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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살다보면 나이 먹는 것에 무감각해지는 것을 느끼고 합니다. 가끔 몇 살이냐는 질문을 갑자기 받을 때면, 나이 계산을 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게다가 나이를 묻는 사람들도 별로 없으니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나이를 완전 잊고 살다가 몇 달 전에 병원 처방전에 적혀진 제 나이를 보고 얼마나 깜짝 놀랐던지요. 한국과는 달리 영국은 만 나이이므로, 이 곳 사람들처럼 나이 계산을 하게 됩니다. 한 살이라도 더 어려지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ㅎㅎ

 

한국에서는 연령대가 전혀 다르면 친해지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크게 만날 일도 별로 없고요. 단, 직장 혹은 모임에서 자주 만나거나 취향이 맞으면 친해질 수도 있겠지만요. 그런데 해외에서는 확실히 나이에 상관없이 허물없이 친해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런 관계를 콕 짚어서 "친구" 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요. 저의 경우에는, 일과 관련되어 공적으로 만나는 사람보다는 그저 사교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요, 수는 많진 않지만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의 범위는 참 넓은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나이"를 초월한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보다는 다소 어린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더욱 많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어린 친구들이 꽤 있는데요. 지난 주에 있었던 저보다 열살 이상 어린 나이의 지인들에게 받은 감동의 순간들을 적어 볼게요.

 

오랜 인연과의 만남~

지난 주 2년 만에 홍콩 친구(20대 초반)와 재회를 했습니다. 저희는 영국에서 만난 인연인데, 그녀가 요리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저희는 친구들을 불러 음식 파티를 자주 하곤 했어요. 또한 저는 작별 선물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 부침개를 선물해 주기도 했었지요. 그렇게 우리는 2년 동안 간간히 페이스북으로 안부를 한 두번 묻기는 했지만, 서로 바빠 연락을 거의 못했어요.

그런데 친구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영국에 온 그녀가 저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했어요. 그렇게 만난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의 안부와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 동안 우리에게는 참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더라고요. 아낌없이 축하도 해 주었어요. 참, 그녀는 작년에 한국 여행에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면서... 종종 홍콩에서도 저의 김치 부침개가 그리웠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홍콩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를 하고 저희는 약 2시간의 짧은 수다를 끝내고 그녀는 런던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랜 인연을 만나니 옛 생각도 나면서 참 좋더라고요. 제가 영국에 오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 만난 친구였으므로 더욱 애틋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때에는 이랬지..저랬지.." 하면서 과거의 추억을 하나씩 꺼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녀가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우리 다시 2년 후에 보는 거야??

그 때에는 제가 홍콩으로 직접 그녀를 만나러 가야 겠습니다. ^^

 

 

친구를 위한 첫 요리 도전~

지난 금요일, 올해 20살이 된 오스트리아 여대생의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습니다. 전에 클럽까지 함께 간 친구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는 영국에 와서 저를 포함한 한국, 중국 30대 아줌마들과 친해지게 되었었다는 거에요. 그녀는 저희들에게 아무 것도 가지고 오지 말라고 재차 당부하면서, 그저 배만 고프면 된다고.. 모든 것을 준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준비한 것은 라자니아(Lasagne), 샐러드, 화이트 와인, 디저트 입니다.

 

 

그녀는 저희에게 이렇게 고백하는 거에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요리를 해 봤다고요. 자신이 만든 첫 라자니아라는 거에요. 저희는 맛을 떠나서 이렇게 열심히 저녁 식사를 준비해 준 그녀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그녀는 새침한 부잣집 외동딸처럼 보였는데요, 실제로도 그렇더군요.

처음에는 근접하기 힘든 외모여서 친해지기 어려워 보였는데,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성격도 좋은 거에요. 멋 부리고 놀러 다니기에도 바쁜 20살 숙녀가 우리 30대 아줌마들을 위해 음식 대접까지 굳이 했다는 사실 자체가 참 기특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우리가 식사 초대를 한 적도 없는 데 말이에요. 싸이 음악을 좋아하는 그녀는 음식을 먹는 동안 강남 스타일과 젠틀맨을 틀어 놓았답니다. ㅎㅎ

영국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한국 언니의 말에 동감한 적이 있었는데요.

