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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기러기 부부를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기러기 아빠가 있었습니다. 요즘 TV 및 언론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주제가 기러기 부부의 생활이지요. 기러기 부부의 폐단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대중들의 시선은 상당히 싸늘하기만 합니다. 단도 직입적으로 저는 부모가 자식을 위해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러기 부부의 입장이 이해가 되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몇 달 전에 "누구나 기러기 부부는 될 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올해 제 학부 교수님이 안식년을 맞이하여, 미국 모 대학으로 1년간 가족과 함께 가 계십니다. 그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교수님 가족들의 사진들, 가끔 미국 생활의 찬양(?) 글도 올리시는 것을 봤습니다. 원래부터 가정적이신 분이시라, 미국에서는 아이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계신 답니다. 교수님 가족들은 미국 생활에 금방 적응을 하였고, 사진과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함이 물씬 느껴집니다.

 

 

 

제가 교수님께 페이스북 채팅창으로 대화를 신청했습니다.

"교수님, 미국 스타일이세요. 너무 잘 적응하시는 것 아니에요?"

교수님은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하시는 거에요

아이들이 한국에서는 일찍 끝나도 학교에 가기 싫어 하는데, 미국에서는 오후 3~4시에 끝나도 학교가 좋다고 했답니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무료 체험들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도처에 있는 등.....

 

갑자기 교수님으로부터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기러기 부부는 남의 일이 아니구나" 싶은 거에요. 그저 남으로부터 들은 것도 아닌 자신이 직접 이 곳의 생활이 자녀에게 좋다는 사실을 안 이상, 게다가 아이들까지 이 곳에서 머물기를 바란다면... 아마도 "교육열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대다수의 한국 부모들은 한번 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기러기 생활 6년차이신 분의 말을 빌어보면..

누가 기러기 생활을 처음부터 결정하겠느냐, 어떤 부부도 떨어져서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자식들 때문에 기러기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식들이 간절히 원하고... 주변 사람들은 남들은 돈 없어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돈도 있는 네가 왜 안하려고 하냐... 자식 생각을 해야지...너는 이기적이다~~

 

그 분은 비록 자신이 기러기 부부로 살고는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절대 기러기 생활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라고 충고하십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일수록, 부부 관계가 금세 금이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하시더라고요. 또한 아이들이 어리다보면, 떨어져야 할 기간이 상당히 길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하셨어요.

 

부부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기러기 생활을 하다가 이혼한 부부

 

제가 사는 곳의 지인 가족도 내년 8월이면 약 2년 만에 귀국을 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이 곳 학교 생활을 정말 좋아합니다. 벌써부터 한국 갈 생각에, 큰 아이는 한국과 영국 학교를 비교한다고 합니다. 전에 한국에 있을 때 사교육도 거의 안 했던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학교는 재미없고, 공부만 시킨다면서 영국 학교가 훨씬 좋다고 하더래요. 이런 말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내년에 다시 한국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는 부모는 기러기 생활이 남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영국에 있으면서, 기러기 엄마들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이렇습니다.

 

한국에서 자녀들의 사교육에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차라리 같은 돈이면 영국에서 자녀가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도록 하는 것이 낫다. 또한 주변 엄마들의 교육열에 나는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 아예 나는 카톡 사용을 일부러 안한다. 한국에 있는 학부모들과 연락을 하다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자녀들의 사교육 정보들 뿐이라 괜히 조바심이 난다.

 

 

 

해외에서 살면서, 국내 기사를 읽어보면 어쩔 때에는 한국 교육 현실이 기러기 부부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행복하게 교육받는 아이들을 지켜 보면서 부모들이 과연 과열된 사교육에 경쟁심만 부추기는 한국 교육의 현실 속으로 아이들을 내몰 수 있을까 싶거든요.

 

저는 TV 혹은 언론에서 기러기 부부의 불륜 실태 등 자극적인 면과 강조하는 것은 못마땅합니다. 또한 무조건 기러기 부부을 비난만 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다만 경제적인 처지 및 부부간의 충분한 합의와 대화 없이 기러기 부부의 삶을 선택한 자체는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특히 충분한 비용이 허락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정한 기러기 부부의 생활은 자칫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하거든요. 끊임없이 기러기 부부를 양산하는 고삐 풀린 한국 교육과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이 빚어낸 기러기 부부의 폐단, 과연 해결책은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네요.

