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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조기 유학 온 한국 학생들, 왜 망가지는가

by 영국품절녀 2011. 6. 4.



영국에 나와보니, 정말 영국 각 지역마다 너무도 많은 한국 학생들이 조기 유학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유학을 와 가디언 집이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부터 기러기 엄마와 함께 사는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한 형태로 영국에서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공부를 하여 원하는 좋은 대학 입학 및 좋은 성적을 얻는 한국 학생들이 많이 있는가 하면, 제가 보기에 해외에 왜 보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기 유학은 부모님과 학생들에게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장미 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물론 아니고요. 기본적으로 너무 많은 경제적 비용이 소모되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는 학업 이외에도 많은 아픔과 희생이 따른다는 거에요.   조기 유학을 생각하시고 있는 부모님들과 학생들이 꼭 알고 도전하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올립니다

                                                  가장 많이 유학 가는 영어권 국가들 (출처: 구글 이미지)

                                      

한국에서 중상위권 대학을 못 갈 것 같아 해외에 나온 도피 유학

대부분이 부모님의 벅찬 기대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선택하거나, 부모님의 의해 선택을 받는 경우이지요. 부모들은 자녀의 수능, 내신 점수가 높지 않아 중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없을 경우, 차라리 외국 대학을 가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합니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고등학생인 경우나, 졸업 후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대개 파운데이션 코스 등을 듣는 경향이 크지요.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의 성적과 노력에 비해 터무니 없는 높은 학교와 학과를 원하곤 해요. 부모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파운데이션 코스를 몇 번씩 재탕을 하거나, 결국은 원하지 않는 학교에 들어가서 수업과 생활에 적응을 못 하고 귀국하는 학생들을 많이 봤어요. 또한 부모님의 기대와 잔소리 속에서 살다가, 이 곳에 와서 자유를 과하게 맛보는 학생들도 많아요. 수업, 과제를 소홀히 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가기 위한 노력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랍니다. 물론, 영국에 와서 정말 열심히 하여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들도 많이 있어요.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는 데는 성공을 했어도, 대학 졸업이 늦어지거나, 중간에 포기 및 낙제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영국에서 대학 다니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부모님이 포기하여 무턱대고 외국으로 보내버린 나 몰라라 유학

가장 끔찍한 경우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 한국에서 말썽을 피우거나, 부모님이 포기한 자녀들을 부모님이 외국으로 보내버린 것이지요. 저도 영국에서 이런 친구들을 몇 명 만났습니다. 그들은 영어라고는 알파벳 정도만 알고 왔다가, 자기 학년보다 훨씬 아래인 학생들과 학교를 다니거나, 아니면, 파운데이션 코스 등에 들어가서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학생들과 그냥 어울려 다니는 학생들을요. 물론 미성년자이므로 가디언들이 개인마다 있어, 관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부모도 포기한 자녀들인데, 남의 말은 듣겠습니까? 이들은 부모님이 보내주신  돈 펑펑 쓰면서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요. 저번에 지나가다 들은 말로는 이번 달에 핸드폰 값으로 500-600 파운드(100만원)가 나왔다는 거였어요. 하루 종일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음악 다운받고, 그렇게 보내다보니 그렇게 나오는 게 정상일 거에요. 수업 중에도 핸드폰 가지고 장난하고, 음악 듣고,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기 마음대로 살고 있는 거에요. 이런 것 부모님들은 절대 모르시겠지요. 역시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고 있지요.



                    가난한 영국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 유치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고 합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단순히 이들 대학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목적이 있는 유학을 합시다.

외국에서 공부하면 뭔가 더 나을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에서 오는 목적 없는 유학

언젠가부터 외국 유학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어요. 왠지 '한국보다 선진국에 가서 공부하면 더 좋겠구나'라는 생각을요. 이 생각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 시대는 변했습니다. 이제는 외국 물 먹고 온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외국 학위만 들이대면 취업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해요. 예전에는 외국 학위만 있으면 운 좋게 취업이 되었지만, 이제는 한국에도 얼마든지 영어를 잘하는 토종 국내파가 있으며, 해외 학위자들의 가치는 전보다는 퇴색되어진 감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보다 외국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자기만의 당위성이 있어야 합니다.
요즘에는 외국에서 학위받아, 취업까지 생각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지요. 하지만, 영국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에게 취업의 문을 활짝 개방하지 않으며, 오히려 제한만이 있을 뿐 입니다. 이건 영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요.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막연히 외국 물 먹고 오면 더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은 이제 버리십시요. 확실한 자기 목적 의식을 가지고 유학을 가야 합니다.



남이 유학 가니깐 나도 가야겠다는 따라쟁이 유학

주변에도 친구 따라 온 어린 유학생들이 많아요. 그냥 이들은 유학이라는 트렌드에 이끌려 여기까지 온 것 입니다.
이런 학생들은 자신이 이 곳에서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무엇을 해야 할지 조차 모릅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결정하기 어려워 합니다. 그저 친구들만 따라다니는 등, 독립심이 없고, 남에게 의존하기 좋아하지요. 딱히 무슨 공부를 해야 하기 보다는, 부모님이 정해 준 또는 남들이 많이 가는 과에 그냥 따라 가는 그런 부류입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과에 들어가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학과를 계속 바꾸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물론, 친구를 따라왔다가 자신의 취미와 장점을 발견해서 이 곳에서 더욱 발전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유학이든 뭐든지 간에 확실한 목적, 목표는 가지고 있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도 학부시절에 유학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부모님의 추천과 주변 사람들의 말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시작한 영국 석사였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학업의 커리큘럼이 약간의 차이가 있기도 했고요. 나이 들어서 온 유학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생활은 힘들었습니다. 물론 어릴 수록 새 문화와 언어에 적응은 빠르다고는 하지만, 이곳에서 대학까지 잘 나온 한국 학생들은 다들 외국인으로서  어느 정도의 핍박과 차별을 견디고 자랐더군요.  따라서 조기 유학에 대한 허와 실을 확실히 인식하시고, 조기유학을 보내시거나 가는 것이 최선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