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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해외 살다 귀국한 한국인, 어리버리한 적응기

by 영국품절녀 2012. 8. 27.



 

안녕하세요?

오래간 만에 영국 품절남입니다.

 

영국에서 3년 조금 안 되는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잠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들어가기 전 솔직히 기대 반, 부담 반이었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석사 마치고 한국 들어가서 별 문제없이 적응했던 터라 크게 걱정은 없었습니다. 인천 공항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정작 한국 여름의 뜨거운 열기는 미리 예상했던 터라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가 저를 어리버리하게 만들었습니다.

 

휴대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부터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영국에 나올 때 예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을 정지시켜 놓고 나왔습니다. 품절녀님이 그 동안 한국에 방문했을 때 요긴하게 사용했죠. 그런데 제가 막상 공항에 도착해서 재개통을 시켜야 하는데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물어볼 사람도 없고 이런 난감함이란... 핸드폰 로밍하는 곳에 찾아가서 물어 본 다음에야 겨우 개통시켰네요.

근데 한국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더군요. 스마트폰 화면이 무척 크네요. 제 손바닥보다는 더 크다는....저만 피처폰인데… 거기다가 벨소리도 정겨운 따르릉~~ 그래도 전 제 휴대폰이 손에 쏙 들어와서 편합니다. ㅋㅋ (아무래도 저는 영국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질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차


도착한 다음날 저는 처가 (즉 품절녀님의 친정)에 방문을 했지요. 두분 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처가 사람들, 특히 작년 처제의 결혼을 못 가서 이번에 처음 만난 손 아래 동서도 만나게 되었네요. 저녁 6시가 조금 못 되어 처가에 도착해 선물 보따리를 푼 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거 큰일 났습니다.

잠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장모님께서 백숙과 전복죽을 만들어 주셨는데 무지하게 맛있습니다. 그런데 잠이 옵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미치겠습니다. 식사는 그런대로 마쳤지만 회사 일을 뒤늦게 마친 동서를 기다리다가 기어코 저는 잠이 들고 맙니다. ㅎㅎ 거의 3년 만에 처가에 인사 드리러 가서 혼자 소파에서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참 개념 없는 사위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해도 창피합니다.

 

                                                      (출처: Guardian.co.uk)

 

참신해 보이기만 하는 지하철 노선도


동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차로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준 것까진 좋았는데,,, 도무지 이 역이 어디쯤인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이 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집까지 가는 것은 분명히 알겠는데, 몇 정거장인지, 얼마나 걸리는지 다음 정거장이 어디인지 정말 헷갈리기만 하네요. 일단 방향만 맞게 타고 뚫어지게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나름대로 머릿속에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영국 오기 전, 지하철 노선표를 다 외우다시피 했거든요.)

 

사실 이것 말고도 저 스스로도 창피할 만한 일이 몇 개 더 있는데요. 차마 적지는 못하겠습니다. 물론 3년도 안 되어 한국 들어가는데 무슨 적응이 필요하냐, 오바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씀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래 해외 생활하시다가 한국에 들어가시는 분들은 아마도 이런 상황을 겪었을 겁니다. 한달 남짓 한국에 있었다고 제가 살아가야 할 영국이 낯설지 않기만을 그저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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