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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한일전 축구 응원 온 영국인들 반응에 빵 터져

by 영국품절녀 2012. 8. 12.

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입니다.

어제는 BBC해설을 통해 본 한일전을 포스팅했는데요. 오늘은 미리 말씀 드렸던 것처럼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 가서 찍은 따끈한 현장 사진과 경기에 관람하러 온 영국인들의 반응을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영국과의 8강전이 벌어졌던 바로 그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올림픽 축구 한일전이 열렸습니다. 영국과의 경기 후, 훌리건들에게 봉변당할 뻔한 그 친구는 다시 한번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에 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그 친구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TV에서 보면 빈자리가 – 특히 양쪽 골대 뒤쪽 - 꽤 보였던 것 같지만 경기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왔다고 합니다. 카디프역을 나와 경기장까지 가는 길에는 많은 한국인들과 일본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영국인들 또한 굉장히 많았다고 하네요. 의외로 일본 국기를 들고 있는 영국인들이 많았다는데, 한국국기를 파는 곳이 별로 없어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경기가 시작되자, 한국보다 일본을 응원하는 영국인들이 조금 더 많아 보였다고 합니다. 특히 VIP 석에 앉은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니, 비싼 좌석에는 영국인들이 많아서인지 일본을 응원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고 하네요. 하지만, 경기 초반 일본 응원단의 응원 소리가 조금 들리기는 했지만, 곧 한국인들의 단합된 “대~한민국”이 일본의 응원을 압도했다고 합니다. 사실 경기장의 일본인들 수는 더 많아 보였지만 가족단위나 소규모로 조금씩 온 것이라 단합된 응원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어요.

 

 

 

해외언론에서도 보도되었듯이 한일전은 결승전보다도 오히려 더 주목을 받는 경기였는데요, 현장에 있던 영국인들도 한일전은 잉글랜드와 독일전과 같은 빅 매치로 놓쳐서는 안 되는 경기라고 말하더랍니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들의 군대 문제도 화제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의외로 박지성 선수를 찾는 영국인들이 꽤 있었다네요.

 (한국인 친구에게) 박지성 어디에 있니??

한국인 친구는 친절하게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고 설명해 주었답니다.

 

(한국, 일본)이 라이벌이라는데, 진짜로 한 판 붙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재미있어 질 것 같은데...

 

실제로 전반 중반, 구자철 선수가 깊은 태클로 경고를 받자 양팀 선수들의 몸싸움이 있었는데, 오히려 뒤에 그 영국인들이 더 흥분을 하며 “싸워라~ 싸워라~~고 소리치더랍니다. ㅎㅎ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경기장에는 한국, 일본 그리고 영국 국기가 곳곳에서 펄럭였는데요, 의외로 중국사람들도 많이 있어서 놀랐다고 하는데요. 중국인들은 축구를 보면서도 자기들끼리  “도대체 왜 우리 축구는 안 되는 것일까?”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한국인은 원래 중국인에서 갈라져 나왔는데, 갈라져 나오지만 않았어도 저 팀은 중국팀이다”와 같은 말 같지도 않은 황당한 얘기까지 하더랍니다. 얼마나 배가 아팠으면 그런 말을 할까 싶기도 하네요. 그 중국인들은 그들의 국기인 대형 오성홍기를 가지고 와 걸었다는데, 결국 진행요원에게 걸려 떼었다고 합니다. ㅎㅎ (한국인 친구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서 듣게 된 거에요.)

 

 

경기가 무르익자 일본을 응원하던 영국인들도 일부는 한국으로 갈아타기 시작했다는데요. 한국팀의 선전과 한국의 단체 응원에 매료되어 그런 것 같았답니다. 다만 “대~한민국”이란 말이 생소하고 어려워 박수 위주로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요. 일부 영국인들은 주변 한국인들에게 뭐라고 말하는지 물어보더니 함께 "대~한 민국"을 따라 외치기도 했고요.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박주영 선수만큼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 그러나 결코 인터뷰에서는 볼 수 없었던 – 김기희 선수가 교체되어 나오자,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김기희 선수를 열렬히 환호했다고 합니다.

경기는 모두 아시는 것과 같이 2-0. 경기장은 한국 선수들과 한국 응원단으로 환호로 휩싸였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숫자에서는 앞섰지만 소규모로 흩어져 들어온 일본인들은 조용히, 아~주 조용히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조금 애처로워 보였다고 하네요. 일부는 한국인들에게 축하를 해주기도 했다는 군요. 

 

친구가 직접 찍어온 동영상이에요. (구자철 선수가 골을 넣은 후 열광하는 모습~)

 

잠시, 우리 한국 선수들의 인터뷰하는 모습 감상해 볼까요? (보너스 입니다. ^^)

제가 아는 동생이 이번 한일전에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그의 일본인 친구가 이렇게 댓글을 남겼어요.

"일본 선수들과는 달리, 한국 선수들은 몸이 너무 좋아~~" (저도 동감이요.)

 



승리의 여운을 마음껏 누릴 틈도 없이 그 친구는 부랴부랴 카디프역으로 되돌아 와야 했는데요.

주변의 영국인들이 그 친구에게...

한국 축하한다. 너네 축구 참 잘하더라~

 

그렇게 칭찬하면서도 한다는 말이~~

원래 우리가 잉글랜드로만 팀을 짰으면 더 잘할 수 있었다.

유로 2012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그렇다. 루니가 와일드 카드로 안 나왔고,

쓸데 없는 웨일즈 선수들 넣다 보니 너희에게 졌다” (하물며) “긱스가 몇 살인지 아느냐?”

 

라면서 은근슬쩍 변명을 하더랍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잉글랜드 사람들이 축구에서 가장 많이 하는 변명이

 “~ 때문에 졌다.” 라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ㅋㅋ 실력이 없어 졌으면 겸손하기라도 해야지, 쯧…

 

한일 축구전쟁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지역 예선부터 시작했다고들 하는데요. 비록 A 매치는 아니지만 이번 한일전처럼 가장 중요한 대회, 중요한 순간에서 만난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그 친구처럼 현장에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지만 여러분과 함께 그 승리의 기쁨을 생생한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서 다시 한번 만끽했으면 합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 준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불펌은 하지 말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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