 

참, 기러기 아빠는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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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국품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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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3.11.21 07:0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미친 교육. 교육은 없고 스펙민 쌓는 학교가 만든 비극입니다.

  2. 노지 2013.11.21 07:5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교육입니다...우리는...자유가 없어요.

  3. 보헤미안 2013.11.21 10:0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한국 교육이 그만큼 개판이니 부모들이 멀리가서는 좋을 게 없는
    선택임을 알면서도 기러기부부를 선택하는거죠...
    아마 지금 기러기부부가 좋지 않다는걸 모르는 부모님들은 없을꺼에요..
    그러나.....어쩔 수 없는거죠..자식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좋은 공부를 시킨다면..그걸 알고서라고 "우린 달라. 잘 할 수 있어." 라면서 그런 결정을 내리겠죠...
    국민들의 지나친 교육열과 우리나라 교육(+ 대학교까지..)의 허술함의
    만들어낸 최악의 콜라보네요..ㅠㅠ

  4. 발리투도 2013.11.21 11:3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정말 이런 문화는 외국어에 대한 동경과 열등감이 낳고 스펙이라는 것에 목매는 우리사회의 자화상이자 부모들이 자식은 좋은걸 해줘야해 하는 되도 않는 부모심 때문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제 정권이라면 그냥 강제로 출국 시킬거 같습니다

  5. 콩지니 2013.11.21 14:0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수업시간에 기러기가족에 대해 심층인터뷰를 한 연구논문들을 몇 편 본 적 있습니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 가족 비동거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지속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미래의 불안함에 대한 확실한 투자를 자녀교육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전략적으로 기러기부부를 선택하는
    부류들도 있더군요. 공통점은 자녀 교육문제때문인데, 그 속내를 보면 차이가 나더라고요.

    전략적으로 선택한 가족의 경우 우리나라 명문대나와도 주변에서 여차하면 하루아침에 잘리는 걸 보고,
    해외유학을 다녀온 자신의 아버지 친구분 딸이 같은 로펌회사에 있는데 연봉에서 거의 3배 가까이 차이난 점을 직접 겪는 등
    실제로 차별과 불안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이를 유학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육문제도 크지만 제일 중요한 건 교육을 받은 후 더 나은 삶, 특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지, 어떤 일자리인지, 연봉을 얼마나 받을 수있는지라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들이 교육과 연계되어 함께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기러기부부 현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6. dlwldus 2013.11.30 11:1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런 심한 한국의 교육열로인해 아이들만 힘이드네요. 우리학생들 모두 힘 내시고 좋은 생각 만들 하시길바랍니다.항상이런 말 들려올때면 마음이 아프네요 학생여러분 모두힘내십시오!

