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리스톨 언니예요. 😊
요즘 월드컵 보다가 다들 한 번씩 궁금해하셨을 거예요.
노르웨이의 괴물 공격수 홀란 — 90분 내내 뛰고 부딪히고 골 세리머니까지 하는데, 저 똥머리(man bun)는 어떻게 한 올도 안 흘러내리지? 그런데 한국 팬들의 관심은 머리에서 머리끈으로 향했지요. 홀란이 매 경기 유니폼 색에 맞춰 바꿔 사용하는 그 머리끈, 브랜드 이름이 "끄네끼(KKNEKKI)"거든요.

경상도 분들은 여기서 이미 웃으셨을 거예요. 끄네끼 — 끈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그대로니까요. 우연이 아니라, 진짜 "한국산"입니다 처음엔 다들 "노르웨이 브랜드인데 이름이 우연히 사투리랑 닮았네?" 했는데, 알고 보니 우연이 아니었어요.
끄네끼는 198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브랜드예요. '두지'라는 한국 회사의 대표가 직접 개발했고, 이름도 그 사투리에서 그대로 따온 거예요. 1960년대산 편직기로 실 60가닥 이상을 촘촘히 엮는 방식이라, 일반 고무줄과 달리 늘어나지도 않고 머리카락도 덜 상한대요. 이 제품력을 알아본 노르웨이 액세서리 기업 본뎁(Bon Dep)이 2015년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노르웨이 브랜드'가 됐지만, 생산은 지금도 한국에서 하고 있어요. 함양의 머리끈이 북유럽 디자인을 입고 유럽 6천여 개 매장에 깔린 셈이죠.
게다가 홀란은 광고 모델이 아니라 '주주'라고 하는데요, 더 재미있는 건 홀란과의 관계예요. 홀란은 광고 계약 전부터 이 머리끈을 애용했고, 아예 2024년에 본뎁에 투자해서 소수 주주가 됐어요. 머리끈을 쓰다가 반해서 회사를 산(일부지만) 케이스인 거죠.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는 홀란이 직접 색을 고른 '홀란 에디션' 8종 세트도 나왔는데 —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미 완판입니다. 함양에서 태어난 끈이 월드컵 스타의 머리 위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중이에요. 저는 처음 끄네끼라는 브랜드를 홀란을 통해 알게 되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그냥 끈이 아니라 예술이네요. ㅎㅎ
저 역시도 영국에서 살 때에 드럭스토어 혹은 부츠에서 샀던 머리끈은 며칠이면 금방 늘어나고 끊어져서 한국 다이소 끈이 그리웠는데요, 이번 올란이 애용하는 끄네끼를 보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여기서 발견할 줄은 몰랐네요. 케이팝도 케이푸드도 아니고, 경상도 사투리 이름을 딴 머리끈이라니요.
노르웨이의 여정은 8강에서 잉글랜드에 1-2로 아쉽게 멈췄지만, 홀란의 머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견고했습니다. 그리고 함양산 머리끈의 여정은 아직 안 끝났어요 — 다음 대회에도, 그 다음 대회에도 홀란의 머리 위에 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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