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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부모 돈 없이는 살수 없는 한국인, 큰일이야

by 영국품절녀 2012. 9. 13.



제가 전에 "부모 돈 펑펑 쓰는 한국 유학생들의 모습"에 대해 글을 올렸어요. 그랬더니 댓글 중 자기 돈 쓰는데 네가 뭔 상관이냐? 오지랖이다.. 이런 식의 글들이 있더군요. 맞습니다. 자기 돈 쓴다는데, 뭐 어때서요.

 

이제 부모 돈 없으면 공부도, 결혼도 못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주변만 봐도 결혼하고 난 자녀들이 부모님들의 경제적인 도움으로 자신의 자녀(손자, 손녀)들까지 양육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특히 유학 온 학생들 중에는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들의 학비와 생활비며, 손자, 손녀의 뒷바라지까지 다 부모님이 맡아서 하고 있는 셈이지요. 물론 부모 자신들이 좋아서, 돈이 있어서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지만, 결코 부모님들이 정녕 이런 삶을 만족스러워하실지는 의문입니다.

 

나이 먹은 자식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할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달라기만 하는 모습이 과연 맞는 것인지요. 아무리 돈이 많은 부모라도 못마땅할 것만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자식이니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올해 초에 한국에 갔을 때 만났던 한 할머니가 계시는데요, 무척 부자에요. 자식을 프랑스로 유학을 보냈는데, 변변한 직업없이 현재 프랑스에 살고 있다고 했어요. 현재 자식 부부의 생활비와 손자, 손녀의 학비까지 다 보낸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할머니는 아주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하셨답니다.  

 

보통은 부모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 아들(딸)이 이런 것 선물 해줬다, 매달 용돈을 얼마 준다" 며 자랑을 하지만, 이제는 "내가 매달 자식에게 이만큼이나 해 준다" 는 말로 바뀔 것만 같습니다. 실제 결혼한 사람들조차 시댁 혹은 친정에서 "이것 해 줬다, 저것 해 줬다" 등등 받은 것들 자랑하기에 바쁘니까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의 경제적인 지원 혹은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많은 부모들은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서 자신의 자녀가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편안하고 부유하게 잘 살도록 하기 위해 돈을 쓰고는 있지만, 과연 그들 중 몇명이나 부모가 자신에게 쓴 비용보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요?  당장 취업이나 할 수 있을까요?

 

아무런 어려움없이 부모 돈만 펑펑 쓰고 유학을 했다고 합시다. 그리고 취업을 해야하는데, 그렇게 돈 무서운줄 모르고 펑펑 썼던 젊은이들이 자기 수준에 맞지 않는 즉 연봉이 높지 않는 회사는 정말 우습겠지요. 자신이 한달에 300만원 이상 썼는데, 고작 2~300만원 월급이 말이 됩니까?? 그나마 벌면 괜찮지요.

 

일부는 다시 취업을 못하고, 스펙을 더 쌓아야지 하면서 대학원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학력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눈은 더 높아지며, 자신이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영국에 있는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 현실이 이렇습니다.

 

영국에는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돈을 펑펑 쓰면서 학업을 하고 있지만, 취업이 안 되어 다시 석사 과정을 밟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리고는 다들 목소리 높여 하는 말이 있습니다. "취업이 어렵다. 원하는 곳에 들어가기가 힘들다. 아무래도 스펙을 더 쌓는 것이 좋겠다" 등등....

 

결국, 영국 학부에, 석사까지 마쳤지만 현지 및 국내 취업도 제대로 못하고 한국 생활을 적응도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더 이상 외국 학위만은 커다란 스펙이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일부 부모들은 백수인 자식들이 창피해서 남들에게 차라리 외국에 있다고 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인지 외국으로 다시 보내버립니다.  제 주변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국 내 (특히 런던)에 이런 한국 젊은이들이 꽤 많다고 합니다. 돈 많은 부모 덕택으로 유학까지 왔지만, 취업에 실패해서 한국에서는 남 눈치 보느라 살지도 못하고 영국에 와서 그냥저냥 살고 있지요. 결혼까지 해서도 무한정 부모의 경제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말이지요.

 

물론 꼭 부모가 자식에게 쓴 비용만큼 자식들이 그 이상의 비용을 뽑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결국 부모들은 자식들이 좋은 곳에 취업하여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싼 돈 주고 유학까지 보낸 것 아닌가요? 하지만 부모가 쓴 돈의 양과 자식들의 취업 및 성공은 꼭 정비례는 아니라는 겁니다. 어쩌면 부모가 아낌없이 퍼 준 돈이 자녀들을 계속 쭉~ 혼자 힘으로 아무것도 할 필요없이 그렇게 살도록 만들지도 모르겠어요. 평생 부모 돈으로 살면서 말이에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정말 부러운 삶 아닐까요? 취업하기도 어려운데 말이에요.)

 

해외에 나와보니 가장 좋은 직업이 뭔지 알게 되었지요. 바로 "학생"입니다. 집에서 계속 풍족하게 돈을 받으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경제적으로 아무런 어려움없이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만 계속 하며 사는 거에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그 공부를요. 특히 박사 과정생 중에 이런 한국 남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제가 전에 석사할 때 만난, 일부 한국인 가족들은 남편이 박사과정 중이고 아이들 2~4명 낳아서 그냥 그렇게 살고 있어요. 시댁에서 돈을 계속 지원 받으면서요. 그렇다고 남편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아요. 그냥 직업이 평생 학생이 되어 버린거에요.

 

종종 카페의 익명 게시판에도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이런 남편을 가진 아내들의 한숨 섞인 글이 꽤 됩니다. 한 아내는 자식들은 시부모님들이 한국에서 키우고 있으며, 자신은 남편 박사 뒷바라지를 하러 이 곳에 왔는데, 남편이 공부를 너무 안한다는 거에요. 교수도 포기할 정도로요. 그 아내는 아주 자신있게 썼더군요. 자신의 남편은 절대로 박사 학위를 못 받을 것이라고요. 그렇다고 다 때려 치우고 한국으로 갈 수도 없고, 안 갈수도 없고... 무능력한 남편은 너무 보기 싫고...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이처럼 그냥 망고땡인 학생 신분으로 사는 한국인들이 해외에는 많이 있습니다. 제가 본 한국인들 수도 꽤 되니까요. 부모들은 자식이 공부한다고 하면, 앞으로 좋은 직장 잡고 성공할 줄 알고 경제적인 지원을 아낌없이 합니다. 하지만 결코 그 자식들 중에 일부는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가장 빨리 받는 사람은 누구?

1. 돈 없고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인 남편

2. 미혼 여자 or 남자  (여자가 좀 더 빠르다고 해요.)

3. 아이가 있는 가정 주부

4. 부모의 경제적인 지원을 빵빵하게 받고 사는 기혼 남자 (제가 만들어 본 4위에요.)

 

이런 한국 사회를 생각하면, 저는 아이 낳기가 겁이 날 때도 있습니다. 요즘은 부모들이 다 도와줘야 산다는데, 나도 아이를 낳으면 그렇게 해야 할텐데... 전에는 대학 공부까지만 시켜주면 되었는데, 이제는 결혼 집 마련부터 급기야는 손자, 손녀까지 키워줘야하는 부모의 삶이 생각만해도 아찔하기만 합니다. 이러니 한국 여자들이 출산을 꺼린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도대체 한국 사회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아무래도 방향을 잃어버린 것만 같아 정말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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