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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유럽 한류

한복에 매료되어 구입한 중동 한류팬 놀라워

by 영국품절녀 2013. 2. 5.



전에 SBS 스타킹에서 아랍인들을 비하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서 아랍 출신 한류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지요. 이미 스타킹은 단순히 한국 TV 프로그램을 넘어서 전 세계의 한류 팬들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증명이 된 셈이에요. 영국 대학에 재학중인 한국 유학생도 아랍 친구들로부터 스타킹 방송 파문에 대한 말을 들었다고 하니까요.  

 

최근에 제 주변에서 생긴 흥미로운 한류 팬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영국 대학 학부생인 한국 여학생은 학교 기숙사에서 중동 출신인 한류팬 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들은 씨앤블루 음악을 매일 들으며, 한류 스타 중에 정용화를 제일 좋아한다고 합니다. 현재 영국 대학 석사 과정 중인 이들은 난생 처음 만난 한국인이 바로 이 학생이라고 하네요. 그들은 한국인을 직접 대면하자, 너무 반가운 나머지 자신들이 그 동안 궁금했던 한류 스타 및 드라마,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질문을 퍼 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한국 유학생은 TV를 잘 안 보는 편이라, 그녀들의 쏟아지는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에는 한참 부족했다고 해요.

 

 

사실 영국에서 한류 외국인 팬들을 만나면, 이들은 TV 에서 본 한국인들을 직접 만났다는 사실에 흥분을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과 드라마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서로 정보를 공유하길 바랍니다. 안타깝게도 영국에 유학 혹은 연수를 온 한국인들은 잘 모른다는 것이지요.

 

아무튼 한국인 유학생은 한류를 좋아하는 그들과 자주 만남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기숙사이기도 하고,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겠지요. 자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를 온 그녀들은 어린 한국 유학생보다는 나이가 약 3살 정도 더 많습니다.

어느 날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우리가 너 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이제부터 언니라고 불러줘~

 

한국 드라마를 워낙 많이 보다 보니, 호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더랍니다. 영국에서 본 외국인들 중에는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언니, 오빠, 동생 이런 호칭들을 참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듯이, 아랍 지역에서는 한국 TV 프로그램만 하루 종일 방송하는 채널이 있을 정도로 한류 팬들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사극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끈다고 하는데요, 어느 날, 그 외국인 언니(?) 들은 한국 동생(?)에게 이렇게 부탁을 했습니다.

 

우리는 한복을 입고 싶어,

한복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니?

 

그녀들은 사극 드라마의 주인공이 입고 나오는 한복이 너무 예뻐보였나 봅니다.

하긴 외국인들은 한복 사진을 보면 다들 찬사를 하곤 하니까요.

 

                                                                (출처:  MBC )

 

한국인 유학생은 그녀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인해, 한국에 계시는 자신의 부모님에게 부탁을 해서 한복을 구입해달라고 했답니다. 한복을 구입하려면 먼저 정확하게 신체 치수를 재야 하잖아요. 한국 학생은 유투브에서 "한복 치수 재기" 를 찾아 그들에게 알려 주었다고 합니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그녀들은 단순히 저고리와 치마만 구입한 것이 아니에요. 한복은 다 차려 입어야 맵시가 난다는 한국 학생의 말에 "저고리, 치마, 속곳(바지, 치마), 꽃신, 한복 머리띠 등" 이렇게 한복 세트로 다 구입했다고 합니다. 거의 결혼식 때나 입는 신부 한복 세트 수준이었어요. 한복도 꽤 좋은 곳에서 맞추는 바람에 가격도 상당히 비쌌는데, 전혀 상관없다고 했나 봅니다. 역시 석유의 위력이란...

 

한국인 친구는 그녀들에게 "도대체 한복을 언제 입을꺼냐?" 고 물었더니~~

오빠 결혼식에 한복을 입고 갈꺼야~  

 

                                            

상상만 해도 신기합니다.

결혼식 날~

히잡을 쓴 중동 출신 여자가 한복을 입고 가족 결혼식에 참여하는 풍경을요. ^^

 

현재 중동 언니들은 한복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복은 배송 중에 있고요. 이들의 한류 사랑은 단순히 한류 스타, TV 프로그램들을 넘어서 한국 문화 관심 및 상품 구입으로까지 점점 넓혀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한복을 그저 어렸을 때 그리고 커서는 결혼식에 입잖아요. 저도 초등학교 때까지만 한복을 입고, 오래간 만에 결혼식에서 다시 입었거든요. 그 뒤로는 쭉~ 시댁 옷장에 묵혀 있을 거에요. 우리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예쁘다고 찬사하는 게다가 직접 입고 싶다는 한복을 우리는 정작 불편하다며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우리가 한복을 널리 입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세우면 참 좋을텐데요. 명절 날 한복 입고 방문 시 커피 한잔 무료~~ 이러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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