다가 영국인 친구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던 중, 그 친구는 울 신랑에게 왜 아기를 갖지 않느냐고 물으면서 하는 말이...

영국인 친구: 아시안 아이들은 너무 귀여워.....  마치 인형 같잖아~~~

울 신랑: (의외의 반응이라며) 정말?? 우리는 서양 아이들을 보고 인형같다고 해~~

영국인 친구: (깜짝 놀라며) 정말로?? 정말 그렇게 보여??

 

앞의 두 사연을 종합해 보면, 국적을 떠나 자신과 다른 외모를 가진 아이에게 더 끌린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저의 경험담을 통해 알게 된 것이기에, 모든 한국인, 영국인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아마도 친숙한 자신의 국적 출신 아기들의 모습은 크게 특별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인들이 백인 아이들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듯이, 영국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요. 한국인들은 서양 아기들이 인형같이 느껴진다면, 영국인들은 자신들에게 없는 매력을 지닌 동양 아이가 귀여운 인형 같나 봅니다.

"아시안 아기가 더 예쁘다"는 영국인 친구의 의외의 반응에 울 신랑은 놀랐다고 하는데요, 영국 친구 역시 반대로 생각하는 울 신랑의 말에 더욱 놀란 사실이 재밌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