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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영국 부부처럼 다니면 우리는 불륜으로 오해

by 영국품절녀 2013. 8. 4.

 

저는 영국에서 만나 좋은 인연을 맺게 된 한국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저희 부부의 연령대와 비슷하거나 살짝 많은 분들과 자주 만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요, 그 분들 중에 한 부부가 학업을 마치고 귀국을 한다고 해서 작별 파티 겸 해서 모처럼 네 부부가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여자들끼리는 종종 만난 적이 있지만, 부부 동반으로 다 같이 모인 적은 처음이었는데요, 그 날 세 명의 아내들은 언니 부부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부러움이 가득 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네 부부 중에 오로지 그 언니 부부만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모임에 나타났지요. 그 모습을 본 한 언니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 언니는 영국인 남편과 함께 왔거든요.)

 

우리는 결혼하면 점점 멀어지는데...

영국에서는 젊은 커플들보다 중/노년 부부들이 손을 꼭 잡고 다니거나, 남편이 아내의 허리나 어깨에 손을 걸치는 것을 더 쉽게 볼 수 있는 것 같아.

 

저는 그 언니의 말에 왜 이리 격하게 동감이 되는지요.

 

거리에서 관찰해 보면, 젊은 커플들이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등 꼭 붙어서 다니거나 하는 모습은 한국의 젊은이들보다 덜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연애 때 이런 경험을 가지고 계실 텐데요. 아무리 더워도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등 항상 꼭 붙어 다닌 기억이요. 특히 여름 철에도 손을 잡고 다니다가 땀이 나면 얼른 옷에 문지르고 얼른 잡지요.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난 후에는 이상하게 손 잡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비슷한 보폭으로 남편과 함께 걷는 것만 해도 다행이에요. ㅎㅎ

 

물론 영국 부부들이 손을 잡고 다닌다고 해서 그들이 실제로 좋은지 알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부부 관계가 좋지도 않은데 그렇게 다정하게 다니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온라인 사이트의 글 혹은 주변의 지인들을 살펴보면, 부부 관계 및 생활에 문제가 있는 젊은 부부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요. 어린 자녀들이 있을 때에는 서로 자녀들을 챙기느라 부부가 둘이서만 다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연애 때에 느꼈던 로맨틱한 감정은 결혼하고는 크게 느끼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부부는 정신없이 아이 양육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부부 관계는 소원해지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영국 부부들 역시도 연애 때의 감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혼 생활을 한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여기라고 해서 아이 양육이 덜 중요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한국과 비교해 영국 부부들의 차이는 자식 양육만큼이나 부부 생활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들은 부부가 아닌 자녀들에게만 너무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에 잡지를 보다가 영국 잉꼬 부부인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베컴 부부의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자녀 4명을 가진 이 부부는 지금도 수요일 밤에는 꼭 둘만의 데이트을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들이 보여주기 식 생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저 역시도 부부가 연애를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혼 전 연애 때에는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결혼 후에는 갑자기 그 감정이 확~ 사라지고 그저 현실이라는 말로 결혼 생활을 허무하게 치부해 버리는 것이 참 못마땅합니다.

 

 

 

 

48년을 한결같이 다정하게 사시는 영국 노부부가

말하는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밀은?

 

 

 

"You're still holding hands !! "

부부가 손을 잡고 다닌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부부 동반 모임에 손을 잡고 나타난 부부는 오로지 영국인 남편을 둔 언니 뿐이었어요. 우리도 영국 부부들처럼 자식 양육과 마찬가지로 부부 생활에도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당연히 연애 때보다는 감정이 덜 뜨거울 수는 있겠지만, 부부가 된 후의 감정은 또 다른 친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부부도 남녀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달에 한 두번 정도는 협박 반 애교 반으로 손 잡고 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다니면 불륜 관계로 오해 받기도 한다는 데요, 그래도 평생 연애하면서 살아가는 부부가 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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