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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유럽 맛집

영국의 야식을 먹으면서 한국이 그리워지는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9. 19.


영국은 이제 길고 길었던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11월이 되면 오후 4시만 되어도 어두컴컴한 밤이 될 정도 입니다. 특히 영국 겨울은 밤이 너무 길어, 크게 할 일이 없이 참 무료하지요. 이에 반해 한국은 계절에 관계 없이 밤이라도 시내만 나가면 거의 대낮 같은 분위기라서 쇼핑, 식사 등등 뭐든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일찍 밤이 찾아오는 영국 겨울에는 한국에서 먹었던 야식들이 엄청 그리워진답니다. 이미 영국에 오신 분들은 100% 동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주변의 한국 어학 연수생들은 한국의 인기 야식 메뉴로 양념치킨이 먹고 싶다고 난리더라고요. 특히 제가 사는 곳은 한국 식당도 없는지라, 한국 야식 메뉴가 먹고 싶을 때에는 직접 해 먹는 방법 말고는 먹은 길이 없다는 것이지요. 가끔 신랑이 양념 치킨을 해 줘서 먹어 보기도 했지만요.

이렇게, 한국 야식의 그리움에 지쳐, 영국의 배달 음식 및 야식은 무엇일까? 를 찾게 되었어요.
여러분들도 짐작 하다시피, 영국에는 먹을 만한 야식 메뉴들이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중국, 태국 음식, 동네 피자 가게에서 파는 피자, 치킨, 칩스, 케밥 정도를 배달 주문 시키거나 직접 사가지고 와야 하지요.

 
                      일주일에 한 두번 꼴로 우편함 속으로 들어오는 음식 배달 광고지 입니다.

저희는 일찍 저녁 식사를 마치거나, 저녁에 크게 먹을 반찬이 없으면, 무작정 캔터베리 시내로 나갑니다.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다름아닌 피자와 케밥, 치킨, 칩스 등을 파는 곳이지요.

 


영국 도시 시내에는 이런 작은 가게들이 있어요. 이 곳에서는 케밥, 버거, 치킨, 피자, 칩스, 음료수 등이 팔지요. 특히 밤 늦게까지 하고 있으며, 얼마 이상이면 직접 배달을 해 주기도 한 답니다. 제가 몇 군데 먹어본 경험에 의하면케밥은 이 곳이 제일 맛있는 것 같습니다.


해가 지면, 이런 가게들에는 영국 젊은이들로 가득하지요. 이들은 클럽에 갈 복장을 하고, 가볍게 요기라도 할 겸해서 칩스, 피자, 케밥 등을 사 들고 삼삼오오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가장 많이 먹는 것은 단연 칩스입니다. 영국 젊은이들은 비네가, 소금을 팍팍 친 칩스를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거기다가 치즈까지 듬뿍 올려서 먹기도 하지요. (한국인들도 처음에는 칩스를 싫어하다가 나중에는 이 맛에 중독되곤 하지요.)

 

 

                         저희는 월요일은 피자 1+1이라서, 피자 두개와 케밥을 사러 가곤 합니다.


이 곳 치킨 케밥은 고기의 양이 상당합니다. 냄새도 안 나고 괜찮아요. 샐러드와 드레싱은 종류는 기호에 맞게 달라고 할 수 있답니다. 저희는 한국인으로서 항상 칠리 고추를 많이 달라고 합니다. 드레싱은 갈릭 마요네츠와 칠리 소스를 뿌려 달라고 합니다. 참, 케밥이 칼로리가 엄청나다는 사실 알고 있으신가요? 자주 먹으면 좋지 않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기름진 음식을 먹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월요일은 피자 한 판을 시키면 하나 더 준다고 해서, 먹긴 했는데요. 종류는 전혀 다르지만, 맛은 거의 비슷했고요. 너무 짠 피자였어요. 여기서 피자는 시키지 마세요. 한국 동네피자가 훨씬 맛있는 것 같아요. 하나 더 준다는 말에 솔깃하여 주문했지만, 결국 맛은 없었네요.

전혀 다른 종류의 피자인데, 보기에도 같아 보이지 않나요?


 

이렇게 배 터지게 먹으면서도 한국의 야식은 여전히 그립습니다. 역시 한국의 야식 문화는 따라갈 나라가 없을 것 같아요. 혹은 한국에 있는 분들은 영국 케밥, 칩스가 그리울지도 모를 일이지만요. 오늘 밤도 한국의 야식들을 떠올리며 잠자리에 들어야 겠지요.

야식 좋아하시는 분들!   뱃살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