  7. I saw goose papa 2013.12.06 00:0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직 결혼도 안했고 자식도 없지만 과거 기러기 아빠를 옆에서 좀 지켜봐온 사람중 하나로서 심히 공감됩니다.
    예전에 다니던 직장상사분이 기러기 아빠였는데 제가 외국에서 좀 오래 살았다는걸 알고는 저한테 잘해주셨거든요.
    같이 술도 자주 마시고 그분 사는 곳에서 밥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그랬죠.. 그때 그분이 했던 말중에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네요. 남들은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지만 나는 개같이 벌어서 그냥 개같이 사는거 같다고..
    진짜 돈이 많으면 모를까 일반 직장인이면 돈 좀 벌어봐야 대부분 가족한테 보내주고 남는 돈으로 세금 내고 먹을거 좀 사먹고 유흥 좀 즐기고 나면 그후엔 진짜 거지같이 살아야 됩니다. 옷 한벌 사입기도 힘들어하더라는.. 무엇보다도 돈도 돈이지만..
    사실 결혼 안해보고 자식 없는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가족이랑 항상 떨어져있어야 되는 고통이 상당한거 같더라구요.
    잘 모르는 사람은 아내 눈치 안보고 술 먹고 사창가 들락거리고 그런게 재밌어보일지 몰라도.. 처음에나 즐겁지 그짓거리도
    한두번이지 시간 지날수록 사람이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가더라구요. 결혼한 친구들 맨날 만나 술 마실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집에 있을땐 늘 혼자서 밥 먹어야 되고 몸 아플때 돌봐줄 사람도 없고.. 장보고 집 치우고 밥하고 빨래하고 자기가 다 알아서
    해야되는데.. 참 그런거 보면서 저렇게까지 살아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자식 위해서 희생한다고 말하는거 들으면 한편으론 또
    이해가 가고 그렇더라구요. 어쩔 수 없죠. 자식새끼 혼자 외국 보낼 수는 없고 그렇다고 가족이 다 가버리면 거기서 뭘 먹고
    삽니까.. 저는 그래서 그분께 이렇게 말하며 위로했죠. 기러기 아빠도 아무나 하냐고.. 여기 사람들 대다수는 보내고 싶어도
    돈 없어서 못보낸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참 씁쓸하더라구요. 잘 먹고 잘 살자고 행복하자고 돈벌며 살아가는건데 저게 진짜 행복한건가.. 그렇다고 그분 자녀가 한국서 학교 다녔음 걔들은 행복했을까.. 미국이나 캐나다 애들은 유학 같은거 갈 필요 없이
    자기네 나라에서 즐겁게 학교 잘 다니는데 한국에서 태어난 죄로 저렇게 온가족이 생이별하며 시달려야 되나 하는 생각에
    당사자도 아닌 제가 더 우울해지더라구요. 기러기 아빠도 힘들지만 현지에 가있는 가족도 나름대로 적응하느라 힘들겁니다.
    저는 가족 전체가 외국으로 가서 우리 부모님은 떨어져사는 고통은 겪지 않았지만 외국생활 초반에 제가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었더랬지요. 영어는 어설프지 친구는 아무도 없지.. 전 제가 가고 싶어서 외국 간게 아니라 부모따라 같이 딸려간거라
    처음엔 부모님 원망도 많이 했죠. 근데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평생 한국서만 학교 다닌 제 친구들보다
    더 즐겁게 학창시절 보냈다고 자부합니다. 한국 학교에 뭐가 있습니까.. 시설이 좋습니까 애들 여가생활할만한 시간이 있습니까
    온 천지에 학원뿐이고 애들은 하루종일 책상앞에서 교과서만 디벼다보고 있고.. 하루 10시간 공부하며 날고 기어봤자 옆에 넘이
    14시간 공부하면 밀리는게 현실 아닙니까.. 그러면서 국제평가에서 2등 했다고 자위질이나 해대고.. 그딴거 별 소용 없습니다.
    외국 나가면 한국 애들 말고도 일본, 대만,중국,홍콩,인도,싱가폴 애들도 한국애들만큼 다 똑똑합니다. 아시아 애들이 공부를
    많이 하니 시험 치면 점수는 높거든요. 저는 외국 살면서 한국에서 학교 다니던 친구들보다 공부는 많이 안했지만 걔들보다
    영어는 넘사벽 수준으로 잘하고 기타 외국어도 사용가능합니다. 그리고 걔들이 절대 가질 수 없는 좋은 추억들을 가지고 있죠.
    이것저것 한국서는 하기 힘든 운동도 많이 해봤고 연극도 해보고 전세계에서 온 친구들과의 파티와 Prom의 추억까지..
    저는 현재 한국에서 일 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다시 떠날려고 생각합니다. 첨에 들어올때는 좀 오래 눌러앉으려
    생각하고 왔는데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 키울 생각하면 미혼일때 한국을 뜨는게 나을거 같아서요. 여기는 다 좋은데 유일한
    약점이 엿같은 근무환경이랑 교육환경이라는거.. 여건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아직 영 별로라서요.
    여건 되면 덴마크나 핀란드 같은데서 살며 애들 키우고 싶네요. 기러기 아빠들 불쌍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존경합니다.
    집적 겪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봐오면서 얼마나 힘든지 대충 알기 때문에.. 자식 위해 자기 인생 반쯤 포기하는 희생 대단하죠.
    안타깝지만 기러기 아빠는 여기 교육환경이 엄청나게 좋아지지 않는 한은 계속 나올겁니다. 미혼인 분들은 자녀들을 어디서
    교육시킬지 결혼전에 미리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자녀 유학 보내실거면 지금부터 악착같이 돈 아끼셔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한 한국에 혼자 남는거보다 전가족이 외국에서 살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