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으로서 이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인스타 댓글까지 정리해봄.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5월 20일, 영국 의회 총리 질의응답(PMQs) 시간. PMQs는 매주 수요일마다 영국 총리가 의원들 질문에 직접 답하는 시간인데, 영국 정치에서 가장 치열하고 볼거리 많은 세션으로 유명하다.
이날 자유민주당 대표 에드 데이비가 EU 관세 동맹 관련 질문을 던졌고, 키어 스타머 총리가 자신의 외교 성과를 방어하면서 이렇게 답한다.
“지난 2년간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을 위해 진지하게 무역 협정을 협상해왔습니다.
EU뿐만 아니라, 인도, 북한(North Korea), 미국과의 무역 협정입니다."
북한.....?? 🫠
실제로는 2025년 12월에 체결된 "한국(South Korea)과의 무역 협정"을 말하려던 것. 입에서 "North"가 튀어나와 버린 거다.
"그건 속보감인데, 좋은 속보는 아니겠죠"
재밌는 건, 스타머 총리 본인은 자기가 뭘 잘못 말했는지 "처음엔 전혀 몰랐다"는 것. 발언 후 아무렇지 않게 앉아 있다가, 옆에서 누군가 급하게 메모를 전달한다.
메모를 읽은 스타머, 다시 일어나서 웃으며 말한다
"방금 메모를 받았는데, 제가 남한이 아니라 북한과 무역 협정을 맺었다고 말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한마디:
"That would be breaking news and not very good."
(그건 속보감인데... 별로 좋은 속보는 아니겠죠.)
의원들 전부 폭소. 스타머 본인도 머쓱하게 웃으면서 덧붙인다:
"특권위원회에 회부되기 전에 기록을 정정하겠습니다. 말실수인데, 꽤 불운한 실수였네요."
참고로 '특권위원회(Privileges Committee)' 언급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불과 한 달 전, 보수당이 스타머를 의회 특권위원회에 회부하려는 시도를 했다가 335 대 223으로 부결된 적이 있다. 피터 맨델슨 주미 영국대사 임명 과정에서 의회를 오도했다는 혐의였는데, 그걸 본인이 셀프로 가져다 쓴 것.
배경 지식: 영국-한국 무역 협정이 뭔데?
스타머 총리가 말하려던 건 2025년 12월에 체결된 "영국-한국 자유무역협정"이다.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독자적으로 체결한 주요 무역 협정 중 하나로,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니 영국 입장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딜이다.
반면 북한은? 영국과의 무역 협정은 당연히 없고, 영국의 평양 대사관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예 폐쇄된 상태다. 대사가 원격근무 중이라는 게 현실. 이 두 나라의 극명한 차이를 생각하면, 이 말실수가 왜 즉시 화제가 됐는지 이해가 된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래도 저래도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인데....)
인스타 댓글 반응 모음 (진짜 재밌음)
ITV Politics 인스타 릴스에 달린 댓글들이 진짜 볼 만하다. 좋아요♥️ 순으로 몇 개 골라봤다.
🏆 좋아요 1위 (1,651개)
jordanftingle: "I hate Starmer but this is funny icl, istg
this is the first time I've seen him acting like a human Oml"
번역: "스타머 싫어하지만 이건 솔직히 웃기다ㅋㅋ 진짜 처음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본 것 같음"
→ 영국에서 스타머는 "로봇 같다", "원고만 읽는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 실수 덕에 오히려 인간미가 보였다는 반응. 비슷한 맥락으로 이런 댓글도 있었다:
1ouis_tommy: "rare humanity from the prime minister, we need to see more of his actual personality, will make him more likeable, instead of the mechanical script"
번역: "총리에게서 보기 드문 인간미. 기계적인 대본 대신 실제 성격을 더 보여줘야 호감도가 올라갈 텐데"
💡 한국 관련 댓글
sy.h.an: "Still confusing North and South Koreas is pretty baffling." (좋아요 1,338개)
번역: "아직도 남한이랑 북한을 헷갈리는 건 좀 어이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게 진짜 공감되는 포인트. 우리한텐 하늘과 땅 차이인데...
sebntsu: "Why doesn't he just say 'The Republic of Korea'"
번역: "그냥 '대한민국'이라고 하면 안 되나"
→ 실제로 공식 명칭을 쓰면 이런 실수는 원천 차단되긴 한다. 근데 영어권에서 Republic of Korea를 일상적으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게 함정.
