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엄마 때문에 살았다는 독감 걸린 딸, 울컥

by 영국품절녀 2018. 1. 19.

얼마 전부터 A,B형 독감이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지만, 그게 내 일이 될 것이라고는 과히 짐작하지 못했지요. 지난 목요일, 딸이 다니는 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아미 담임 선생님이 B형 독감 판정을 받았다면서 아미가 걱정이 된다고 하는 거에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요일에 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놀고 있는데 역시나 열이 오르는 거에요.

바로 병원에 가서 독감 검사를 했지요. 결과는 B형 독감! 비록 경미하지만...

타미플루 5일치, 해열제, 기침 콧물약을 받아 딸에게 먹이기 시작했어요.

 

타미플루는 무조건

5일동안 하루에 두번씩 (아침, 저녁) 먹여야 합니다.

 

고열과의 전쟁~

'열나요 앱' 을 통해 열 관리 시작~ 한 두시간마다 열 재라는 알림과 함께 열을 재고 또 재고.. 해열제를 먹이고 교차 복용까지... 계속되는 해열제 먹이기와 열 재기... 이틀 동안 밤잠은 포기하고 딸의 곁을 지켰어요.

해열재 효능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두시간 마다 열은 38도를 훌쩍!!

열경련이 있는 아이라 평소 37.5도만 넘어도 해열제를 먹이는데... 38도가 넘는 아이를 보니 걱정이 되어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르겠더라고요. 해열제를 먹여도 금새 열이 오르니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어요. 무슨 일인지 열이 금방 안 잡혀 이리저리 검색해 보니, 이번 독감은 고열이 오래 난다고 하는 거에요. ㅠㅠ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안 떨어질 때에는??

1. 열패치 붙이기 - 뒷 목, 등, 이마, 가슴에 붙이기

2. 물수건으로 닦기 - 미온수에 적신 수건으로 가슴, 등, 목, 얼굴을 닦아 주기 (팔, 다리는 닦지 마세요.)

3. 옷 시원하게 입히기 - 내복을 벗기고 시원한 반팔로 갈아 입히기

4. 미지근한 보리차 계속 마시기 - 보리차가 열을 내리고 물을 많이 마시면 오줌으로 열이 배출

 

이렇게 했더니 39도는 넘지는 않았어요. 특히 밤에 열이 오르기 시작하면 아이는 자다가도 울면서 깹니다. 어찌나 "엄마 엄마"를 외치면서 우는지.. B형 독감은 인후통을 유발한다고 하는데 아이가 통증이 오는지 입을 벌리고 손가락으로 입 안을 가리키며 아프다고 울어요. 또한 기침이 시작되면 10번 정도를 쉬지 않고 구토하듯이 하는 거에요. 그럴 때마다 계속 미지근한 물을 밤새 조금씩 마시게 했어요.

 

 

기저귀를 뗀지 오래 된 아이가 몸 상태가 안 좋은지 실수로 쉬를 하는데 깜짝 놀랐어요. 제가 안고 있는데 말도 안하고 쉬를 해 버리더라고요. 그 오줌의 온도가 어찌나 뜨거운지... 이렇게나 열이 나는구나 싶어 가슴이 아팠답니다. 쉬를 해 버린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저는 괜찮다고 안심을 시켰지요. 독감 판정 후 3일 정도가 지나면서 열은 잡혔어요. 그래도 타미 플루는 5일치 다 먹였습니다.

 

그 후 아이는 구토할 것 만 같은 기침과 시도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로 인해 입맛을 잃어버렸어요. 그렇게 잘 먹는 아이가 그저 물, 요쿠르트, 우유만 먹는 거에요. 콧물이 너무 많이 나오다보니 코속이 헐어서 그런건지... 코피가 나고.. 콧물 반 코피 반이 끊임없이 나와요. 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기침 패치와 항생제 처방!

 

어제부터 몸 상태가 호전이 되었는지 아이는 노래도 부르고 장난감도 가지고 놉니다.

 

할머니가 "우리 아미 이제 살아났네~~" 하시니까...

딸은 "엄마 때문에 살았어요" 하는 거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

(출산한지 몇 개월 안 지나서 그런지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네요. ㅎㅎ)

할머니는 "맞아, 엄마가 열심히 간호해줘서 아미가 살았구나!" 맞장구 쳐 주셨지요.

 

딸의 한 마디에 지난 며칠 동안 밤낮없이 간호한 피곤이 조금은(?) 덜어진듯 하네요.

 

그런데... 큰일났어요.  아기도 독감 걸렸어요. ㅠㅠ

 

 

첫째의 상태가 호전되는 동시에 둘째 아기가 열이 오르는 거에요. 슬프게도 독감 판정~

의사 선생님은 아직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라 타미 플루 처방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시는 거에요. 결국 타미 플루와 해열제가 들어 있는 감기약을 처방받았어요. 저는 의사 선생님의 조언과 현재 아이의 상태를 보고 결단을 내렸어요.

타미 플루는 먹이지 말자!!

 

어린 아기가 독감에 걸렸을 때 Tip!

열이 심하게 나지 않는 경우라면 굳이 타미 플루는 먹이지 마세요.

감기약(항생제 포함)과 해열제 만으로 독감이 치료될 수 있어요. (경미한 경우에 한해서)  

 

 

제가 임신 중에 독감 주사를 맞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아기는 타미 플루 대신 감기약만 먹고 있어요. 열은 이제 나지 않고요. 의사 선생님께서 걱정이 되셨는지 저에게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아기 괜찮냐고요. 타미 플루를 먹이지 않았다고 하니까 아주 잘했다 하셨어요. ^^

 

어제 첫째는 콧물 기침이 있어 항생제와 기관지 확장 패치 처방을 받았어요, 둘째 역시 콧물 기침약을 먹고 있습니다. 둘다 열은 없고요.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꼬박 일주일 정도를 밤낮없이 둘을 돌보다보니 이제는 제가 아픕니다. 인후통이 있어 병원에 갔더니 아기들이 다 낫고 나면 엄마가 아프다고 하네요. 또한 독감은 잠복기가 2주라면서 저 역시도 열이 나면 독감을 의심해 보라고 하니 걱정이긴 합니다. 독감아! 이제 다시는 우리 집에 오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