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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실시간 영국 소식

이름만 영국 대학원, 영국 학생들은 어디에?

by 영국품절녀 2011. 9. 27.


한 두 달 전에 저에게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어요. 이번 학기에 영국 수업 석사를 시작하는 한국 학생이 보냈더군요. 그런데, 그녀의 메일 내용 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제가 들어간 영국 ***** 대학원, 정치학과에 80% 이상이 중국 학생들이래요."

 
현재 영국은 수업 석사(Taught Master)를 1년 안에 끝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해마다 영국 대학원 입학을 하는 외국 학생들의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 학생들의 비율이 단연 최고이고요, 한국 학생들의 숫자도 과히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하긴, 영국 대학원 뿐이겠습니다만....)


 

2010년 기준으로, 영국 최고의 명문 대학교인 캠브리지, 옥스퍼드, 임페리얼 대학교의 전체 대학원생들 중40% 이상이 외국 학생들로 채워져 있다고 해요.  5년 전, 제가 석사를 했을 당시만 해도, 런던 정경대(LSE) 정치학과 대학원생들의 50% 가 외국인 학생들이었다고 하니,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요. 


                                 옥스퍼드 대학교의 모습이에요.          (출처: 위키피디아 )

아마도 영국 대학원에 진학하는 외국 학생들은 영국 석사 학위 획득으로 인해, 해외 취업 또는 국내 취업 시 유리한 위치에 놓이기 위함이겠지요. 몇 달 전에 만났던 홍콩인 남학생도 대학 졸업 후 더 나은 곳에 취업을 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했어요.  

이에 반해, 영국인들의 대학원 진학 비율은 외국 학생들 및 타 EU국가 학생들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다고 합니다. 다만, 최근에 영국인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과거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고는 하나, 영국 여성들의 대학원 입학 증가율과 과학 관련 전공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다고 하니까요.

이러한 영국 학생들의 낮은 대학원 진학률로 영국 대학원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국인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낮아지면, 영국 대학원들은 영국 학생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외국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힘써야 하며, 앞으로 영국의 다양한 연구 분야를 책임질 석 박사들이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는 거에요.  따라서 영국 대학원들이 영국인들의 대학원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는 있지만, 현재까지는 영국인 대학원생 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그래도 영국 경제 호황이었을 때에는, 영국인 석사 소지자들은 연봉이 높은 직업에 종사하기 쉬웠는데, 영국 경제 불황으로 인해 특별히, 석사 학위가 있다고 해서 좋은 직장을 100% 잡는다는 보장도 없고, 전보다 연봉도 줄었다고 합니다. 또한 영국도 고학력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라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까지 대학원에 진학할 영국인들이 많지는 않은가 봐요. (단, 울 신랑의 말로는 박사과정의 영국 학생들은 무척 열심히 공부 한다고 합니다.)

영국 수업 석사에 진학하신 한국 학생들, 영국 대학원에 영국인이 너무 적다고 깜짝 놀라시지 마세요!
물론 전공마다 차이는 있겠지만요. 이것이 영국 대학원의 현실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