🔥 영국 정치 드립들 (비꼬는~~)
adambirtwistle92: "Nice of him to be thinking of the North for a change... 👀" (좋아요 229개)
번역: "가끔은 북쪽을 생각해주시니 고맙네요... 👀"
→ 이건 이중적 의미가 있다. 영국 내에서도 런던 중심의 남부와 상대적으로 소외된 북부 잉글랜드 간의 격차가 오래된 이슈인데, "북쪽(the North)"을 신경 쓴다는 걸 북한과 엮어서 비꼰 것. 좋아요가 229개나 달린 건 그만큼 공감대가 있다는 뜻.
n_666_hes: "Can we count this as another U Turn? 😂😂"
번역: "이것도 또 하나의 유턴(정책 번복)으로 치나요? 😂😂"
→ 스타머가 정책 번복을 자주 한다는 비판을 비튼 드립.
🤔 음모론(?)파
benjamin_benergy: "Call me cynical...
but I can imagine doing this on purpose to 'shift the narrative' about him." (좋아요 70개)
번역: "냉소적이라고 해도 좋은데... 자기에 대한 서사를 바꾸려고 일부러 이런 거 아닌가 싶다."
→ 최근 스타머가 의회 오도 논란, 당내 리더십 도전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귀여운 실수"로 화제를 돌리려는 전략이라는 시각. 정치인이니까 이런 의심도 받는 거겠지.
🌭 레전드 한 줄 댓글
mashead2000: "Sausages" (이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소시지??)
→ 설명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2024년 노동당 당대회에서 스타머가 가자 분쟁 관련 연설 중 "인질(hostages)의 귀환"을 말하려다 "소시지(sausages)의 귀환"이라고 해버린 전적이 있다. 보수당이 바로 스타워즈 패러디 밈 "Return of the Sausages"를 만들어 틱톡에 올렸고 조회수 20만을 넘겼던 사건. 이 한 단어 댓글이 그 모든 맥락을 담고 있는 거다.
🚨스타머 말실수 타임라인 (말 실수가 잦은 편이라는 사실~~)
연도 사건 피해 규모
2024 "소시지의 귀환" 🌭 틱톡 밈 대란
2026 "북한과 무역 협정" 인스타 릴스 바이럴
202X ??? (기대 중)
영국 사는 한국인의 현실
사실 이 뉴스를 보고 웃으면서도 좀 씁쓸했다. 영국에서 살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바로 "남한이야? 북한이야?"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근데 진심으로 묻는 사람이 많다. 카페에서, 직장에서, 파티에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꼭 한 번은 돌아온다. "Which Korea?" ot "South? North?"그럴 때마다 울 신랑은 한마디 꼭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이러면 다들 멋쩍은 듯이 알았다는 표정이다~~)
맞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답은 나온다. 북한에서 자유롭게 출국해서 영국에서 살고 있을 리가 없잖아. 근데 이걸 총리도 헷갈려 하니까... 뭐랄까, 웃기면서도 '아 역시 이 나라에서 한국의 위상이 이 정도구나' 싶은 거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K-pop,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 덕분에 요즘은 "South Korea? Oh I love Korea!"로 바뀌는 추세니까. 스타머 총리도 다음엔 안 틀리겠지. 아마도..... definitely!!
마무리
말실수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바로 정정한 건 괜찮았다. 본인이 먼저 "속보감이긴 한데 좋은 속보는 아니다"라고 받아친 센스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영국에서 살아봤고, 사랑하는 한국인으로서 한마디:
총리님, South랑 North 사이에는 휴전선만큼 넓은 차이가 있습니다!!
영국 의회의 특권위원회 드립까지 이해하고 나면, 이 영상이 두 배로 재밌어진다. 영국 정치 특유의 유머 코드가 궁금하다면 PMQs 영상을 한번 찾아보시길 — 매주 수요일마다 펼쳐지는 라이브 정치 예능이다. (저는 영국이 그리울때마다 자주 찾아본답니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는 게 많지만, 영국식의 발언들을 듣는 재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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