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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영국 품절녀??

영국에서 한류 전파하는 나는 한국 아줌마

by 영국품절녀 2011. 5. 31.


한류의 바람이 어느 덧 영국의 바로 이웃 국가인 프랑스까지 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 많은 프랑스 인들이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한국 대중가요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전 깜짝 놀랐네요. 그런데도 여전히 영국은 조용하네요. 아무래도 타 문화을 받아 들이는 데 보수적인 영국인의 특성 때문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한 예로 중국 음식점이 그렇게 많은 이 곳 캔터베리에서도 제가 다니는 교회 분들 중에는 태어나서 한 번도 중국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고 하니까요. 그런 분들이 한국 음식은 전혀 알리가 없겠지요.

영국에 와서 약 1년 반 동안, 제가 한 일이라고는 좋게 말해서 내조고요. 또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한류 알리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렇다면, 영국에서 한류를 알리기 위한 한국 아줌마의 분투를 한 번 보시겠어요?

신랑의 내조와 친구 사귀기로 시작한 한국 음식 알리기  

동양인이라고는 오로지 울 신랑 뿐인 학과에서 영국, 유럽
 친구들을 금요일 저녁마다 초대하여, 한국 음식을 선보였지요. 지금까지 저와 신랑이 함께 만든 한국 요리로는 김치,
갈비, 장조림, 닭볶음탕 (닭갈비), 비빔밥, 잡채, 김치 부침개, 된장국, 김밥, 불고기, 떡볶이, 오뎅국 등을 들 수가 있겠네요. 몇 명의 영국 친구들은 한국 음식에 대해 많이 익숙해서인지, 아무리 매운 것이라도 얼굴색 하나 안 바뀌고 다 먹어 치우더라고요. 특히 저희가 가장 맵다는 매운 고추를 주었는데도, 맛있다고 한 숨에 베어먹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어떤 친구들은 김치를 먹고, 맵다면서 얼굴이 빨개져 계속 땀을 흘리면서 물을 마시기도 했고요. 이전보다 더 많은 젊은 영국인들은 점점  한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해지고, 친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스타터로 준비했던  영국 친구들이 좋아한 연어 초고추장 소스와 잡채입니다.

이제까지 영국 친구들에게 가장 인기 만점인 한국 음식은 단연 김치였어요. 영국 여자애들은 김치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면서, 김치 부침개를 만들어 먹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요. 어떤 친구는 바케트 빵에 다가 볶은 김치를 넣어 먹으면 맛있다고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특히 채식주의자들인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메뉴는 잡채와 김밥이었어요. 보통 남자들은 닭볶음탕, 불고기, 장조림 등 고기 요리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들은 카레처럼 국물과 고기를 밥과 비벼서 먹더군요. 울 신랑은 맨날 자기 친구들에게 매운 고추를 먹이면서 재밌어 하기도 하고, 누가 잘 먹나 경쟁을 붙이기도 하면서, 한국 음식 문화를 알리는 기회를 만들었지요. 거의 1년 반동안 거의 40 - 50명 정도는 초대를 해서 한국 음식을 해 준 것 같네요.

한국 드라마, 아이돌 그룹 소개하기

식사가 끝마치면, 보통 인터넷을 통해 한국의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춤을 보여 줍니다. 특히 울 신랑은 학교 연구실에서도 친구들에게 유튜브를 이용해서 한국 여자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가끔 보여 주곤 한대요. 처음에는 다들 별 관심이 없다고 해요. 보라고 해도, 보는 척 마는 척 딴 짓을 하다가, 막상 보게 되면, 그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Hot! 이러면서 본다고 해요. 울 신랑이 항상 보여주는 여자 아이돌 그룹은 미스 에이, 소녀시대, 에프터 스쿨 등 이에요.
영국 친구들이 hot하다고 했던 사람은 역시 쭉쭉 늘씬한 애프터 스쿨의 가희였다고 해요.

              

저의 경우에는, 워낙 드라마를 좋아하는 지라 한국 드라마에 대한 소개를 해요. 그런데, 아무래도 호응을 해 주는 친구들은 영국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 홍콩인, 일본인 등 아시아인들이라는 거에요. 아무래도 영국인 여자 친구들은 미드에도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이고, 아시아 문화에 대해서는 크게 아는 바도 없고,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지도 않아요. 다만, 동양 문화에 관심이 조금 있는 영국 친구들도 있긴 하지만요.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독일 친구는 일본에서 자라서 그런지, 욘사마도 알고, 한국 드라마에 대해 잘 알아요. 그리고 그 친구 엄마는 한국 드라마에 빠져서 매일 시청한다고 하네요. 따라서 주로 영국에 사는 아시아인 친구들이나 아줌마들에게 항상 현재 인기 드라마에 대해 알려주고 함께 보기를 권하지요. 최근에는 독고진에 빠져서 최고의 사랑을 꼭 봐야 한다면서 홍보 중 입니다.

                                                 요즘 푹 빠진 최고의 사랑 (출처: MBC )

 

                                                           
영국 아줌마들 모임 시 한국 문화에 대해 알리기

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저는 아줌마들하고 말할 기회가 종종 있어요. 그럴 때는 제가 모르는 영국 문화에 대해 물어보면서, 한국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식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아무래도 영어를 완전 잘하지 못해, 다소 설명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긴 하지만요, 그래도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과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려 주고 싶은 마음에서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한국에 대해 완전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교정하기에 바쁠 때도 있어요. ^^

이렇게 조금이나마 영국에서 한류의 붐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 아줌마의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이 곳에 계시는 몇 분의 한국 아줌마들도 다양하게 주변 영국인들에게 한류를 전파하고 계신 답니다. 저는 그 중의 한 명이고요. 또한 어학 및 유학을 온 학생들도 친구들에게 자랑스런 한국인의 모습과 한류를 알려 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일부 한국인들이 무례하다는 것이니 오해는 말아주세요) 이런 저희들의 노력이 영국 캔터베리에서 조금씩 한류의 싹이 트는데 조금이나마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