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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영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재밌는 한국어 표현

by 영국품절녀 2012. 12. 15.

현재 영국 날씨는 정말 최악입니다. 비만 오든지, 바람만 불면 되지...비바람이 얼마나 거칠게 불고 내리는지 우산이 다 망가지고, 신랑은 우산도 안 들고 학교에 갔다가 비를 흠뻑 맞고 귀가했습니다. 일로 만난 영국 아줌마는 "오늘 참 아름다운 날이야" 그런 반응에 울 신랑이 한 말~ "That's why I love England!!!" - 그게 바로 내가 영국을 좋아하는 이유에요~~ - 그랬더니 완전 "깔깔" 거리시면서 웃으시네요. ㅎㅎ 어제 하루종일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쳐서 집에 있는데도 시끄러운 바람 소리에 겁이 날 정도였답니다.

 

특히 오늘은 대학교가 종강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시내에는 학생들이 큰 짐가방을 들고 메고  집으로 바삐 돌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부 한국 학생들도 짧은 크리스마스 방학이지만 한국에 가족들을 만나러 가기도 하더군요. 완전 부럽다는.. 원래는 종강 날이라서 한국인 학생들과 맛있는 식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다들 바쁜 관계로 저희 부부와 1학년 학생 셋만 조졸하게 모여 보쌈을 먹었습니다.

역시 고기 삶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울 신랑은 정말 맛있게 돼지고기를 삶아 주네요.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셋이서 돼지고기를 게눈 감추듯이 먹었습니다.

아~~ 배불러!!!

 

 

갑자기 한국에 있는 모 대학에서 약 2년 이상 영어 강사를 했던 영국인에게 들은 말이 생각났어요.

한국인들에게 자주 들었던 말 중에 참 재미있는 표현을 발견했다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뭐냐고 했더니...

 

음식을 많이 먹고 난 후 혹은 배가 고플 때에 나오는 말~~

 

~~~ 배불러~~

~~ 배고파~~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한국인들은 단지 "배불러, 배고파" 가 아닌 "아~" 라는 의성어를 꼭 덧붙인다는 겁니다.

저도 생각해 보니, 진짜 그렇더라고요. 저도 항상 "배고파, 배불러" 를 말할 때에는 앞에 "아~" 를 넣어요. 제 주변인들도 그렇고, 인터넷 검색을 해 봐도 "아 배고파, 아 배불러" 이렇게 "아" 라는 단어가 꼭 따라 붙네요.

 

 

                                                                                (출처: 다음 검색)

 

영국인 친구는 그 표현이 너무 웃기다면서 이해는 못하겠다는 표정으로...이렇게 묻는 거에요. 

"배불러, 배고파" 를 말할 때 앞에 다가 "아" 를 왜 넣는 거야?

 

저 역시도 정확히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입에 밴 하나의 표현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 당시 생각나는 대로

그냥 배고프고, 배부른 의미를 강조해 주는 감정(의성어) 표현인 것 같아~ 영어에도 "Oh" 라는 단어가 있어서 oh my god~ oh dear 뭐 이렇게 쓰는 것처럼 말이야.

 

이렇게 그냥 두리뭉실하게 답을 하고 넘어갔어요. 그 영국인도 끝까지 이해 안가는 표정이었고요.

 

혹시 아시나요?  (아시면 댓글로 설명 부탁드릴게요.^^)

우리는 보통 "아~" 라는 단어를 곧잘 붙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감정 표현에 자주 쓰이는데요, 예를 들면, 요즘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인 "아~ 짜증나, 아 열받아" 등등이요. 즉 우리가 흔히 "아" 라는 단어를 앞에 쓰는 경우는 "뭔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강한 감정, 놀람 등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많이 담긴 표현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굳이 영어에서 비슷한 단어를 찾을 것 같으면, "Oh" 일 것 같은데요. 이 단어 역시 다른 의미도 있긴 하지만, 감정 표현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라고 봅니다. 물론 차이점은 oh는 부정적인 뉘앙스로도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놀람, 기쁨 등) 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영국인에게 특히 "배불러, 배고파" 라는 단어 앞에 "아" 라는 단어가 오는 것은 영어를 쓰는 외국인으로서 이해가 잘 되지 않나 봅니다. 저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상할 것 같긴 해요. ㅎㅎ 왜냐하면 영어에서는 I'm starving, I'm full (stuffed) 라는 말로 단어를 강조해서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언어는 단순히 교과서로만 공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싼 돈을 주고 어학연수를 오는 것 아닐까요? 그들이 실제 사용하는 영어 표현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니까요. 언어는 배울수록 더 배울게 많고 더 어렵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영국인이 아~ 배고파 라는 말이 어색하다고 느끼지만, 그도 역시 한국에서는 그렇게 말했을 거에요. 언어에는 이유없이 사용하는 표현들도 많이 있으니, 꼭 따져가면서 배우는 것도 필요하겠지만요, 그저 현지인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따라하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의 말이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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