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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유럽여행으로 다녀온 난민들의 전쟁터, 착찹하다.

by 영국품절녀 2015. 9. 4.

어제 전 세계인들을 눈물 짓게 한 터키 해변에 떠내려온 시리아 난민 세살배기 아기 사진을 보셨나요? 저는 그 사진과 제 옆에서 낮잠을 평화롭게 자고 있는 딸을 보면서 그 부모는 얼마나 기가 막힐까 싶어 눈물샘이 터져 하루종일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신랑도 출근 중에 그 사진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하네요.

 

(출처: Telegraph)

 

요즘 국제 뉴스를 볼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난민" 입니다. 특히 올해에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쏟아져 나오는 난민들의 숫자가 크게 급증하면서 유럽은 난민 허용을 둘러싸고 마찰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잘 ~나가는 독일에서는 후하게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겠다고 나서며, 주변 유럽 국가들에게도 분산 수용을 해달라고 요구한 상태이지요. 이에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분산 수용을 받아들였어요.

 

(출처: bbc)

Taking "more and more refugees" is

 not the answer to the EU's current migration crisis. 

 

하지만 영국 데이비드 카메론은 역시나 반대 의사를 표시했지요. 난민을 더 많이 수용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요.  제가 영국에서 노동당과 보수당 정권이 집권할 때 각각 살아본 결과, 현재 카메론 정권은 정말 이민자 및 외국인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합니다. 당연히 난민 문제에도 더욱 엄격할 수 밖에 없지요.

 

현재 유럽으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의 전쟁터는 바로 "프랑스 깔레(Calais)" 입니다. 이 곳은 영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영국 도버해협을 잇는 항구입니다. 이에 난민들은 목숨을 걸고 이 곳을 통과하여 영국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로스타에 올라타는 등 해저터널(Channel Tunnel)을 통과하려다가 프랑스 군인에게 잡히기도 하고 심지어 무리한 시도 중에 목숨을 잃기도 하지요. 영국에서 유럽 난민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이 곳의 경계가 더욱 삼엄해졌다고 합니다.

 

(출처: bbc)

저 역시도 벨기에와 프랑스 여행 때 유로스타, 버스 및 배를 타고 깔레를 간 적이 있었는데요, 그 곳은 하루에도 수많은 선박, 기차, 버스, 자동차들이 영국 도버로부터 들어옵니다. 특히 제가 살았던 캔터베리는 도버와 가까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깔레로 크리스마스 쇼핑(값싼 와인 구매 등)을 가는 현지인들이 꽤 많았어요.

확실히 영국 도버에서 프랑스나 벨기에로 나갈 때에는 아무리 제가 외국인이라 해도 특별한 검사가 없었지만...영국으로 다시 입국할 시에는 한참 동안 입국 심사를 위해 대기해야 했지요. 벨기에 여행을 갔던 때에는 버스에 탄 사람들 중에 저와 친구만 오로지 한국인, 나머지는 다 영국 및 유럽인들이었어요. 특히 영국인들은 왜 이리 입국이 힘든거냐며,,, 심사 대기가 길다고 무척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기도 했답니다.

저 역시도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을 때보다, 그 곳에 줄을 서서 있을 때가 더 살벌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입국 심사관들의 눈빛이 아주 매섭더라고요. ㅠㅠ

 

(출처: Telegraph)

난민들로 인해 유로스타가 고장을 일으켰다는 트위터 내용~

 

이번 유럽 난민 사태를 보면서 저는 지난 7월 유럽여행 중 영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프랑스 깔레를 지나 파리로 갔던 기억을 떠올려보니 착찹해졌습니다. 누구는 이 곳이 여행을 위해 잠시 지나치는 곳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목숨을 걸고 생사의 기로에 놓인 전쟁터이니까요.

 

(출처: bbc)

 

영국 언론들은 시리아 아이의 사진을 크게 싣고 데이비드 카메론의 난민 허용을 두고 했던 말에 대한 비평이 쏟아졌습니다. "데이비드, 뭐라도 해봐~~" 라는 문구가 눈에 띄기도 했지요. 또한 난민 문제에 소극적인 영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국내외적으로 빗발치기 시작했고요. 다행스럽게도 데이비드 카메론도 아버지였기에, 그 사진을 보고 무척 비통했나 봅니다. 이 사진을 보고 어떤 누구라도 돕지 않을수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어요. 앞으로 영국이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일단은 영국도 도의적 책임을 갖고 난민 사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네요.

 

 

과히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시리아 난민 문제를 보고 있자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주변의 잘사는 일부 아랍 국가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저 유럽 국가들이 난민 분산 수용에 힘써줬으면 하는 인류애적인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지만, 수많은 이들을 떠맡아야하는 유럽 국가들로서는 여러가지로 힘든 결정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시리아 아이같은 가엾고 안타까운 죽음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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