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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 한국인의 적응 안 되는 날씨 불만, 똑같아

by 영국품절녀 2013. 6. 25.


영국에서는 날씨가 대화 속의 단골 손님으로 언제나 등장하는데요, 제가 지금까지 영국에서 살면서 이렇게 추운 봄과 여름은 처음입니다. 사실 올해에는 봄다운 봄 날씨도 없었으며, 아직까지 여름다운 여름 날씨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 년 영국인들이 하는 말이 있어요.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날씨는 처음이야~~

 

BBC 날씨 뉴스에도 올해에는 "늦어지는 봄, 시원한 여름"이라는 기사가 계속 나왔지요. 이런 말을 매 년 듣다 보니, 영국 날씨가 계속 안 좋아지는 것이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영국에 왔던 2005/6년 여름 날씨는 한국처럼 무척 더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에는 매일 짧은 반바지에 민 소매를 입고 다녔으며, 까맣게 타기도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다시 찾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여름다운 여름을 약 2주 정도만 살짝 느꼈던 것 같아요. 

 

물론 아직 6월이라 여름이 몇 달 더 남았지만, 현재까지 영국에 여름은 없습니다. 한국에서 영국에 온지 얼마 안된 지인은 여름 옷들만 잔뜩 가지고 왔는데, 전혀 입을 수가 없다고 하면서 이렇게 영국 여름이 추운 줄 몰랐다고 하네요. 도대체 언제 반팔을 입을 수 있는 여름이 오냐고 묻네요. 이에 반해 영국 현지인들은 해만 살짝 나와도 다들 반바지, 반팔 등 한여름 옷들을 입고 거리를 다닙니다.

 

해가 나오기만 하면 영국인들은 잔디에 앉아 햇빛을 즐깁니다.

(출처: BBC)

 

우리 같은 외국인들은 말할 것도 없이 현지인들조차 날씨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데요, 주말에 만난 한 영국 아줌마는 저에게 올 여름 날씨는 완전 최악이라면서 이러다가 겨울이 올 것 같다고 불평을 하시더군요. 이와 같은 말을 하는 영국인들이 꽤 많습니다. 이에 신랑이 이렇게 대꾸했답니다.

 

영국의 계절은 딱 두 단어로 정의되는 것 같아요. 

"덜 추운 겨울"과 "추운 겨울"~~

 

현재 영국 날씨는 시원하다 못해 춥습니다. 특히 저녁은 상당히 쌀쌀하고요. 비바람이 몰아치면 얼마나 추운지... 그 느낌이 꼭 가을에서 겨울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제 주변의 한국 분들은 여름인데도 항상 하는 말이 "추워 추워~~" 입니다. 가끔은 추워서 전기 장판을 켜고 자기도 하지요.  

 

 Be cool... Summer 's not so hot!! 

(출처: mirror.co.uk)

 

날씨 예보를 보면 지역 별로 기온 차가 꽤 큽니다. 제가 사는 곳은 대체로 10~19도를 올랐다 내렸다 하고요. 가끔은 20도가 훌쩍 넘기도 하지만, 그런 날이 크게 많지는 않습니다.

요즘 영국 여름 날씨 기온이 이렇습니다.

 (출처: BBC)

 

이렇게 영국 여름 날씨에 전혀 적응이 안 되는 한국 사람들처럼, 한국 사는 영국인들 역시 한국 여름/겨울 날씨가 견디기 힘들다고 하는데요,

 

한국에 살고 있는 (산 적이 있는) 영국인들 역시 극도로 덥고 습한 여름/추운 겨울 날씨에 불평을 한다고 하네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영국인 친구는 이렇게 더운 여름은 평생 처음이라면서 말끝마다 "더워 더워" 한다고 합니다. ㅎㅎ 하긴 영국의 여름은 습도가 높지 않고 햇빛만 뜨거울 정도니, 한국의 습하고 숨막히는 여름을 견디기 무척 힘들 것 같긴 하네요. 또한 한국 겨울을 경험한 영국인 아저씨는 이렇게 추운 겨울은 처음이라면서 어떻게 이렇게 추울 수가 있느냐면서 호들갑이 엄청 났다고 합니다.


역시 서로 다른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란 힘든 법이지요. 비록 저는 한국의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제는 그런 여름이라도 느끼고 싶을 정도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흐렸다 갰다를 반복하는 영국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제 마음도 한없이 변덕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7, 8월에는 영국에 여름다운 여름이 찾아 오기를 기대해 보겠지만요, 기회가 된다면 이런 최악의(?) 영국 여름에서 잠시 탈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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