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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학제 개편안 찬성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by 영국품절녀 2015. 10. 22.

저출산과 고령화 장기 대책으로 새누리당은 학제 개편이라는 참신한(?)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일단 저는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찬성하는 바입니다. 우리와 비교해 영국은 공교육 시작이 빠르거든요. 그렇다보니 보통 영국인들은 20대 초반이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더라고요. 삼십대 후에 공부하는 신랑을 보고 있노라니, 삼십대 초반에 대학 교수를 하는 영국인들이 부럽기만 했어요.

 

(출처: Google Image)

 

과거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놀이학교를 적어도 5~6년 이상 다니고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는 상황이다보니 차라리 영국처럼 일찍 유아 교육(nursery)부터 공교육에 포함시켜 부모의 경제적 짐을 좀 덜어주는 것이 낫지 않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정부가 바라는 학제 개편의 장밋빛 결과는 과히 희박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 사회의 실정과는 맞지 않거든요. 솔직히 학제가 개편된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졸업이 빠르다고 취업 시기가 빨라지고 결혼률이 높아질까요?

 

우리 사회는 아무리 학제 개편이 바뀐다해도 명문대 진학의 중요성이 없어질리 만무합니다. 유럽처럼 인문계와 실업계가 확실히 나누어지는 교육 체제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대학은 무조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된 이 사회에서... 그것도 그냥 대학도 아닌 명문대 입학을 다들 원하잖아요. 증명이라도 하듯이, 한국처럼 재수하는 학생의 비율이 높고, 편입을 위하여 대학 휴학률이 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 거에요.

 

(출처: 다음 이미지)


게다가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 혹은 학자금 마련을 위해 휴학을 하며, 졸업생 예정자들역이도 취업때문에 졸업을 유보까지 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영국 대학생들은 휴학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설사 휴학을 했다면 그만둔것을 의미하기까지 할 정도에요.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아닌 경우에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지요.)

 

(출처: 조선일보)


이렇게 우리 젊은이들의 20대는 재수와 편입, 그리고 휴학까지... 거기다가 취업을 위해 각종 자격증, 공인 영어시험 등에 대비하기 위한 비싼 스펙 준비 비용까지 치뤄야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새 20대 중반이 되어버리지요. 요즘 주변에서는 30대에 사회로 나가는 추세라고 할 정도로 취업이 늦습니다. 자동적으로 결혼, 출산까지 뒤쳐지기 마련이에요.

 

아마도 학제 개편이 이루어지면 선행학습과 조기교육의 붐이 더욱 고조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사교육 기관에만 좋은 일 시키는거 아닐까요? 부모들은 주택 대출금 갚기에도 버거운데 말이에요. 또한 학제가 짧아진다해서 배워야 할 공부량이 줄어들까요? 괜히 어린 아이들만 잡는 꼴이 아닌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학제 개편안은 - 늘 그랬듯이 - 정작 제일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 아이들을 어떠한 인재로 만들어야 할 교육 철학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오늘날까지의 교육은 산업사회를 일으켜 선진국으로 진입시키기 위한 적절한 평균적인 인재를 양성하는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제는 당연히 그런 시대는 아니지요. 아이들 수의 감소와 사회 변화는 필연적으로 기존의 학제를 개편해야 할 원인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될 점은 장차 우리사회가 필요한 인재상에 대한 기성세대의 고민입니다. 똑같이 평준화 시키는 교육이냐? 아니면 개인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토록 하는 교육이냐? 수준별 교육을 할 것인가? 이와 같은 고민이 없이 기계적으로 초등, 중등 과정을 1년 씩 줄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여러분의 공감 은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