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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 언론의 한국 뉴스

영국 미디어에 나온 한국 이미지, 직접 보니

by 영국품절녀 2013. 12. 27.

며칠 전 코트라에서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유럽 한류와 국가 브랜드" 조사 결과, 그들이 떠올리는 한국의 이미지는 단연 삼성, 북한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제가 영국에 살면서 경험한 것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저도 영국에 와서 보니, 가정 집, 대학 기숙사, 회사 등의 전자 제품들을 보면 "삼성(SAMSUNG)"이라고 써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고요, 휴대폰은 어느 새 애플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삼성을 쓰는 유럽인들이 제법 많습니다. 게다가 신문만 봐도 삼성 휴대폰 광고는 어디에도 빠지지 않을 정도랍니다.

 

종종 삼성을 한국이 아닌 일본 브랜드로 알고 있는 유럽인들이 있거나, 아예 삼성이 어느 나라 물건인지 관심조차 없이 사용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삼성 = 한국" 이라는 공식이 유럽인들의 뇌리에 박힌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8년 전 석사하러 왔을 때에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또한 삼성 이외에도 LG 및 현대, 기아 자동차도 꽤 잘 알려져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는데,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안 지배인은 자신의 아버지가 기아 차를 소유하고 있는데, 아주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반면에 일본, 독일차를 카피한다고 비판하는 영국인들도 있지만요.

 

(출처: Google Image) 

첼시 스폰서인 삼성

 

제가 사는 동네는 덜하지만, 런던에 가면 삼성 광고판은

지하철, 버스 정류장 등  정말 쉽게 볼 수 있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실텐데요, 런던 피카딜리에는 광고 랜드마크로 유명한 피카딜리 빛(Lights) 이 있습니다. 이는 광고판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항상 삼성, 현대 광고가 보이고요, 뒷쪽 건물에는 LG 광고도 있답니다. 참, 현대는 앞으로 2018년까지 5년간 광고 재계약을 맺었다고 하네요. 수많은 여행객들의 런던 명소로 꼽히는 곳이므로, 상당한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매주 이백만명이 이 곳을 지나친다고 하니까요.

 

 

 

Piccadilly Lights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유럽인들에게 "Korea" 는 단연 "북한" 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유럽인들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I'm Korean" 이라고 소개하면, 언제나 따라나오는 질문은 "South or North?" 이지요. 참 이상한 것은요, 그런 질문을 하는 대부분은 지금까지 북한 사람들을 전혀 만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이런 질문을 한다는 거에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도 워낙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북한" 관련 기사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지난 주에 카페에 차를 마시러 갔다가,

진열되어 있는 신문들을 보게 되었어요.

 

 

제가 주로 가는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신문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The Sun, Mirror, i (The Independent), The Telegraph, The Guardian

 

그 날 그 곳에 있던 신문은 SUN, Mirrori 였는데요,

그 많은 기사들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영국 BBC 및 미디어의 단골 손님인 "북한"

 

 

 

몇 주 동안 장성택 관련 북한 기사들이 BBC 뉴스를 도배했는데요,

이 날은 리설주와 관련된 기사가 실렸더라고요.

이렇다보니 Korea 하면 북한이 떠오르나 봅니다.

 

 

본문과 관계는 없지만, 북한 기사에 이어 눈에 띈 것은 최근 관심을 크게 모았던

울란도 블룸과 미란다 커의 이혼 기사...

 

 

아무래도 울란도 블룸이 제가 살고 있는 캔터베리 출신이라서 괜히 더 관심이 가지더라고요,

혹시나 이번 크리스마스에 그가 캔터베리에 올까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ㅎㅎ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기성용의 골 세레모니~~~

 

 

 

지난 주에 기성용이 첼시전에서 골을 멋있게 성공시켰지요? 영국 신문 (12월 17일자)에는 기성용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여기저기 실렸습니다. 사실 그 동안 우리 선수들이 골을 넣어도, 신문 뒷면에 사진이 크게 실리는 일은 좀처럼 드물거든요. 그런데 역시 첼시라는 강팀과 맞붙은 경기에서 승리의 골을 넣으면, 이렇게 기성용처럼 제대로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나 봅니다. ㅎㅎ

 

The SUN

 

 

 

Mirror

 

 

i (From The Independent)

 

 

어제도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기성용이 PK를 얻어서 골을 또 성공시켰다는

반가운 소식이 또 있었어요.

 

Dailymail

 

 

Guardian

 

아직 영국은 한국보다 9시간이나 차이가 나는 관계로, 현재 온라인 기사로만 기성용의 골 장면이 실렸는데요, 첼시전처럼 신문에도 기성용의 사진이 실릴지는 의문입니다. 제가 지난 주 신문에서 기성용의 골 사진을 보면서 참 다행스러웠던 것은 한국과 북한의 기사가 나왔다는 거에요. 카페에서 신문 날짜를 확인하지 못해, 같은 날에 나온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하루 차이로 기사가 떴네요.

 

만약 기성용의 골이 없었다면, 수많은 영국인들은 연일 북한 기사만 읽고 Korea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렸겠지요. 하지만 많은 축구팬들과 일반인들이 기성용의 골 기사를 보면서 Korea가 단지 북한만이 아닌 우리나라도 있다는 것을 알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실제로도 축구팬들은 제가 한국인이라고 하면, 우리 선수들의 이름을 열거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저는 한국이 축구로도 널리 알려지고 있구나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제가 만난 유럽인들과 영국 미디어를 통해 본 한국의 이미지는 여전히 삼성과 북한이 압도적이지만요, 서서히 이 곳에서도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떠올릴 날이 곧 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미 유럽에서 학업 혹은 일을 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까요. 부디 유럽인들이 우리나라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년에는 우울한 소식이 아닌 행복한 우리나라 소식들을 영국 신문에서 자주 접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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