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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실시간 영국 소식

등록금 인상하는 영국 대학들, 외국 학생이 봉인가?

by 영국품절녀 2011. 11. 26.

제가 전에 영국 석사를 준비할 당시에 비해 최근에는 한국에서 개최하는 영국 유학 박람회의 빈도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유학원, 유학 카페 등을 통해 영국 대학들의 외국인 학생들의 유치가 전보다 확실히 본격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10월에 저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영국 대학 홍보 행사장 (SI-UK University Fair)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영국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약 70 여개 영국 대학교들이 참여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번 영국 대학 박람회는 대상을 영국인이 아닌 오로지 외국 학생들에게만 특별히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지요. 구글 등 온라인 광고를 통해 대대적으로 영국 대학 박람회 홍보가 약 두 달 전부터 시작되었답니다. 행사 전 날까지 인터넷으로 등록을 한 자에 한해서는 무료 입장 및 상담, 입학 수속이 가능했어요.
(단, 비 등록자는 5 파운드, 영국인인 경우에는 10파운드의 입장료를 받았습니다.)

 


                            외국인 학생들 유치를 위한 영국 대학 박람회 (한글도 보이지요?)

 

저는 미리 온라인 등록을 하고 참석을 했지요. 박람회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외국인들에게 영국 대학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하였답니다. 온라인 등록 숫자만 만 오천 명을 넘었더군요. 또한 그 곳에서 직접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는 사람들도 물론 있었고요.

 

 


 

대부분의 알만한 영국 대학들은 이 곳에 다 있었습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국적은 아시아에서는 중국인들이었으며, 유럽 학생들의 비율도 상당했지요. 또한 한국인들의 비율도 제법 되었고요. 특히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학교는 상담 줄이 너무 길어서 관련 대학 관계자들은 그들을 상담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더군요.

 



 

런던에서 진행된 탓에 다소 런던 소재 대학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또한 ART관련 대학들도 많았으며,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예술 대학에 관심이 있더군요. 옥스퍼드 대학에서도 왔는데, 상담 받는 학생들이 거의 없어, 알고 보니 교육학과만 참여를 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입학 상담 학생이 없어 따분해하는 옥스퍼드 대학 관계자들

저도 학위에 관심이 있어 몇 군데 상담을 해봤는데, 각 대학에서 나온 외국인 입학 담당자들은 대학 입학 지원 및 생활 등에 대해 얼마나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시던지요. 또한 중국인들의 비율이 많은 것을 감안했던지, 어떤 학교는 아예 중국인 출신 학생 혹은 학교 관계자가 직접 중국어로 상담을 하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많은 학생들이 모여 들었고, 취재를 하는 사진 기자 및 인터뷰를 하는 리포터들의 움직임도 여기서기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영국 대학들의 외국인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바로 등록금 인상 때문일 겁니다.
내년인 2012년부터 영국 및 EU학생들의 학비가 3배 이상 인상 (약 9,000파운드 = 원화 1,700만원 정도) 됨에 따라 2012년 대학 입학률이 약 1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솔직히 대학을 나와도 취업 보장이 안되는 현재 영국 상황이 더욱 대학 입학률을 낮출 것이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영국 대학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솟는다면, 영국인 뿐아니라 유럽 국가 학생들도 영국 대학교 진학이 부담으로 다가올 것 입니다. 이런 상황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입학의 문을 개방하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영국 대학 박람회도 하나의 일환이고요. 또한 영국 대학 외국 학생 입학 담당자들은 아시아 국가 등으로 파견되어, 직접 학생들을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열심히 상담을 받고 있는 영국 대학교 입학 지원자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이 영국 대학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2012년 입학 시기가 적기인 셈이지요. 워낙 대학끼리도 외국인 학생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으니, 어떻게 해서든지 외국인 학생 입학률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겠지요.

하지만 자칫하면 외국 학생들은 영국 대학들의 봉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학비는 원래부터 영국인들보다도 3배 이상을 내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약간 비슷해지겠지만) 매년 학비는 조금씩 인상이 되고 있지요. 솔직히 영국 대학 입학은 크게 어렵다고는 보아지지 않습니다. (파운데이션 코스 등을 통해 학교 입학이 대부분 가능합니다.)  물론 명문 대학 입학은 당연히 힘들겠지만요.

입학은 쉽게 했을지 모르지만, 낙제, 퇴학 등으로 인해 졸업을 못하고 계속 같은 학년을 전전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제가 아는 중국, 한국 학생들만 해도 꽤 많은 수가 학년 진급이 안 되거나, 계속 전과를 하는 경우도 보았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성적이 좋지 않아 짤리는 일도 있었지요.


정말 막연하게 '영국으로 대학가야지' 라는 생각만으로 영국 대학 입학을 결정하는 것은 정말 돈 낭비이자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길 임을 알아야 합니다. 솔직히 한국어로 공부해도 힘든데, 영어로 공부하는 것은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또한 과거와는 달리 외국 학위의 메리트는 상당히 낮아진 한국의 사정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분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요) 영국 학위를 받고 영국에서 취업을 원하는 한국인들도 늘고 있는데요, 점점 이민자의 수를 줄이고 외국인 취업 비자의 기준을 엄격하도록 하는 영국 정부의 정책도 유념해두시길 바랍니다.

단순히 외국 학위를 따기 위해 영국 대학 입학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솔직히 영국 대학 학위를 받는다고 해서 돈을 더 잘 벌고, 남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취업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괜히 영국 대학의 봉이 되어 비싼 등록금, 생활비 등을 낭비하는 그런 한국인들이 없어지길 바랍니다.

단, 영국에서 꼭 공부를 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다면, 바로 시작하십시요.
또한, 철저한 계획과 준비와 굳은 결심이 있는 경우에는 못할 것이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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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