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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백일 아기와 자장가 두고 섭섭한 아빠

by 영국품절녀 2015. 2. 19.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요즘 품절녀님은 갓 백일 된 아기소녀와 씨름한다고 정신이 없습니다. 저도 요새 조금 바빠 품절녀님께 많이 미안하지요. 그래도 목욕이랑 재울 때는 항상 곁에 있으려고 노력한답니다. 어차피 방학이라 출근 전에도 조금씩 돌보곤 하지요. 그런데 며칠 전부터 아기소녀와 저 사이에 약간의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11월 초에 태어났지만 학기가 종강되는 12월 말까지는 제가 정신이 혼미할 만큼 정신 없이 바빴습니다. 아기와 친밀해 질 시간이 거의 없었죠. 그러니 제가 안기만 하면 우는 겁니다.  겨우 학기가 끝나고 방학인 1월이 되어서야 아이와 좀 친해질 시간을 가졌답니다.

 

"그제서야 아기님도 저를 좀 알아보아 주시고

가끔 한번씩 웃음을 던져주시는 영광을 베풀어 주셨지요" ㅎㅎ

 

사실 아기가 태어난 이후로 집안에서 저의 삶도 평안한 것은 아닙니다. 아기 엄마가 힘든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잠자리가 영 불편하더군요. 그래도 가끔 아이를 재울 때 자장가를 부르며 아기를 보면 기분이 묘하면서도 뿌듯해지기까지 합니다. 덕분에 제가 평소에 입에서 흥얼거리는 노래에도 자장가가 많습니다. 특히 자장가책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분이 목소리가 예뻐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기소녀와 제가 좋아하는 자장가가 다른 데서 시작했습니다. 자장가 책에는 한국어 자장가 아니라 영어로 된 곡(Lullaby)도 있는데, 그 중에서 저는 "Hush Little Baby" 라는 곡을 좋아합니다.

 

아기의 반응이 영~~ 그저 쳐다만 보고 있어요.

 

 

아쉽게도 이 어린 소녀가 좋아하는 노래는 "Rock - A - Bye, Baby" 이지요. 이 노래는 품절녀님이 좋아하며, 아이도 이 자장가에만 반응을 하기 때문에 저보다는 품절녀님께서 이 노래 위주로 들려주고 불러준답니다.

 

음악이 나오자마자 웃음꽃이 피며, 옹알이를 하네요. 

 

Rock-a-Bye Baby

Rock-a-bye baby, in the treetop
When the wind blows, the cradle will rock
When the bough breaks, the cradle will fall
And down will come baby, cradle and all

 

솔직히 아이와 저의 갈등(?)이라는 말조차도 붙이는 것이 웃기지만, 확실히 자장가의 취향은 다르네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아기도 좋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조금은 섭섭합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자장가여서 아기도 그런가 봅니다. 아직 엄마에게 있을 때에 훨씬 편안함을 느끼는 아기입니다. 언제쯤 우리 아기는 아빠랑 재미있는 것을 공유할 수 있을까요?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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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솔직 담백한 육아일기로 보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