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영어 얼마나 공부했냐는 영국인의 질문, 난감

by 영국품절녀 2012. 10. 20.



오늘은 영국인으로부터 들었던 참으로 난감한 질문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너는 영어를 공부한지 얼마나 되었니?

 

 

                                                        이런 질문 싫다구~~   (출처:  Google Image )                                           

                

 

이런 질문을 받으면, 갑자기 머리가 백지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영어를 언제부터 공부했지??   으음..... 약 15년 정도 되었나??

 

그렇게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을 하고 나면 갑자기 나 자신이 창피해 집니다. 솔직히 영어를 15년 넘게 배웠지만, 배운 시간에 비하면 아직도 영어를 크게 잘하지 못하니까요.ㅎㅎ 그래서 전 이런 질문이 참 듣기 거북합니다.

 

그런데, 주변 한국인 언니가 이에 대해 이렇게 답을 하면 어떨까 하더라고요. 자신은 이렇게 대처한다고요.

나는 한국에서 단지 입시를 위한 영어 공부만 했어.

비로소 난 영국에 와서 진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어.

 

"띵똥~~" 완전 정답인 거에요. 사실 우리가 한국에서 배운 영어는 오로지 시험을 위한 것이지요. 이를 테면 학창 시절에는 수능을 위한 영어, 대학에 들어와서는 취업을 위한 토익 등등.. 실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산 영어가 절대 아니잖아요. 그래도 요즘 학생들은 영어 수업에 원어민에게 영어를 직접 배우는 시간이 있지만, 저의 경우에는 오로지 한국인 영어 선생님에게 시험을 위한 단편적인 영어만 배웠답니다.

 

 

전에 한국인 학생이 쓰는 영어를 듣고 한 영국인 영어 교사가 한 말이 있어요.

한국, 일본, 중국에서는 우리도 쓰지 않는 영어를 배우는 것 같아...

정부나 기관에서 발행하는 영문 자료도 틀린 부분이 참 많거든~~

 

전에 아이엘츠 시험관이 말하는데, 아시아 학생들은 사전에나 나올법한 혹은 현지인인 자신도 몰랐던 단어들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요. 아무래도 한중일의 "시험을 위한 영어 교육"은 영미권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영어와는 괴리감이 있는 가 봅니다.

 

글을 쓰고 있는데 울 신랑도 옆에서 잠깐 훑어 보더니, 자신도 오늘 영국인 친구와 그런 얘기를 조금 나누었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가 먼저 신랑에게 "언제부터 영어를 배웠냐?"고 물어봤다고 하네요. 신랑은 당당하게 "영국에 오고 나서 배웠다"고 했답니다. 도저히 창피해서 13살부터 영어를 공부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신랑이 한마디 덧붙였다고 하네요. 영어 때문에 아시아권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우리는 영국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 영어 시험(아이엘츠, 토플)을 반드시 봐야 하지만, 너희는 필요 없지 않느냐고요. 영어권 대학들이 세계 학계를 주름잡는 것도 교육 시스템 외에 언어적인 이유도 없지 않을 것 같다고 했는데, 영국인 친구도 그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동의했답니다.

 

영국에 나와서 보니, 한국식 영어 교육이 참 부질없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왜 우리는 어학연수를 통해서 영어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 드는 것일까요? 한국에서 학창 시절 및 대학 시절 내내 배우는 그런 단편적인 입시, 취업 영어 교육에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 것이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