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BBC와 비교되는 인천 아시안게임 중계, 아쉬워

by 영국품절녀 2014. 9. 24.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아직도 늦더위가 한창이라 낮에는 좀 덥네요. 특히 요즘은 학교 강의 때문에 겉옷까지 입고 다니니 한낮에는 셔츠가 땀으로 꽤 젖기도 한답니다. 그래도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다고 하니 좀 시원해 질 것 같기는 합니다.


강의시간이 좀 많다 보니 – 그것도 영어 강의가 2과목 – 벌써부터 조금 힘에 부친다는 느낌이 듭니다. 수업 준비 후 밤 늦게 귀가해서 하는 일이라고는 야구 하이라이트를 보는 것이 그나마 낙이었는데, 이번 주는 아시아 경기 대회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아 국가들의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대회를 즐기려 하니 조금은 답답한 부분이 있네요.

 

 

우선 중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하루 이틀 나온 말은 아닐 줄로 압니다만, 한국 선수가 나오는 경기나 그것도 인기 종목 위주로만 중계를 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러 채널에서 똑같은 중계를 한다는 비판은 비단 제가 하지 않아도 오래 전부터 있었겠지요.

하지만 오늘 아침 일찍부터 각국의 선수들이 여러 종목에서 시합을 겨루는 것은 중계 자체가 없다 보니 경기 자체를 즐길래야 즐길 수도 없습니다. 비인기 종목이나 한국 선수들이 나오지 않는 경기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가 시작되면 끊기기 일수지요.

 

 

 

더욱이 황당했던 것은 어제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 한국 대 중국 경기는 아예 TV 중계조차 없었습니다. 아무리 채널을 돌려봐도 드라마만 할 뿐, 배드민턴 경기는 볼 수 없었지요. 아프리카 TV에서 중계해준다는 소식에 잠깐 보기는 했지만 중국 방송을 포워딩한 중계였고 그러다 보니 잠이 들어버렸네요.

 

갑자기 저는 2년 전에 있었던 런던 올림픽이 생각나더군요. 이어지던 오심 판정 때문에 짜증이 꽤 나긴 했었지만, BBC의 올림픽 중계는 이번 아시아 대회와 비교해 볼 때, "왜 세계 최고의 방송국 중 하나로 인정받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출처: BBC SPORTS)

 

물론 BBC도 영국인 선수가 출전한 경기나 농구와 같이 관심 종목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BBC 웹사이트와 위성채널을 통해서 거의 모든 경기의 예선뿐만이 아니라 8강 이상의 경기를 국가에 관계 없이 중계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시청하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각 종목의 사진을 클릭만 하면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었지요. 간혹 영국팀이 아닌 타국 선수들의 예선 경기는 해설이 없을 때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영국에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거의 다 볼 수 있는 것이 어디냐라는 생각도 해 보았네요.


 

(출처: BBC SPORTS)

 

물론 현재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은 자국의 웹페이지를 통해서 이번 대회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에게도 자국 선수들의 경기를 한국어로 들으며 즐길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박탈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자국 선수들의 경기는 한국 선수와의 시합이 없는 한 아마도 시청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이번 대회는 논란이 되었던 개막식부터 운영의 미숙까지 겹치면서 개막한지 며칠 만에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예산이 많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네요. 전 종목 중계도 결국은 예산 문제와 관련이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예산이 충분했다고 해도 BBC처럼 중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도 사회가 어수선하니 운동 경기에도 좀처럼 흥이 나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