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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왜? 한국은 영국만큼의 대박세일이 없나?

by 영국품절녀 2011. 8. 6.


6월부터 시작된 영국의 여름 세일은 이제 거의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영국은 여름이 짧기 때문인지, 아니면 날씨 때문인지 여름 세일이 참 빠르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올해만 보아도, 4월에 약간 덥긴 했지만, 거의 5월까지는 긴팔을 입고 다녀야 할 정도의 날씨였거든요. 하지만, 날씨가 서늘해도 해만 쨍~하게 뜨면 영국 사람들은 바로 여름 옷으로 갈아 입긴 하더군요. 아마도 한국사람들에 비해 추위를 덜 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영국에서는 워낙 세일 기간이 빠르기 때문에 굳이 신상품을 살 필요를 못 느낍니다. 항상 한 계절 앞서 신상품이 미리 진열되고, 입을 시기가 오면 세일이 시작 되거든요. 6월 초부터 일부 품목은 제외였지만, 여름 세일이 시작되는 것을 보면서 '난 아직 신상 여름 옷 구경도 안했는데, 벌써 세일이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서늘한 날씨 때문에 여름 옷 구입은 생각조차 안 났거든요). 여름 세일이 시작되면서, 전 유럽 쇼핑몰 중의 크기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블루워터, 켄트 주에 있는 쇼핑몰인 웨스트우드와 캔터베리 시내의 매장들을 구경해 보았어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보통 30% ~ 50%까지 가격을 대폭 할인해서 팔고 있더군요. 7월이 되면서 세일 폭은 점점 커져, 세일을 하지 않았던 품목들까지 모두 75%이상의 할인가에 팔렸지요.


                                     
                                      6월이라서 50% 할인이었지만, 7월이 되면서 75%할인으로 바뀌었답니다.

그런데, 왜 한국 백화점 및 매장은 세일 폭이 낮은 걸까요?

보통 한국 백화점, 의류 매장은 처음에는 백화점 세일로 10%~ 20%정도에 머무르다가,  정기 세일 기간에는 30%로 올립니다. (물론 아울렛, 창고 세일같은 곳에서는 50% ~ 75% 정도의 대폭 할인이 이루어지긴 하지만요) 백화점이나 쇼핑몰 의류 및 신발 매장에서는 여름 정기 세일이라고 해도 세일 폭이 크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부산 롯데 백화점이 통큰 세일을 한다고 하더군요. 통큰 세일가가 50%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정기 세일 폭은 거의 50% 안팎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에 반해 영국 매장들은 여름, 겨울 세일 기간에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그 해에 출시된 모든 제품들을 다 팔아버릴 작정으로 내 놓습니다. 예를 들면, 울 신랑이 작년에 Topman에서 청바지를 샀어요. 그런데 그 당시 겨울 세일기간이었는데, 신랑이 입는 사이즈가 달랑 하나만 남은 거였지요. 정가는 45파운드였는데 하나 남은 관계로 대폭 할인가에 학생 할인 10%까지 더 받아서 단 돈 5파운드에 산 적이 있지요. 저도 올 여름 세일 기간에 Clarks에서 사이즈 하나 남은 옥스퍼드 화를 원래 60파운드인데, 23파운드에 샀거든요. 이런 식으로 영국 매장의 할인 폭은 정말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이런 이유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쇼핑 관광을 목적으로 홍콩, 일본, 유럽 등지로 떠나곤 하지요. 그 곳들은 여름, 겨울 세일 폭이 워낙 크니까요. 그래서 여름, 겨울 휴가 기간에는 공항 검색을 강화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잖아요. 실제로 세관 검색 강화 때문에 일부는 세금 신고를 안하고 입국하려다가 걸리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지요.


한국 백화점 및 매장들의 할인 폭이 낮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한국인의 소비 행태"에 따른 것과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비싸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요. 이런 이유로 해외 브랜드 및 명품들도 한국에서 가장 비싸게 파는 것 일수도 있고요. 한국에서는 할인 폭이 너무 크면, 자칫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 된다고 여기는 걸까요? 또한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는 이들의 소비 행태 때문에 굳이 할인 폭을 높힐 필요가 없는 걸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