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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어린이 출입금지 구역 논란, 영국도 마찬가지

by 영국품절녀 2014. 8. 16.

요즘 이슈가 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 확산" 기사를 읽으면서 저는 예비 엄마지만 이해가 됩니다. 동네 카페 및 음식점들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부모와 함께 온 어린 아이들이 너무 시끄럽다" 입니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엄마들은 서로 떠드느라 바쁘지요. 그런 모습들을 자주 보다보니 인상이 찌푸려 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카페 안이 시장바닥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저도 곧 엄마가 되는 입장이므로, 노키즈 존 확산이 우려가 되기도 하지만 공감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출처: Google Image)

 

제가 사는 동네는 아파트 단지라서 음식점 및 카페, 제과점 등등 부모와 어린이들이 항상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카페에 들렀다가는 어김없이 몇 분도 안 되어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지요. 그럴 때마다 저는 영국 카페 혹은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그리워집니다. 거기서도 유모차 혹은 부모의 손을 잡고 오는 어린 아이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소리가 소음처럼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어느 정도는 아이들의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그 소리가 과하다 싶으면 항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해야 한다는 훈계를 어김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목격하곤 합니다. 그런 탓에 아무리 어린 아이들이라도 카페나 레스토랑에서의 행동은 참 어른스럽고 신사, 숙녀 같다는 느낌마저 들 때가 있답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요즘 우리나라는 공공 장소에서 떠드는 아이들에게 훈계하는 부모는 참 보기 힘듭니다. 제가 겸험한 바, 특히 음식점에서 많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을 전혀 통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혹은 통제할 의지조차 없는 상황이 참 난감할 뿐입니다. 

 

과거에 비해 어린 아기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외출 및 외식을 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는데요, 제 상식으로는 음식점 및 카페 내부에서 아기가 울거나 떼를 쓰기 시작하면 잠시 밖에 나가서 아이를 달래고 왔으면 좋겠는데, 하염없이 아이의 시끄러운 울음 소리 및 징징대는 소리를 타인들에게 계속 들려주면서 식사 시간을 방해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내 자녀의 울음소리가 타인에게는 그저 듣기 싫은 소음에 불과합니다.

(출처: Google Image)

 

이처럼 우리는 최근에서야 노키즈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이는 영국도 마찬가지더라고요. 2011년 BBC 기사를 보면,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 약 31%는 레스토랑 혹은 카페에서 어린 아이들이 있다는 이유로 입장이 불허되었다고 했는데요, 영국 부모들 역시도 자녀가 어릴 경우 외식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합니다. 어린 자녀들이 한 곳에 조용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는 일이 쉽지는 않으니까요. 이를 테면 아이들은 돌아다닌다거나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합니다.

 

(출처: BBC)

 

2010년 BBC 시청자 토론방에서는 " 부모 동반한 어린이 펍 출입 제한"과 관련하여 찬반 논쟁이 있기도 했었어요. 원래 1995년 이전까지 영국(잉글랜드, 웨일즈)에서는 14세 이하는 펍 입장이 불허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의 영국 펍은 술을 파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족 외식 장소 즉 영국인의 밥집으로도 널리 이용되는 곳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펍 주인들은 타인에게 방해된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출입을 불허하기도 했나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과 함께 외식하고 싶어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자녀들로 인해 타인에게 방해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큽니다. 왜냐하면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어린 아이들의 소음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사람들의 불평이 대단하다고 하기 때문이지요. 이에 부모와 아이를 위한 영국 육아 포탈 사이트인 멈스넷에서 알려주는 팁이 있어서 소개할까 합니다.

 

"어린 자녀(toddler - 유아)가 있는 부모를 위한 외식팁"

 

●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 있거나 혹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만한 레스토랑을 선택하라.
아이가 너무 배가 고프지 않을 때 외식을 하라.
책이나 (소리를 내지 않는) 소형 장난감을 챙겨라.
연애 중인(romantic) 커플 옆에는 앉지 마라.
자녀가 절대로 조용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밖에서 아이를 진정시켜라.

Source: Katie O'Donovan, Mumsnet

 

 

위 팁들 중에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마지막 문장일 것 같습니다.

육아 포탈 사이트에서 영국 엄마들이 대부분 동의를 한 의견인데요...

 

만약 아이가 식사를 하고 있는 타인들에게 방해가 될 경우에는...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이다.

 

 

확실히 영국에서 제가 목격한 상황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이를 테면 토들러 그룹, 음식점, 카페에서 어린 아이들이 떼를 쓰거나 울면 부모들이 밖으로 아이를 바로 데리고 나갑니다. 그리고는 몇 분 후에 아이는 주눅(?)이 든 표정으로 부모와 들어오곤 하지요. 아마도 밖에서 부모는 아이를 달래거나 훈계를 한 것 같습니다. 영국 엄마들은 얼마나 엄격한지 보는 제가 무서울 정도랍니다. ㅎㅎ 반면에 어디가나 부모가 통제 못하는 아이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시끄럽게 돌아다니거나 소리를 낸답니다. 

 

그런데 저는 노키즈 구역 확산이 공감은 되지만, 그저 대안없이 계속해서 어린 아이들의 입장을 거부만 하는 현상은 절대 올바르지 않다고 봅니다. 출산률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부모와 아이들에게 도움은 못 줄 망정 이제 아이들과 갈 수 없는 음식점, 카페들까지 늘어난다는 자체가 어린 자녀를 가진 일부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참 부당하고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물론 현 상황에서 방해받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한 어린이 제한 구역 (Kids - Free Zones)이 필요하겠지만, 정작 요구되는 것은 바로 마음껏 외출할 수 있는 "어린이 친화 구역 (Kids - Friendly Zones)" 입니다. 영국에서는 지라프(Giraffe)와 피자 익스프레스(Pizza Express)를 어린이 친환경 레스토랑으로 꼽았어요. 제가 살던 곳에서도 일부 음식점 및 카페들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 공간 및 도구(종이, 색연필 등)들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도 키즈 카페 등 아이들과 함께 외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긴 하지만요, 일단 이런 장소들이 동네마다 턱없이 부족하며, 입장료 및 음식 가격도 꽤 비싼 편으로 부모들의 부담이 큽니다.

 

 

Tip!! 어린 자녀와 런던 여행하실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좋을만한 레스토랑들 (Child Friendly restaurants) 소개  -> 로가기

 

 

 

아이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All star Lanes

(출처: londonist.com)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영국에서는 어린 자녀들과 외식을 할 경우 이렇게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습니다. "어린 자녀와 외식을 할 경우, 부모는 아이가 예절 바르게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 라고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노키즈존의 확산은 일단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의 식사 예절 교육 및 공공 장소 예절에 대해 재고해 봐야 할 기회라고 봅니다. 특히 내 자녀의 사소한(?) 행동이 남에게는 상당한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지요. 동시에 어린 자녀들과 부모들이 자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어린이 친환경 외식 장소가 많이 생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