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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영국인의 유별난 국기사랑, 태극기는 찬밥 신세

by 영국품절녀 2012. 6. 2.



오늘 토요일부터 성대하게 치뤄질 영국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 휴일입니다. 오후 2시 정도에 캔터베리 시내 풍경이 궁금해져 카메라를 들고 나갔습니다. 시내에는 온통 영국 국기인 유니온 잭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영국에 와서 참 눈에 크게 띄었던 것이 바로 유니온 잭 입니다. 제가 보기에 영국인에게 유니온 잭은 국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하늘에 펄럭이는 유니온 잭 천(bunting) 백화점, 상점,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상점 윈도우에는 온통 유니온 잭이 들어간 기념품들이 보입니다. 요즘 가장 잘 팔리는 대박 상품은 단연 "유니온 잭"이 그려진 물건들입니다. 아마도 올 영국의 6월 패션 아이템을 꼽자면 바로 "유니온 잭 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영국 대표적인 의류 매장인 Top Shop에도 유니온 잭 번팅이 걸려 있지요.

 

그럼, 어떤 유니온 색 스타일의 물건들이 있는지 구경 한 번 해 보실래요?

 

영국의 의류 매장마다 빠지지 않고 마네킹들이 입고 있는 옷들은 유니온 잭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늘 의류 상점에는 유니온 잭이 그려진 옷들을 사려는 영국 젊은이들로 붐볐답니다.

 

영국 대표 상점인 Marks & Spencer의 다이아몬드 주빌리 기념 상품들

 

 

 영국 퀼트 재료가 파는 C&H

 

 

영국 브랜드인 Cath Kidston

        

      캐스 키드슨에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이 많이 나왔어요.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북적거리는 곳이었어요.

 

길거리 상점에는 유니온 잭으로 된 스카프가 크게 인기가 많았어요. 유럽에서 온 어린 여학생들도 맘에 드는 지 유니온 잭 스카프 혹은 모자를 착용하고 다니는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이처럼 영국은 유니온 잭을 모티브 삼아 생활 및 패션 용품에 사용합니다. 특히 이번 영국 여왕의 60주년 기념을 위해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여 많은 영국인 및 외국인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가구, 베딩, 가방, 악세서리, 의류, 그릇 등등..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곳에 유니온 잭 무늬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니온 잭이 그려진 소파

 

영국인들이 환호를 지르면서 구입하는 기념품들~

                     영국인들 특히 할머니, 아줌마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구입을 하시더라고요.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웨이트로즈의 귀여운 유니온 잭 번팅의 모습~

 

진저브레드에도 유니온 잭이 그려져 있어요. 어제 한 영국인 아줌마가 모두 사재기하는 것을 목격했지요.

                      진저 브레드 주빌리 퀸                                                         진저 브레드 주빌리 킹

 

영국 대표적인 서점 Waterstones 에는 다양한 영국 여왕 관련 서적들이 판매되고 있어요.

 

참, 영국 명품 브랜드인 "멀버리" 리미티드 에디션~이 나왔어요.

 

 

                     멀버리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유니온 잭이 금장에 박혀 있어요. (출처: Mulberry.com)

 

저는 한국인인데도 불구하고, 태극기보다 유니온 잭이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유니온 잭이 그려진 많은 물건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봅니다. 사실 한국에서 태극기는 특정한 날에만 볼 수 있잖아요. 물론 2002년 한국 월드컵 때 태극기를 변형한 디자인의 옷들을 많이 선보였었던 적도 있었지만요. 그 당시 태극기가 그려진 옷들과 관련해서 찬반의 여론도 있었을 만큼 아직도 우리는 태극기를 하나의 디자인으로 활용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국기를 대하는 태도에서 꽤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한국도 영국처럼 태극 모양이 하나의 디자인으로 다양한 물건에 사용되면 어떨까 합니다. 국기를 신성하게 여기는 것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중에 과연 태극기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또한 제대로 그릴 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까요. 태극기를 너무 신성하게 여긴 나머지 그 의미마저도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꼭 국기를 각종 디자인에 활용하는 영국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태극기를 보다 우리의 생활 속에 활용해서 친숙하게 여기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하면 태극기가 떠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그래도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우리 자신 스스로가 태극기를 사랑하고 항상 가까이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상 영국인들의 유별난 국기 사랑을 보면서 느낀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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