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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한국 구매 대기자만 천명인 명품백, 유럽도 마찬가지?

by 영국품절녀 2011. 10. 8.


명품 중에서도 명품으로 알려진 에르메스(Hermes) 사의 버킨(Birkin)백은 돈이 있어도 바로 가질 수 없다는 희소성으로 인해, 전 세계의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인 구매 대기자만 천명을 넘었다고 하지요? 그런데, 한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버킨백을 사는 것은 쉽지는 않다고 합니다.


                                               2008년 출판 된 버킨백 집으로 가져 오기 (출처: Amazon)


버킨 백을 사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으면, "Bring home the Birkin"이라는 책이 나왔을까 싶어요. 또한 구글 및 검색 엔진에는 How to get a Birkin bag quicker 에 대한 Q&A 의 양도 상당한 것을 보면, 버킨 백은 돈이 있다고 해서 쉽게 살 수 있는 그런 백은 아닌가 봅니다. 특히 Purse Forum이라는 곳에서는 명품 백 등을 구입한 후기 및 제품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합니다. 그런데, Q&A가 가장 많은 명품 백은 단연 루이비통과 샤넬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에르메스지요. 그런데 샤넬과 루이비통 방과 에르메스 방의 질문은 완전 다르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샤넬 루이비통의 경우에는 구입 후기 및 제품 문의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주를 이룬다면, 에르메스의 경우에는 "어디서 어떻게 백을 구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 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지요. 


아마도 에르메스의 경우에는 다른 명품 백과의 작업 과정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에르메스의 경우에는, 프랑스 장인 한 명이 백 하나를 혼자 수작업으로 완성하기 까지 한 달 정도가 걸린다는 겁니다. 따라서 해마다 700~800개 정도 밖에 생산을 못 한다고 합니다. 특히 대부분의 여성들이 원하는 칼라, 크기, 재질의 백들의 경우에는 수요가 넘치니 공급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차라리 타조, 악어와 같이 재질, 남들이 잘 찾지 않은 칼라 등 비싼 백들은 의외로 빨리 살 수가 있다고 하니까요.


 

제 주변 분도 에르메스 백 사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지 잘 모르고, 한국 에르매스 매장에 갔더니, 이미 매장 안에는 천 가방만 진열되어 있었대요. 그리고 말도 안되는 어마어마한 대기자 수를 말해 주더니, 지금 예약을 한다해도 버킨 백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장담 할 수가 없다고 했대요. 그래서 영국에 가서 사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영국에서 와서 물어보니, "영국에서는 이미 2010년 대기자 리스트는 마감한 상태다,구입 할 의향이 있으면, 내년 3월에 2011년 예약을 받을 수도 있으니 전화 해보라"고 했다는 거에요. 그러면서 내년에도 2010년 예약자들이 백을 다 받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그런 상황이 되면 예약을 아예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대요. 그래서 이 분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도 문의를 해보니 영국과 똑같은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비록 2010년 에스메스에서는 버킨백 대기자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지만,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가 있지요.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색깔과 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Glamour.co.uk)

저는 버킨 백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안 되지만, 그냥 궁금해서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이미 불만제로를 통해 알 수도 있겠지만요, 버킨 백을 남보다 빨리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1. 먼저 자신이 갖고 싶은 버킨백의 색깔, 크기, 소재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2. 에르메스 판매 담당자 및 직원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제품 구입에 유리합니다.
3. 버킨백 집으로 가져오기 책 속에 보면, 에르메스 제품 구입에 강한 관심을 보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백 이외에 다른 종류의 에르메스 제품들을 현금으로 사는 것 입니다.
   그러면서 백을 당장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자신의 부유함을 과시하라는 것이지요.
                                                                          (출처: http://www.ehow.com/how_8275871_birkin-bag.html)


영국에서도 버킨 백을 사려는 유럽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도 버킨 백을 빨리 얻기 위해 에르메스 판매 직원과 친하게 지내거나, 에르메스 VIP고객이 되기 위해 에르메스 제품들을 구입하기도 한대요. 그러면 남들보다 일찍 버킨백을 받는데 유리하다고 하네요. 대부분 아줌마들은 에르메스 스카프를 주로 구입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에르메스 스카프가 예쁘기도 하겠지만, 값이 다른 제품이 비해 좀 싸잖아요. 



빅토리아 베컴은 하나도 가지기 힘들다는 버킨 백을 세 개씩이나 가지고 있군요. 즉, 에르메스 VIP고객은 아무리 대기자 명단이 길어도 버킨백을 가질 수 있을 확률이 크다는 증거겠지요. (출처: Glamour.co.uk)

이처럼 명품 백 하나 가지려고, 많은 여자들이 별 쇼를 다한다고도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값도 몇 백이 아닌 천 만원에서 많게는 1억도 넘는다고 하던데요. 영국에서 보면, 명품 백 가지고 다니는 여자들의 국적은 거의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인들의 비율이 높아요. 그런데 의외로 최근에는 유럽 여성들도 루이비통, 샤넬, 멀버리 등 명품백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을 시내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가 있어요. 아마도 아시아나 유럽 여성들이나 명품 백을 좋아하는 마음은 비슷한 것 같아요. 아시아 인들이 지나치게 과하긴 하지만요.



                             레이디 가가는 긴 대기자 명단으로 유명한 헤르메스 버킨백을 가진 기념 행위를 했어요.
                                 "I love little monster, Tokyo love."라는 뜻으로 일본 팬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요.
                             이러한 그녀의 이상한 패션 행위는 많은 패션 관계자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고 해요. 

                                                         (출처: Glamour.co.uk)


저와는 관련이 없는 질문이긴 하지만요, 매 년 700~800개 정도 밖에 에르메스 버킨백 생산이 되지 않는다면, 1,000명이 넘는 한국 여성들은 어느 세월에 버킨백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5, 6년 이상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잖아요. 주변 분 중에 영국인 아줌마인데, 버킨 백을 받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렸다고 해요. 그런데 기다리는 도중에 암으로 사망하셨다고 합니다. 4년 만에 받은 그 백은 그 분의 친구에게 넘어 갔다고 합니다.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 일어난 사연을 듣고 나니 좀 씁쓸했어요.

어찌되었든, 에르메스는 다른 명품 브랜드와 차별성 있는 버킨백 대기자 명단 세일 전략으로 큰 판매고를 올리고 있지요. 물론, 에르메스에서는 장인을 더욱 많이 양성하여 해마다 버킨백의 수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요, 반대로 희소성의 전략을 고수하면서, 다른 제품의 판매까지 유도하여 VIP고객을 만드려는 이들만의 세일을 하고 있지요. 이런 전략이 남들과 차별을 원하는 명품 마니아들에게는 딱 떨어지는 명품 브랜드 가치 올리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전략이 유럽 여성들에게도 먹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