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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유럽 맛집

맛과 감동 선사한 프랑스 니스의 저녁 만찬, NICE~

by 영국품절녀 2013. 9. 18.

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입니다.


프랑스 니스를 다녀온 지도 벌써 10일이 훌쩍 지났네요. 30도가 웃도는 따뜻한 프랑스 남부 해변에서 며칠을 보내다가 영국으로 돌아왔더니 후유증이 꽤 큽니다. 영국 여름도 이상 고온 탓에 꽤 더웠지만, 9월이 되자마자 온도가 뚝 떨어졌거든요. 일부 영국인들은 벌써 점퍼에 목도리를 두르고 다닙니다.


오늘은 니스에서 보낸 첫날 밤을 멋있게 장식해 준 프랑스 음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첫 날 묶었던 호텔은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던 곳이었습니다. 니스의 해변은 시내에서부터 거의 공항까지 쭉~ 이어졌다고 할 정도로 긴 편인데요, 그 호텔은 해변 바로 앞에 위치했지만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있어 덕분에 약간 저렴하기도 했지요.

 

니스에 도착한 첫 날,  오후 느즈막한 시간까지 프라이빗 비치에서 일광욕을 느긋하게 한 품절녀님과 저는 저녁을 먹으로 슬슬 호텔을 나섰습니다. 품절녀님의 지론이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바로 "맛있는 현지 음식 맛 보기" 입니다. 품절녀님은 여행 출발 며칠 전부터 여행 후기 사이트를 뒤지거나, 니스에 가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물어, 꽤 유명한 레스토랑을 몇 군데 알아 두었지요. 호텔 도착과 동시에 프런트 직원에게 레스토랑의 예약을 부탁해 두었기 때문에 자리 부담도 훨씬 덜었습니다.

 

Chez Rapa Fred @ Nice, France

 

호텔에서 약 20분 정도 걷다 보니 예약한 레스토랑이 보입니다. 밖에서 보기에도 꽤 작아 보였는데, 실제로 들어가 보니 테이블이 몇 개 없더군요. 한 5팀만 들어와도 꽉 찰 것 같습니다.

 

 

저희가 다소 이른 시간에 와서 그런지 첫 손님이었어요.

 

 

프랑스 관광지의 유명 레스토랑은 왠만하면 영어 메뉴판이 있는데, 이 곳은 없었습니다.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주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Trip Adivisor에도 소개될 정도면 꽤 유명할텐데 말이지요.

 

 

3 코스 요리는 24 유로

 

레스토랑이 작은 만큼 직원은 고작 두명입니다. 커플로 보이는데, 남자는 주방을 여자는 홀을 담당합니다. 저희에게 자리를 안내해 준 여자 분은 미안한 얼굴로 영어 메뉴판이 없음을 사과하네요. 그러면서 메뉴판에 있는 모든 메뉴를 하나 하나 다 영어로 설명해 주려고 애씁니다. 영어가 능숙하지 못하면서도 열씸히 설명해 주는 모습을 보니 저희가 다 미안해지더군요. 결국 주방에서 남자가 나와 보다 유창한 영어로 요리의 재료와 특징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지요.

 

 

제가 스페셜 요리는 없냐고 물어보니, 그 때서야 여자는 깜빡 했다는 얼굴로 메뉴에는 없지만 새로 출시한 몇 몇 요리의 메뉴를 실내 벽에 놓아 두었습니다. 주방장은 저희를 보면서 갈비살 스테이크는 어떠냐고 추천하더군요. 오늘 들어온 고기인데 아주 부드럽다고 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고기테리언인 품절녀님의 귀가 쫑긋해 집니다. ㅎㅎ

 

최근 개발한 메뉴들~

 

결국 저희는 최근 개발 메뉴인 샐러드를 스타터로 정했습니다. 둘이 나눠 먹어도 될 만큼 충반한 양이라고 하더군요. 메인 메뉴는 위에서 말한 갈비살 스테이크과 오믈렛을 시켰습니다. 저는 졸리기도 하고 좀 피곤한 상태여서 고기보다는 부드러운 요리를 선택했지요.

