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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영국 무상 의료 중단, 외국인들은 돈내라

by 영국품절녀 2015. 4. 9.

안녕하세요? 품절남입니다.

오늘은 따끈따근한 정보 글 하나를 남기려고 합니다. 영국은 역사적으로 사회보장제도가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구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당 정부에서 나온 것으로,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완벽한 복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영국의 의료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의 의료제도인 NHS (National Health Service)세금으로 운영되고, 일반 국민에게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사실 NHS는 그 동안 보수당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민영화의 표적이 되었습니다만, 국민적 만족도가 워낙 높아서인지 민영화에 성공하지는 못했지요.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대처도 NHS만큼은 민영화를 감히(?) 건드리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물론 큰 틀은 건드리지 못했지만, 내부 구조조정은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영국인들의 NHS에 대한 만족도를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2012년 런던 올림픽입니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NHS는 당당히 영국의 자랑거리로 세계인에게 선보여졌을 정도였으니까요. 한국에서도 영국의 NHS는 민영화된 미국의 의료 제도와 비교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공공 의료제도로서 여겨졌습니다.

 

2012 London Olympic Opening Ceremony NHS

(출처:  tntmagazine.com) 

 

(출처: Hellomagazine.co.uk)

 

 

(출처: theguardian.com)

 

저도 약 7년 정도 영국에 살면서 NHS의 무상의료 혜택을 어느 정도는 받았다고 할 수 있죠. 큰 사고는 없었지만 품절녀님이 설거지하다 손을 다쳐서 치료받은 적이 있고, 약 8개월에 걸친 난임 검사도 무료로 진행되었지요. 다만 영국에 계신 모든 한인 분들이 NHS에 만족해 했던 것은 아니지만, 저희 부부는 딱히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무료였다는 것이 경제적 여유가 없는 유학생 부부에게는 가장 큰 장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소식이 영국에서 전해졌네요. 금년 4월 6일부터 비 EU시민권자로서 영국에 6개월 이상 거주할 자는 "의료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영국으로 연수, 워킹홀리데이, 유학 혹은 주재원으로 나갈 분들에게는 좋은 소식만은 아니네요.

 

☞ 2011/05/23 - 영국에서 공짜로 암 검사 받았어요.

☞ 2011/03/29 - 나도 영국인처럼 병원 진료는 공짜이긴 하나...

☞ 2014/03/26 - 영국 불임검사와 치료, 느리지만 부담없어

 

추가되는 건강보험료는 년간 200파운드로서, 학생일 경우에는 150파운드라고 합니다. 동반자의 경우에는 주 지원자와 동일한 비용을 내면 됩니다. 즉, 남편이 학생으로 유학할 경우 부인은 남편과 같이 150파운드를 비자 신청할 때 추가로 지불하는 것이지요.

 

사실 외국인(비 EU시민권자)에 대한 NHS의 무상의료는 이미 예전부터 보수당정부가 운영비 절감을 위해 관심을 가졌던 문제입니다. 한 때 보수당정부는 NHS 치료를 받으러 오는 외국인 국적자에게 병원비를 받게 하려고도 했었습니다. NHS 노동조합이 HNS는 국적에 따라 치료를 차별하는 곳이 아니라면서 집단 반발하고 나서면서 이는 없었던 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요. 제가 영국에 있었을 때 일이네요.

☞ 2013/12/31 - 영국 의료 개혁, 더 이상 외국인 공짜는 없다.

 

결국 이번 조치는 NHS로 하여금 직접 환자의 국적자 선별 업무를 떠맡기지 않으면서, NHS의 재정건전성을 확충시키려는 정책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유학 생활을 끝내고 온 저의 입장에서는 다행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학생에게 부과되는 150파운드는 1인당 년 지불액으로 보면 약 25만원 정도가 됩니다. 그렇게 비싸다고도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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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총선을 통해 정권을 잡은 보수당이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복지예산의 감축" 이었습니다. 다만 복지 관련 예산을 다루는 방식이 세련되어 보이긴 했습니다. 우선 부정 및 중복 수급자의 비율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이 구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기존의 법과 제도도 이 와중에 바뀌었지요. 영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반발이 없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걸리지만 꼼꼼하고 민주적인 절차로 일을 추진하니 사회적 진통은 생각보다 덜한 것 같기는 합니다. 영국이란 나라의 장점 중 하나겠네요.

 

아무쪼록 유학(연수)이나 주재원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일 수 밖에 없지만, 미국에 비해서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일 겁니다. 준비하시는 일 모두 잘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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