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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3년만의 귀국, 난데없이 받은 통지서에 당황

by 영국품절녀 2012. 9. 9.



 

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입니다.

 

한국에 들어온 지 약 3주가 지났습니다. 시원한 영국에 있다가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뜨거운 열기와 습도 때문인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었습니다만, 이제 한국은 많이 선선해 진 것 같습니다. 인구가 채 5만이 넘지 않은 작은 시골마을에 살다가 겪은 복잡한 서울 살이가 - 이를 테면 매일 한 시간 넘게 지하철 및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면서 사람 만나는 것 - 여전히 적응하기 어렵네요.

 

그런데 제가 한국에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실감한 순간이 지난 주에 있었네요.

 

바로 민방위 훈련입니다.

 

                                                                         (출처: Google Image)

 

한국에 들어온 지 한 일주일이 지났을까요? 늦은 저녁에 저희 집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알고보니 통장 아저씨가 저와 제 동생의 민방위 통지서를 들고 온 것이었습니다. 저의 귀국을 출입국관리소에서 바로 주민 센터로 통보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미국에 거주하는 동생의 것까지 날아온 것을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외국에서 생활해 왔기에 민방위는 자동적으로 연기되어 왔었는데요, 이제야 드디어 민방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 민방위 통지서를 받았을 때에는 예전 예비군을 받던 기억이 나서 조금 짜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이 때가 아니면 언제 또 민방위를 받겠냐"는 마음으로 아침 당일 민방위 교육장으로 갔습니다.

 

민방위 교육을 받기 위해 교육장에 가니, 이미 많은 교육생(?)들이 도착해 있었는데요,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이미 짜증이 가득한 얼굴이었습니다. 그저 군복만 입지 않았지 예비군 훈련 때와 딱히 다르지 않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물 밖에서 침묵한 가운데 담배만 뻑뻑 피우는데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들의 무표정하고 조용한 흡연은 교육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도 어김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민방위 교육은 기존과 비교했을 때 바뀐 부분이 꽤 많다고 합니다. 교육장에 각 실습장을 마련해서 교육생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하더군요. 제일 재미있었던(?) 교육은 화재가 난 건물에서 적절히 대처하고 탈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깜깜하고 미로 같은 건물 속에서 연기 - 물론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합니다 -  나오는데, 그 곳으로 들어갔다가 약간 당황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교육생들이 핸드폰으로 방향을 탐지해서 출구를 찾곤 하더군요.

 


그래도 저에게 가장 유용한 것은 아무래도 마지막 "인공호흡 연습" 이었습니다.

 

 

비록 인형을 두고 연습하는 것이었지만, 저는 그 동안 한 번도 실습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유용했습니다. 비록 제 인생에서 직접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만, 일단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듣기로는 최근까지의 민방위 교육은 주로 듣고 참관만 하는 교육이었다고 하던데, 이제는 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바뀐 것 같더군요. 비록 1년에 단 몇 시간 하는 민방위 연습이었지만 질적으로도 꽤 훌륭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시 영국에 들어가면 언제 다시 민방위 훈련을 받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 당황스럽고 짜증나는 마음으로 참가한 민방위 훈련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참가해 보니 배운 점도 많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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