 

음식 주문을 마치자 음료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봅니다. 저희는 그냥 프랑스 맥주인 1664를 시키려고 하자 주문을 받던 프랑스 여자는 ~

프랑스에 왔으면 와인을 마셔야죠. ㅎㅎ


영어가 서투르던 사람이, 또박또박 영어로 이렇게 대답하자 저희는 바로 "예스"를 외치고 와인을 주문했습니다. 또한 저희는 물도 따로 부탁했습니다. 주문 후, 품절녀님은 "얼음도 같이 주면 좋겠다"라고 저에게 말을 했는데, 그 순간 얼음이 동동 띄워진 얼음물을 서빙해 주었습니다.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 ㅎㅎ

 

레드 와인과 핑크 와인~

 

드디오 기다리던 스타터가 나왔습니다. 정밀하게 손질된 토마토가 접시에 둘러져 있고, 모짜렐라 치즈 샐러드에 올리브 오일 및 발사믹 소스로 맛을 낸 요리였습니다. 그런데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단 스타터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양이 엄청납니다. 입맛을 돋구는 것이 스타터인데, 이 자체로 한끼 식사가 되겠더군요. 스타터로만 배를 채우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품절녀님도 저도 그 때는 접시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굶주려 있었지요. ㅎㅎ

 


Grande Salade Tomato Mozzarella de Buffala

 

 

샐러드 재료가 얼마나 신선한지,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이제 메인 메뉴입니다. 품절녀님은 갈비살 스테이크, 저는 오믈렛입니다. 스테이크를 시키면 사이드로 찐 감자, 프렌치 프라이 및 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희는 찐 감자로 했습니다. 정통 프렌치 프라이를 먹어 보고 싶긴 했지만 영국에서 칩스를 질리도록 먹었던 터라 찐 감자로 선택했습니다. 저희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이 판명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메뉴를 시킨 옆 테이블에는 프렌치 프라이가 산처럼 쌓여있었으니까요. ㅎㅎ

 

 

제가 글 재주가 없어서 입맛을 글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아쉬운대로 그 때 느꼈던 감동을 여러분들도 느끼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Omelette Nature ou Champignons Fromage

 

한국에서 오믈렛을 자주 먹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 오히려 자주 먹었던 것 같네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오믈렛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달걀인데, 보통 달걀 비린내와 느끼함이 요리에 베어 있었던 같습니다. 일본에서 먹었던 오믈렛은 조금 달았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이 곳 오믈렛은 일단 차원이 달랐습니다. 달지도 짜지도 않으면서 각 재료의 고유한 맛이 잘 어울러져 있더군요. 그러면서도 전혀 느끼하지도 않더군요. 약간 심심한 듯 하면서도 입에 착착 달라 붙는데... 아~ 이 이상 말로 표현을 못할 것 같습니다.

 

한편, 저의 앞자리에서는 품절녀님이 감동의 칼질을 하고 계십니다. 미디엄으로 적당히 구워진 부들부들한 갈비살을 씹으면서 품절녀님의 얼굴에는 "난 행복해~" 가 이미 쓰여져 있습니다. 저도 몇 조각을 먹어 보어 보았는데, 쫄깃쫄깃하면서 육즙이 베어나오는 것이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Basse Cote Sauce au Choix

 

 

저희가 폭풍 흡입 - 최대한 자제를 하려고 했는데도 잘 안되더군요 - 을 하고 있는데, 주방장이 나와서 요리가 어떠냐고 물어 봅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에 저희 부부는 폭풍 감동을 받았습니다.

 

난 음식을 만들 때 항상 먹어 보지요. 그래서 배도 이만큼 나오긴 했지요.

언제나 내가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요리를 한답니다.

 

맛있는 음식이 양까지 많으니 저희는 불만이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입가심으로 디저트는 먹어야 했지요. 너무 배가 부른 탓에, 저희는 아이스크림 하나만 시켰습니다. 2가지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하길래, 제가 좋아하는 바닐라와 깔끔한 맛의 레몬 샤베트를 시켰습니다.

 

 

오~ 이 아이스크림 대박입니다. 바닐라는 하얗다라는 저희 편견을 깬 이 아이스크림, 안 시켰으면 큰 일날 뻔 했습니다. 배가 부른 와중에서도 품절녀님과 저는 스푼을 멈출 수가 없었지요.

 

 

이제는 돈을 주고 먹으라고 해도, 더 이상 들어갈 곳도 없습니다. 그런데 서빙보는 여자 분이 뭘 또 갔다 주네요. 조그만 잔에 담긴 이 액체의 정체가 궁금했습니다. 이게 뭐냐고 물어보긴 했는데, 불어로 대답해 줘서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마셔보니 "사과 액기스" 입니다. 달지만 텁텁한 느낌이 없어서 좋습니다.

 

 

음식값: 39 유로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묶었기에 오히려 갈 수 있었던 이 곳에서 양과 질을 겸비한 프랑스 홈메이드 음식들을 먹으면서 느낀 행복감은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입니다. 과연 trip advisor의 칭찬이 100% 들어맞을 정도로 맛집이라고 하기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3년 전, 영국으로 온 후 품절녀님과 처음으로 갖은 휴가 첫 날... 훌륭한 요리 덕택에 니스(Nice)에서의 하루가 "Nice" 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나중에 꼭 다시 오고 싶은 니스의 음식점이네요.

벌써부터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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