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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영국 남편들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 그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4. 5. 19.


안녕하세요? 품절남입니다. 지난 주에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다고 했음에도 그렇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주변 신상에 변화가 약간 있어서 그것을 처리한다고 무척 바쁘고 힘들었습니다. 오늘 한 주의 일과가 시작되는 만큼 힘을 더 내야 할 것 같네요. 

 

최근에는 임신과 육아가 온전히 엄마들의 몫만은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들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늘어난 것 같기는 합니다. 영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품절녀님이 임신을 하다 보니 요즘은 영국인 지인들과 만나도 대화의 주제가 그쪽으로 흐르곤 합니다. 그런데 현재 60-70대 영국인 할머니들을 만나서 그 분들의 임신과 육아 시절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한결 같이 하는 말은 

 

우리 남편은 부엌에 들어온 적도 없어, 아이 봐 준 적도 없다니까...

정도가 됩니다. 그러면서 가끔 덧붙이는 말은... 

요새 거리에 나가보면 다들 아빠들이 유모차를 끌고, 아이를 안고 다니더라... 

 

물론 표정이 그리 밝지 않고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분명 아들만 가진 영국 할머니입니다. 양육을 분담하는 것이 맞다고 하시면서도 자신의 아들이 직장일에 육아까지 참여하는 것이 다소 못마땅한 모양입니다. 

 


얼마전 우리나라 모 언론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30대의 가장 착한 남편은 바로 "아기를 잘 보는 남편"이라고 하더군요. 제 친구들을 봐도 적어도 주말에는 온전히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하더군요. 아무래도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어 자녀 양육의 몫은 과거에는 온전히 엄마가 맡아서 해야 했다면, 이제는 부부의 공동의 몫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은 양육이 필요없는 예비 아빠지만, 아내의 입덧으로 인해 집안일, 요리 등등 전업 주부로서의 삶이 3월부터 시작되었지요. 종종 힘들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요. 지난 주 병원에 아내와 피검사 결과와 현재 상태를 알아보고 위해 다녀 왔습니다. 다행히도 검사 결과는 모두 양호하고 이상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산사가 아기 심장 소리를 들어보겠냐고 하더군요. 아내의 뱃속에서 들려오는 빠르고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데 너무 신기했습니다. 조산사가 말하길 원래 태아는 어른의 2배 이상으로 심장이 빠르게 뛴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직접 우리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듣고 나니 다시 아내에게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영국에서는 임신 후 부인과 병원을 같이 다니는 것 자체가 오히려 평범해졌기 때문에, 남편들의 육아 참여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 하나의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초음파 사진을 통해 아이의 모습을 미리 보고 아기 심장 박동 소리를 함께 들으면서 미래의 아빠로서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출처: Telegraph)

 

영국에서는 부부 양육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아내들은 전업 주부가 아닌 워킹맘의 삶을 선택하는 비율이 느는 반면, 남편들 중에는 돈이나 자신의 커리어보다는 자녀 혹은 가족의 행복을 위해 자처해서 집에 있는 아빠 (Stay-Home Dad)의 늘어나고 있다네요. 과거와는 달리 이제 영국 부부들은 자녀와 가족의 행복이 직장 선택(재택근무, 파트타임 등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자녀는 부모가 직접 키워야 한다는 것이 더욱 믿을만 하며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길거리에 유모차를 끌거나 혹은 아기띠를 메고 다니는 남자들을  보면, 제 미래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한국의 젊은 아빠들도 점차 변화하는 추세지만, 영국 남편들은 확실히 양육은 부부의 공동부담으로 여기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영국에서도 집안일과 양육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아빠들도 있으니 영국인이 무조건적으로 낫다고는 말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양육을 함께 하는 영국 부부들의 모습이 아직까지는(?) 좋아보이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난 주말부터 품절녀님의 입덧이 상당히 호전되어서 저도 좀 살것 같습니다.16주차 정도가 지나면 입덧이 줄어든다고 하던데, 정말 그대로 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입덧이 줄어드니 식성이 살아났네요. 배도 좀 나왔고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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