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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동양인 부부와 서양인 부부는 이렇게 달라.

by 영국품절녀 2011. 8. 2.


작년부터 매 주 목요일마다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모임이 바로 영국에서 사는 아줌마들이 모이는 Coffee Morning 입니다. 그 곳에는 영국인 할머니와 아줌마들이 주축이 되어 다양한 국적의 아줌마들이 모이지요. 매 주 국적과 나이를 떠나 여자들의 수다는 끝이 없답니다. 그렇게 작년부터 최근까지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중에, 뭔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지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동양, 서양인 부부가 무엇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양인 부부는 아이가 우선,  서양인 부부는 부부가 우선


목요일 모임에서 알고 듣게 된 사연입니다. 저희 모임은 켄트 대학교의 교수들의 부인들이 주축을 이룬 모임이므로, 모든 영국 할머니와 아줌마들의 남편들이 다들 현직에 있거나, 정년을 한 교수입니다. 그 중에 세 분이 이혼을 하셨어요. 즉 여자들이 이혼을 당한 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왜냐하면, 세 명의 남편들이 다들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기 때문이지요. 나이는 40-50대 이상이에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질 않는 것이지요. 나이와 지위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남자들이 아이도 있고 그런데, 새로운 사랑을 위해 아내를 버리다니요. 위자료와 아이의 양육비는 남자의 몫이지만요.  (물론, 여자도 사랑하는 남자가 생겨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답니다.)


영국 사립 학교를 보내는 한국 아줌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국에서는 돈을 잘 버는 남편과 사는 아줌마일수록 더욱 더 자신을 가꾸고 부부관계를 중요시 한다고 해요. 왜냐하면 영국에서는 부부 관계가 틀어지거나 사랑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서면 이혼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니까요. 언제든지 사랑이 떠나면 부부는 헤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양인 부부는 부부 관계를 참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할까요, 부부 or 자녀? (출처: Google Image)


하지만, 동양인 부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여기 모임에 오는 아시아 아줌마들은 거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영국에 온 기러기 엄마들이 많습니다. 그녀들의 남편들은 일 년에 한 두 번씩 와서 함께 가족들과 휴가를 즐기고요. 이 곳 아시아 아줌마들은 자식 교육열이 대단합니다. 남편을 자국에 두고, 이 곳까지 온 아시아 엄마들은 남편보다는 당연히 아이들이 우선이지요. 남편들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희생을 하기로 결정했을 거에요. 따라서 아빠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돈을 벌고, 엄마는 아이의 양육을 위해 자신의 정성과 시간을 쏟지요.


그런데, 그 중 흥미로운 분은 기러기 프랑스 아줌마 입니다. 그 아줌마는 베트남계 프랑스인이지만, 모든 교육을 프랑스에서 받아서 거의 생각은 프랑스 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남편 역시 프랑스 인이고요. 그녀는 항상 자신은 자녀들보다는 남편이 우선라고 해요. 아이의 영어 교육을 위해 영국에 왔지만, 남편이 너무 보고 싶고 아이들도 아빠가 필요하다며 남편의 부재에 대한 힘듦을 호소하더군요. 물론 프랑스가 영국에서 가까운 이유도 되겠지만, 그 남편분은 시간만 되면 항상 영국에 와서 가족 특히 자신의 부인과의 관계를 위해 참 노력하고 애쓰더군요. 옆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질투가 날 정도로 부인한테 잘하더래요. (아줌마 완전 예민한 성격이거든요) 그리고 예쁜 두 딸과 아름다운 부인이 있어 자신은 부러울게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나 뭐래나.. (40대 중반인 나이의 부인에게 beautiful이라고 말을 하는 남편들이 얼마나 될까요?)


이처럼 동, 서양인 부부들의 삶과 생각의 차이를 보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 지를 따지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서로에게 사랑이 끝났다고 다른 새로운 사랑을 위해 가차없이 떠나는 서양인 부부
오로지 자식의 교육을 위해 부부 관계를 희생해야 하는 동양인 부부
그냥  전 가족 구성원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것을 가장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생각되네요.

2011/06/24 - [영국은 지금(UKNOW)] - 영국 노부부의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