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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 교육

영국인 수학 교사가 한국 아줌마에게 날린 놀라운 한마디

by 영국품절녀 2011. 7. 17.


저번 달 BBC 뉴스 기사를 보니, 영국 중학생들의 수학, 영어 능력이 심하게 저하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사의 내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 이지요. 몇 년전부터 영국 어린 학생들의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어 오고 있거든요. 작년 2010년 기준으로 보면, 영국 중학생들 37%가 영국 중등자격 시험인 GCSE의 수학 과목 커트라인에  못 미쳤으며, 약 29%의 학생들은 영어 - 즉 그들에게는 국어 - 점수 커트라인에 도달하는 것을 실패했다고 합니다. 또한 남녀 학생의 편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남학생들의 영수 수준이 너무 낮다고 합니다. 이번 2011년에는 실패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더 늘것이라고 하니, 큰일입니다.

                                우려되는  영국 중학생들의 기본적인 영 수 능력 저하 (출처: BBC NEWS)


영국 사립 학교를 보내는 한국 아줌마가 어느 날 학교에 갔다가 영국인 수학 교사를 만났다고 해요.

영국인 수학 교사: 너네 아들 둘이 학교에서 전교 수학 1등인데, 너희 아들들이 수학을 잘하는 비결이 뭐야?  

한국 아줌마는 그 질문을 받고 그냥 웃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그 수학 교사가 던진 한 마디게 빵~ 터졌지요.

영국인 교사: 너 수학 교사 교육받고, 여기서 수학 교사 해라~


                                     영국 남녀 학생들의 영, 수 능력 편차 심화에 따른 우려 (출처: BBC NEWS)

그 말을 듣고 아줌마는 그 당시에는 그냥 웃었다고 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영국 중학생들의 수학 성적 저하'가 연구할 만한 논문 소재거리가 될 수 있겠다 싶었대요. 그러면서 한국 아줌마가 느낀 영국 수학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물론 이것은 아줌마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아줌마가 보기엔 대체로 영국 초, 중학생들이 수학을 못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구구단과 이른 계산기 사용입니다. (물론 일부 영국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뛰어납니다)
먼저, 구구단 암기에 대해 알아 볼게요. 한국에서는 빠르면 초등학교 입학 전, 들어가자마자 구구단을 외우지요. 더구나 학교에서도 구구단을 방학 숙제로 내 주어서 외워오라고 시킨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영국에서는 구구단 암기를 4년동안 한다고 해요. 그러니 덧셈, 뺄셈이 끝난 아이들이 곱셈과 나눗셈만 계속 합니다. 당연히 수학 진도는 느릴 수 밖에 없고요. 그러니 구구단을 외우고 온 한국 학생들은 식은 죽 먹기이지요. 남들 하나씩 계산할때 한국 학생들은 구구단 송으로 외운 답을 그냥 적어버리면 되거든요. 이러니 영국 학교로 유학 온 한국 학생들은 수학 상위권이 될 수 밖에 없답니다.

한국 아줌마도 아들들에게 한국식으로 구구단 송을 외우게 시켰는데, 영국식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한국 학생들에 비해 구구단 암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합니다. 물론 영국도 구구단 송이 있지만, 영어 구구단 송은 입에 잘 안 붙는대요. 몇 년 전에 미녀들의 수다에서 비앙카가 "미국인들이 수학을 못하는 것은 구구단을 잘 못 외워서 그런다. 자기는 한국식으로 구구단 송을 외웠다" 이런 말을 한 것을 보면, 이런 주장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닌 것 같네요.

다음으로 이른 전자계산기 사용 입니다. 물론 계산기 사용은 수학 교육에 필요한 도구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현재 수학 교육자들 사이에서도 전자 계산기 사용이 수학 교육저하를 가져 오는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영국에서는 수학 시간에 전자 계산기를 너무 일찍 사용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의 계산 속도가 참 느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은행이나 슈퍼에 가서 돈을 인출하거나, 거스름 돈을 받을 때 계산을 실수하는 영국인들이 종종 있어요. 우리가 보기에 너무 간단한 계산을 계산기를 두드리거나, 계산을 하면서 우물쭈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는 분이 대형 마켓에서 일을 하시는데, 같이 일하는 영국인들이 계산은 한국 사람인 자기에게 맡긴다고 해요. 그런데...꼭 수학을 잘하는 사람과 계산을 잘하는 사람이 동의어가 될 수는 없지만요.


현재 영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 시 가장 필요한 기초 능력으로 영어와 수학을 꼽습니다. 그런데 영국 학생들의 영수 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으니, 우려할 만한 일이지요. 특히 공립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영수 실력 편차가 너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영국에서는 공교육 살리기에 중점을 두고, 영,수 과목을 가르치는 공립 학교 교사에게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공교육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데에 원인을 찾고 영수 점수 향상을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할 것이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지는 한 번 두고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