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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미혼 친구에게 결혼 말리는 30대 아줌마들

by 영국품절녀 2013. 9. 26.

요즘 30대 중반의 제 친구들의 주된 대화 소재는 항상 시댁입니다. 다행히도 남편과의 갈등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추석이 끝난 직후라서 그런지 온라인 사이트에는 명절 기간 동안 있었던 시댁과 관련된 사연들이 넘쳐 나고 있고요, 제 주변 아줌마들과 대화를 나눠봐도, 시댁에서 받은 명절 휴유증을 앓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고 하네요. 하나같이 사연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시댁에서 받는 스트레스" 입니다.

 

추석이 끝나자마자, 제 친구들과 카톡으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고 시차까지 있어 잠시 잠이 들었는데, 그 시간 동안 제 친구들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는지 나중에 일어나서 대화창을 봤더니 대화의 끝이 보이질 않더군요. 친구들의 대화 내용을 읽으면서 왜 이리 우울함이 밀려 오는지요. 직접 겪는 제 친구들은 오죽 힘들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절 기간에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뇌구조~

(출처:  보건복지부 페이스북(www.facebook.com/mohwpr)

 

한참 동안 기혼인 친구들은 시댁으로부터 받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쏟고 난 후, 다른 화제는 여전히 미혼으로 살아가고 있는 한 친구에게로 향했습니다. 사실 그 친구는 항상 시집을 빨리 가고 싶다고 늘 말해왔었는데요. 원래 시집 먼저 간다고 했던 사람이 가장 늦게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ㅎㅎ 미혼인 친구는 저희들에게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랑 친구들 중에 남아 있는 사람으로 소개팅을 주선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하지만 기혼인 친구들은 그녀의 부탁에 절망적인 듯 합니다.

 

남아 있는 신랑 친구들 중에 너와 어울릴 만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너는 눈이 높아서 해 줘도 별로 좋아하지 않을꺼야. 네가 아깝다.

 

그러다가 갑자기 저에게 화살을 돌리면서~~

 

차라리 영국에 있는 OO 에게 해달라고 하는게 어때?

무조건 시댁하고 멀리 사는 게 좋아. 자주 갈 수도 없고...

해외에 살면 시댁과의 갈등도 크게 없으니까 좋지 않을까?

 

그 다음 대화에서 저는 빵~ 터지고 말았어요.

 

차라리 그냥 연애만 하고 사는 것은 어때?

결혼해 보니까 진짜 권하고 싶지 않다... 사는 게 힘들어..

동감이야~~ 이렇게 힘든 결혼을 주위에서는 왜 그리 하라고 한건지..

 

 

 

가족들이 결혼하라고 부추기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지우의 대답??

 

그랬더니 미혼인 친구 왈

야~~ 너희들 너무하다..

지들은 다 했으면서, 나보고는 하지 말래..

 

시댁으로 인해 힘든 친구들은 예비 신랑의 조건에 대해 이렇게 조언하더군요.

무조건 제사가 없는 시댁, 거리가 먼 시댁~~

 

그랬더니 결혼이 급한 미혼인 친구는 농담 조로~~

지금 심정으로는, 제사 한달에 한 번 지내도 좋을 것 같아. ㅎㅎ

 

그 말에 다들 "NO NO NO" 였습니다. ㅎㅎ

 

저도 결혼 생활 5년차인 입장에서 미혼인 친구에게 결혼을 하는 것이 좋은건지, 아닌지에 대해서 확답을 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기혼인 분들은 다들 아실 테지만요, 결혼 생활이 절대 만만치 않거든요. 단순한 연애가 아닌 결혼 생활은 둘만 좋다고 해서 순탄치도 않아요. 각자 아들/딸로서, 며느리/사위로서, 동서/시누이, 아빠/엄마로서... 결혼함과 동시에 우리들은 너무도 많은 역할과 책임이 부여됩니다. 그렇다고 결혼 생활은 힘드니까, 혼자 살면서 연애만 하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오늘 최지우 기사를 보니, "주변에서 결혼 안한 자신을 부러워한다는 말을 들었다" 고 하는데요, 결혼을 말리는 제 친구들과 비슷한 맥락으로도 보여지네요. 확실히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 가는 추세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결혼은 나이에 따른 적령기가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으나, 자신이 진정 결혼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 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철 없을 때 결혼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있지만요.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라는 말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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