난 어린 친구들이 (늙은) 나를 식사 초대해 주고...

같이 놀아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ㅎㅎ

 

 

 

그녀는 자신이 만든 첫 라자니아를 한 입 먹더니 반응이 그리 좋지 않은 거에요.

라자니아가 덜 익었나봐~~

오븐에 좀 더 넣어야겠어. ㅎㅎ

 

그렇게 오븐에 약 십 분 정도 더 익힌 후에야 저희는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그녀가 준비한 음식 메뉴는 제가 다 좋아하는 것이어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몰라요. 분위기를 내기 위해 초까지 켜 놓고...저희들은 사랑, 이별, 남자, 연애, 결혼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어요.

 

 

그녀가 만든 디저트 Hot Love

 

 

약간 달군 베리들에다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넣었더니

살살 녹으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됩니다.

 

 

해외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외국인으로서 사는 삶이 순탄치 만은 않습니다. 어떤 분은 저에게 귀양살이가 아니라 귀족살이라고 하시면서 부럽다고 농담을 하기도 하시는데요,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이 절대로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을 당하면 한국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보다 몇 배 이상의 파급력으로 다가 옵니다. 또한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자체가 항상 긴장의 연속이고요. 하지만 제가 영국에서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나이를 초월하여 따뜻한 관심과 위안을 주는 친구들이 있어 저희 부부의 삶은 풍요로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생활이 힘들어도 이렇게 힐링을 받고 살 수 있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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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국품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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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피선샤인 2013.06.02 14:0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너무 예의범절만 따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도 나이를 초월한 우정이 충분히 생길 것 같아요..

  2. 보헤미안 2013.06.02 14:1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 분들이 품절녀, 품절남님 옆에 있어서 다행이네요☆
    타지생활은 아무리 좋아도 근처에 우을함이 슬금슬금 기어다닌다 하더라구요☆

  3. 딴죽걸이 2013.06.03 07:1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한 몇일? 티스토리 안하다가 접속하네요

    잘보다 갑니다. 왠지.... 어린나리에 요리도 잘한다면...... 일등 신붓감? 이네요 ㅎㅎ

  4. 2013.06.03 08:3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5. 산위의 풍경 2013.06.04 10:0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국적, 나이를 초월한 우정쌓기.

    돈독한 사이가 되시겠어요. 저렇게 같이 음식 먹으며 도란 도란 이야기.
    즐거운 시간이셨겠습니다.

  6. 본인이... 2013.06.09 04:0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본인이 귀족생활 하는것 처럼 보이게 블로그 운영하면서...
    당연히 외국 생활 경험 안한 사람들은 그런 생각하겠지요
    결국은 블로그 운영자 말처럼 그저 논유로의 외국인일뿐이지요 ㅡㅡ;;

  7. ejooin 2013.06.24 17:5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그런 점이 정말 외국생활의 묘미 같아요...
    50대 독일인 아저씨와도, 60대 미국인 할머니와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던...
    프로젝트 그룹으로 만나 잠시 맺은 인연이고 그닥 오래 마주칠 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이 정말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친구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아무래도 어르신 문화, 권위적인 문화, 나이가 들면 손윗사람 손아랫사람으로 나눈 다음에
    훈계와 가르침과 지도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이에 맞는 태도나 대하는 방법 이런것들을 나누는;;;
    한국의 권위주의 문화에서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일테지만요.
    오랜만에 추천서 때문에 연락드린 교수님들이...저 대학생 때는 파릇파릇한 제자로서 편히 대해주시다가
    지금은 '자네'라는 말이나 '그랬네 저랬네' 하는 말투로 바뀌신 거 보고서는
    아무리 제 나이가 졸업한지 10년이 가까워진다지만... 나름 예의를 갖춰 대해주신다지만 ㅠㅠ
    대하는 언어와 태도가 너무 격식이 생겨 전처럼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음에 참 아쉽고 그랬었어요.
    그냥 학문적으로야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전처럼 소탈하게 대해주신다면 더 좋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