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부부 싸움 중 울 신랑이 " 넌 북한이야" 라는 말의 의미?

by 영국품절녀 2011. 5. 13.


이번 주 방송한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에 나온 이선균이 부부관계는 남북 관계와 같다는 말을 듣고, 부인이 누가 북이야?”고 물어 본 질문에 이선균이 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혼자 웃었습니다. 왜냐하면 울 신랑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에요결혼 후 항상 싸우거나 제가 삐칠 때에 하는 말이 울 신랑은 저에게 넌 북한이야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전에 놀러와에서 부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선균은 한민족이지만 가끔 아내와 사이가 안 좋을 땐, 헤어지지 못하는 꼭 남북관계와 같다대화가 안 되고, 각자 자기 얘기만 한다”, “아이라는 공동경비구역이 있다.” 고 말을 한 적이 있지요. 그때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연예인이나 일반인이나 사는 것은 매 한가지구나' 라며 정말 공감을 했었어요.

                                                 (출처: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


하지만, 저희의 부부관계에서 남북관계의 이유는 좀 다릅니다.
울 신랑이 자주 하는 말인 북한= 나라는 의미는 도발 & 벼랑 끝 전술에 제가 너무 능하다고 합니다

 

 

                            지도에 저희의 부부관계 뿐 아니라 관련되어 있는 사항을 넣어 보았어요. ㅋㅋ
                                  보통 지도에 진도라는 섬의 표시는 없는데, 이 지도는 특이하네요. 
                                                  저희 엄마 아빠 고향이 진도랍니다. ^^


신랑이 생각하는 저의 도발
븍한은 항상 도발을 하지요. 저희 부부의 경우,
이건 참 말하기도 좀 유치한 상황이에요. 배가 고픈 신랑이 혼자 먹을 것을 준비하고 있지요. 그런데 신랑은 차리면서도 저에게 몇 번씩 재차 질문을 해요. 너 진짜 안 먹을 꺼야? 진짜지? 너 안 먹는다고 했다가 먹으면 안 된다. 딱 내 양만 차릴 꺼야 등등이요. 그러면 전 진짜 먹기 싫어서 안 먹는다고 나중에는 소리를 지르지요. 안 먹어~~~~” 그런데, 막상 밥상 차려 놓으면 갑자기 배가 고파져요. ㅎㅎ 그러면 전 조용히 신랑 옆에서 밥을 뺏어 먹기 시작하지요. 신랑은 내가 그럴 수 알았다, 넌 맨날 왜 그러냐? 먹을거면 미리 말해라 등등 막 난리가 나지요. 그런데 역시 밥은 누가 차려주는 게 맛있긴 해요. 참 이상한 게 안 먹고 싶다가도 누가 먹으면 먹고 싶어지는 건 왜 그럴까요? 그런데 울 신랑은 자기 먹을 양만 차렸을 때 뺏어 먹는 것 진짜 싫어해요. 그래도 전 끝까지 뺏어 먹곤 하지요. ^^;


 

하나 더 벼랑 끝 전술 이에요.
항상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하잖아요
. 그래서 어떤 이들은 북한의 외교가 남한보다 낫다라고도 하지요.
저는 잘 몰랐었는데, 항상 제가 무언가를 하고 싶거나, 요구 했을 때 신랑이 들어주지 않거나, 따라와 주지 않으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안하고는 못 배기도록 분위기를 벼랑 끝까지 몰아 간다고 해요. 그럴 때면 항상 울 신랑은 저에게 "완전 북한이야.. 어쩌면 그렇게 벼랑 끝 전술을 잘 쓰냐"며 황당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냥 져 준답니다. 그래도 내치지 않고 항상 얼루고 달래는 착한 신랑 덕분에 전 가끔 도발도 하고, 벼랑 끝 전술도 사용하면서 살고 있지요. ^^



         부부 싸움이 없다는 것도 문제! 많다는 것도 문제!  적당히 정이 쌓을 정도로만 싸웁시다. ^^ (출처: 구글 이미지)
 

해외에서 사는 부부들은 싸움을 크게 하면, 가 있을 곳도 없고(나가 있을 곳도 마땅치 않고), 누구한테 하소연 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요. 그렇다고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들께 전화해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얼마나 걱정하시고 속상해 하시겠어요. 특히 저희처럼 아직 아이가 없는 집은 공동경비구역도 없어서,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풀리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저희는 처음부터 신랑이 잘잘못에 상관없이 항상 먼저 미안하다고 하는 제스처를 해요. 저는 속으로는 미안한데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려고 노력해요. 다행히 저는 워낙 성격이 빨리 끓었다가 급히 식는 사람이라서 싸우고 나서도 금방 풀린답니다. 울 신랑은 약간 뒤 끝은 있는데, 화는 금방 푸는 편이에요.



가끔은 신나게 싸우고 나서, 금방 웃으면서 안기면, 울 신랑이 저한테 어쩌면 그렇게 화를 냈다가 금방 풀리냐면서 완전 냉각수라고 해요. 그래도 뒤끝 있는 것보단, 금방 화를 푸는 제가 낫지 않을까요? 역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싸울 때는 정말 끝날 것처럼 싸우지만, 금방 또 풀고 언제 그랬냐 듯이 사는 것이 부부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