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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차를 마시면서 인간관계 맺는 영국인, 독특해

by 영국품절녀 2012. 8. 24.



영국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에 하나는 "TEA (차)" 입니다.

영국인들의 차 사랑, 정말 상상초월입니다. 영국인들은 하루에 차를 5~6잔 이상씩 혹은 그 이상을 마시기도 합니다. 그들이 사랑하는 커피나 홍차(black tea) 등도 한국인이 보통 마시는 사이즈의 두 배 크기를 단숨에 마셔버릴 정도로 차 마시는 능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항상 입에 A cup of Tea? 혹은 cuppa? 를 달고 사는 영국인들은 남녀노를 가리지 않고 차를 즐기지요. 전에 BBC 프로그램 중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음식" 에도 단연 "TEA"가 으뜸이었지요.

 

 

BBC 프로그램 리포터가 영국인에게 "당신은 차를 왜 마십니까?" 라고 물었어요.

저는 그들의 답변을 듣고 좀 놀랐어요. 당연히 차 문화 등...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요..

차를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으니까요... (엥...건강때문인거야??)

 

라는 답변이 제일 많이 나왔을 정도였어요. 그럼 "건강하게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얼마나 차 티백을 끊인 물에 담가 놓아야 합니까?" 라는 질문에는 다양한 답변이 나왔지요. 즉, 건강때문에 차를 마신다고는 하지만, 건강하게 차를 마시는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쁘레따망제 (Pret a Manger) 의 녹차 (녹차 맛이 좀 달라요. 꼭 드셔 보시길~~)

 

전문가의 말을 빌어 차를 마실 때 팁 하나~ 많은 영국인들도 잘 몰랐던 사실인데요,

차 티백을 끊인 물에 우려내는 시간 (brewtime)은 약 3분 이내로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해요.

(실험 결과, 3분 이후에는 발암 물질이 점점 나오기 시작하니까요.)

 

그런데, 영국인들은 차를 어떤 식으로 먹는지, 얼마나 티백을 물에 담그는지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혹은 어디에서 왔는지를 대충 짐작 하기도 한다고 해요. 제가 아는 영국인 할머니는 저에게 "한국인들은 우유를 넣지 않은 차를 좋아해" 하시더군요. 아마도 그 분이 만난 한국인들은 거의 그랬나 봅니다. 하긴 저도 처음에는 우유, 설탕을 넣지 않은 차를 마시곤 했거든요. 보통 영국인들은 홍차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서 먹지만, 일부 (특히 노인분들)는 설탕을 넣지 않고 우유를 많이 넣은 "weak tea" 를 마십니다.

 

그럼, 차와 관련되어 영국에 살면서 알게 된 "영국인들의 차 대접을 통한 낯선 사람과 친해지기" 에 대해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확실히 맞는지는 장담은 못 하니 태클 삼가해 주세요.)

 

 

한국인들은 호탕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편이라 마음만 통하면 쉽게 친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서로 친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함께 차 혹은 식사 대접을 하지요. 이에 반해 영국인들은 타인에 대하여 감정 표현을 극도로 자제하지만,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을 때에는 자신의 집에 직접 초대하여 간단한 식사 및 차를 함께 마시는 시간을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는 영국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아무리 작은 교회라 할지라도 한번도 말을 나눠본 적이 없는 분들이 더 많아요. 다만, 제가 자원봉사를 하면서 친해진 교회 분들 정도만 예배 후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하지요. 그런데, 어느 날 그저 눈 인사만 했던 영국인 노부부들에게 난데없이 식사 초대를 몇 번 받게 되었어요. 이런 만남을 통해 저희들은 그분들과의 친분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그 후에는 단순한 눈 인사가 아닌, 저희 안부를 자주 물어봐 주시고 신랑의 학업에도 관심을 가져 주시더군요.

 

아마도 영국인들은 차를 마시면서 상대방에 대해 파악하는 것을 선호하나 봅니다. 편안하게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것 같아요. 이처럼 이분들 뿐 아니라 교회,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도 차 대접을 받은 후에 친해지는 경우가 많았을 정도로, 영국인들의 인간 관계는 차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고도 할 수 있겠어요.

 

영국인들이 차를 마시는 것은 단순한  "Drink" 라는 의미 이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들의 삶의 방식(a way of Life) 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TEA" 는 일부 잉글랜드 및 스코틀랜드에서는 저녁 식사 (evening meal)라는 말로도 사용됩니다. 영국인들의 삶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차~ 이들이 매일 같이 하는 말은 바로 "Where's my mug?" 이 아닐까 합니다.

영국인- 차 - 인간 관계,  재미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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