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리스톨 언니(영국품절녀) 입니다.
오늘 아침에 스타벅스 무료 쿠폰이 도착했습니다. 내일까지 두 잔이나 되네요.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자동발행을 걸지 말았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스타벅스를 가는 것이 꺼려지는 분위기 입니다.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46주년.
그날 스타벅스가 뭘 했는지 아시나요?
'탱크 데이(Tank Day)'라는 이름의 텀블러 할인 행사를 열었어요. 옆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5·18에 탱크. 책상에 탁. 이 두 단어가 그 날짜 위에 나란히 올라갔어요.
그리고 12시간 만에,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잘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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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가 젊어서 5·18을 잘 몰랐다"
이게 스타벅스 측 초기 해명이었어요.
광주 오월단체는 이렇게 받아쳤어요. "일베에서나 통용될 해명이다. 민주화운동 날짜와 문구를 정확히 삽입하고서 의미를 몰랐다는 해명은 이해 불가."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시즌 마케팅은 실무 담당자가 초안을 만들어도 팀장 검토, 브랜드 부서 승인, 운영 부서 최종 확인을 거쳐야 해요.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무 사원이 문구를 만들 수는 있어도, 실제 배포까지 가려면 최소 팀장 이상 검토가 들어간다"고 말했어요.
그러니까요. '젊은 담당자 한 명의 실수'가 아니라, 그 위의 팀장도, 브랜드 부서도, 최종 승인자도 전부 통과시킨 거예요. 결국 시스템 전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더 소름 끼치는 게 나왔어요. 세월호 참사 추념일인 4월 16일에도 '미니 탱크데이'라는 행사를 했던 포스터가 발굴된 거예요. 온라인에서는 "날짜가 날짜인 만큼 의심스럽다", "한 번이면 실수, 두 번이면 의도"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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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컵을 깨고, 텀블러에 드릴을 꽂고
불매운동은 보통 "안 사겠다"에서 끝나잖아요. 이번엔 달랐어요.
온라인에는 집에 있던 스타벅스 머그컵을 망치로 깨는 영상이 올라왔어요. 텀블러에 드릴로 구멍을 뚫는 사진도요. "스타벅스 잘 가라"는 영상 하나에 공감 5,000개. "스타벅스는 이제 내 인생에 없다"는 글에는 3,000개의 반응이 달렸어요.
"카카오 기프티콘 환불 신청했습니다. 모아서 소고기 먹겠네요." 이 댓글이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어요. 버디패스 해지 인증, 앱 삭제 인증, 자동충전 해지 인증까지 줄줄이 올라왔고요.
국회의원 한 명은 의원실 앞에서 스타벅스 컵을 던지는 영상을 올리며 "역사를 모욕한 스타벅스, 반입도 금지한다"고 했어요. 변호사 한 분은 스타벅스 카드 약관의 '60% 사용 후에만 환불 가능' 조항이 불합리하다며 환불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요.
5·18 단체에 사과 방문을 시도한 스타벅스코리아는, 문 앞에서 거절당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어요.
이마트 주가는 하루 만에 5.5% 빠졌어요. 스타벅스와 제휴 카드를 낸 카드사들은 "예상치 못한 변수"라며 당혹스러워하고 있고요.

다들 머그컵을 깨고 텀블러에 드릴을 꽂고 있는데, 전 솔직히 그렇게까지는 못 하겠더라고요. 선물 받은 건데 어떻게 깨요.
그런데 지금 서랍에 예전에 선물 받은 스타벅스 카드가 하나 있거든요. 아직 사용 전인데 ... 양심상 당분간은 못 쓸 것 같아요. 그 '당분간'이 얼마나 될지는 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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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솔직히 말하면, 이미 달라지고 있었어요.
탱크데이 사건 전부터요.
저만 봐도 그래요. 예전에는 생일이거나 감사의 의미를 전할 때, 고민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으로 스타벅스 기프트카드를 보냈어요. 받는 사람도 좋아하고, 보내는 사람도 편하고. 스타벅스 카드는 일종의 '국민 선물'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어때요? 경기도 어렵고,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4,500원이에요. 슬슬 "이 가격에 이 커피를?"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같은 가성비 좋은 커피 쿠폰을 보내는 분위기로 확실히 바뀌었어요. 스타벅스 카드 대신 메가커피 쿠폰을 보내는 세상. 몇 년 전만 해도 상상이 안 됐는데.
숫자도 그래요. 메가커피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이 무려 89% 성장했어요. 같은 기간 스타벅스는 13%. 월평균 결제 횟수에서는 이미 메가커피가 스타벅스를 앞지르고 있고요.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한 브랜드에만 충성하지 않는다"고 분석해요.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스타벅스의 미국 점유율이 2023년 52%에서 2025년 48%로 50% 선이 붕괴됐어요. 커피 소비는 늘어나는데 스타벅스만 밀리고 있는 거예요. 더치 브로스, 루이싱 커피 같은 신생·저가 브랜드에 고객을 뺏기고 있다는 분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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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던 왕좌에 자해골을 넣은 셈
정리하면 이래요.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는 이미 예전 같지 않았어요. 가격 대비 가치에 대한 의문, 저가 커피 브랜드의 맹추격, 충성 고객의 분산. 서서히 흔들리고 있던 왕좌였어요.
그런데 거기에 5·18 탱크데이 사건이 터진 거예요. 가격 때문에 떠나려던 사람들에게, 역사 모독이라는 '명분'까지 준 셈이에요. "비싸서 안 갔는데 이제는 양심상으로도 못 가겠다." 이런 말이 나오는 거죠.
"카카오 기프티콘 환불해서 소고기 먹겠다"는 댓글이 왜 그렇게 공감을 받았을까요. 스타벅스에 쓸 돈이 아깝다는 마음과, 역사를 모독한 기업에 돈을 쓰기 싫다는 마음이 딱 겹쳤기 때문이에요.
소비자의 마음이 한 번 떠나면 돌아오기 어렵다는 건 모든 브랜드가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스타벅스는 지금 '가격'과 '가치' 두 축에서 동시에 흔들리고 있어요. 이번 사건이 일시적 논란으로 끝날지, 아니면 스타벅스 코리아의 전환점이 될지. 저는 후자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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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사과했어요. 대표가 잘렸어요. 정용진 회장도 머리를 숙였어요. 미국 본사도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사과문을 냈어요. 어제는 BBC 등 국제 뉴스에도 스타벅스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네요.
그런데 소비자들이 머그컵을 깨고 텀블러에 드릴을 꽂은 건, 사과를 기다려서가 아니에요. 이미 충분히 실망해 있었기 때문이에요.
탱크데이는 불씨가 아니라, 이미 쌓여 있던 마른 장작에 떨어진 성냥이었어요.
여러분은 요즘도 스타벅스 기프트카드 보내세요?
이번 사건의 역사적 맥락과 영국 비교가 궁금하시다면 → 역사의식(탱크데이, 역사왜곡, 영국 비교) — 브리스톨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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