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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어설프게 맛집 블로거 행세하다 혼쭐난 사연

by 코니팀장 영국품절녀 2012. 1. 26.


해외 블로거인 저는 가장 부러운 블로거가 다름 아닌 맛집 블로거 였습니다. 저는 한국보다 9시간 늦은 영국에서 한국 시간 아침 7~8시 정도에 글을 발행하는데, 그 때 영국(밤 10~11시)은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웃 맛집 블로거들이 발행한 글을 보고 있자면, 완전 그림의 떡입니다. 어떻게 하면 매일 맛있고 다양한 메뉴의 맛집들을 저렇게 다닐수 있는지...  정말 저에게는 로망이었답니다.

 

그렇게 맛집 블로거들을 부러워만하다가, 저도 맛집 블로거가 될 수도 있을 한국 방문 기회가 생겼지요.
저는 맛집 탐방 행사에 닥치는 대로 애교, 부탁 등의 글을 남기면서 서버 번 공짜 맛집 탐방의 기회를 갖게 되었답니다. (위드블로그, 올포스트, 레뷰를 통해서요.)

                      무료 맛집 탐방 원하시는 분들 이 곳에 가시면 됩니다. (출처: 위드 블로그) 


기다리고 기다리던 맛집 탐방의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저는 가족 혹은 아는 동생과 함께 맛집 탐방을 다녔어요. 그런데, 음식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음식을 먹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이야. 맛집 블로거는 아무나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어요. 정말 맛집 블로거 분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었답니다.

 

맛집 블로거 행세 한 달....  
맛집 블로거 어설프게 따라하다가 혼쭐난 저의 경험담을 소개합니다.
 

1.  음식 나오면 남들 못 먹게 하고, 계속 사진만 찍고 있음 ~  (동반자들 완전 싫어해요.)


저와 함께 두 번의 맛집 탐방을 하신 엄마는 이제 난 안 간다였습니다. 음식이 짜잔~ 나오면 바로 먹어야 제 맛인데, 괜찮은 음식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각도에 맞춰 사진을 찍는 데 시간이 걸리잖아요. 또한 먹는 중간에도 찍어줘야 할 때도 있고요. 그래서 저와 함께 외식을 했던 친구, 가족들 상당히 싫어했습니다.

제가 어떤 분에게 듣기로는 요리 블로거들도 맛있어 보이는 사진을 얻기 위해 엄청난 수고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맛있게 음식을 만들었어도 사진을 찍다 보면, 가장 맛있는 순간을 놓치게 된다고 하더군요


2.     음식 먹으면서 말없이 맛만 생각 혹은 상대방에게 계속 맛에 대해 물어봄.


음식 평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자꾸 맛을 머리로 생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음식 자체를 즐기지 못하는 제가 싫은 거에요. (초짜라서 그런거겠지요?) 또한 상대방과의 대화도 없어지는 거에요. 입으로는 음식을 씹고, 머리로는 어떻게 글로 맛을 표현해야 하지? 이런 것만 머리 속에서 빙빙 도는 거에요.

 

제가 음식을 먹는 도중에 맛은 어때?” 자꾸 물어보니깐 함께 동행한 사람들은 아주 싫어하더라고요. 특히 저희 아빠는 저에게 미리 음식 맛에 대해서는 절대 물어보지 말라 고 까지 하시는 거에요. 공짜로 드시는 것은 좋아하면서, 맛 평가 내리는 것은 싫어하시네요.

 

3.    음식 평 쓰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움


평소 제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먹고 블로그에 제 마음대로 음식 평을 작성하는 것은 부담이 없는데요
, 공짜 음식을 대접받고 남들에게 알릴 목적으로 음식 평을 올리는 일은 적잖이 신경 쓰이더라고요. 또한 음식 평을 무조건 잘 써줘야 하는 것인지, 비판을 해도 되는 것인지, 공짜로 먹었는데 그래도 좋다고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이런 저런 생각들만 가득~~  (아마 맛집 블로거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일듯...)

 

그래서 이미 맛집 탐방을 하고 와서, 음식 평을 쓰는 일 자체가 고민스러워 계속 미루게 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더 이상 맛집 탐방 지원에서는 손을 떼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분도 맛집 탐방 직업을 가진 분이었는데,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고, 소화 불량도 생기는 등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음식을 먹고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맛집 블로거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직접 해 보니 저와 참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맛집 탐방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시 '남의 떡이 커 보인다' 가 딱 맞는 것 같아요. 그냥 저는 맛집 블로거 분들이 추천하는 곳에 가서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맛집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음식을 사랑하고, 음미하며, 냉정하게 맛을 평가할 수 있는 분들만 해야만 한다고 뼛 속 깊이 느꼈습니다. 저처럼 그냥 음식만 사랑하는 어설픈 분들은 음식점 및 모두에게 딱히 득이 안되는 것 같아요. 먹는 것만 잘하는 저인줄 모르고, 맛집 블로거 몇 번 따라하다가 혼쭐만 났네요.

맛집 블로거 아무나 잘 할 수 있는 것 아닙니다. ^^ 

댓글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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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ozin 2012.01.26 15:31 신고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
    답글

  • 오감세 2012.01.26 16:04 신고

    ㅎㅎㅎㅎㅎㅎ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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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집아가씨 2012.01.26 17:01

    저는 그냥 사진찍는거 별로 생각안하고 빨리 후다닥 1분안에 다 찍고 먹습니다.
    전체샷 한방날려주고 그담에 먹던지 말던지 신경안쓰고요^^
    만약 협찬이나 리뷰 쓸때 공짜로 먹어서 잘써줘야지 이런생각 하지마시고요~^^
    그냥 솔직하게만 쓰시면 되요~ 맛은 뭐 이사람저사람 입맛 다 다르니,객관적이게 쓰면 될꺼같은데요^^;;

    제 지인분들은 음식나오면 자 찍어 하고 술드시고 다른거 드시더라고요 제가 찍는거 뒤따라서 식사하시던데..^^
    이것도 하다보면 재미있는데 저도 챙피해요 다 쳐다보고...ㅠㅠ
    답글

  • 담빛 2012.01.26 17:19 신고

    맛난것도 한 두번이지...
    매번 외식하는것도 쉽지 않을거 같아요..
    답글

  • 주테카 2012.01.26 17:28 신고

    맛집 블로그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죠.
    전문성을 띄려면 정말 뭐든지 힘든 것 같아요..;;;
    답글

  • 딱 제 얘기네요. 제 블로그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답니다. ^^
    답글

  • 맛돌이 2012.01.26 20:21

    진정한 맛집 블로거는 공짜로 먹고 포스팅을 하지 않는답니다.
    그 집에 대해 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맛없는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쓴다면
    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지요.
    답글

  • White Rain 2012.01.26 21:02

    저는..우선 제가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한다는 게 고역이더군요.
    일단 맛을 먼저 봐야하는데 사진을 찍으려니 그 짧은 시간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요..ㅎㅎ.
    이것도 즐기다보면 괜찮아지는 듯해요. 다만 사진만 잔뜩 있고 맛에 대한 솔직한 평이 없는 글은 패쓰~~.
    이를테면 앞뒤 없이 '맛있어요'라는 글은 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맛을 표현하는 언어적 감각도 갖춰야 하지 않을까 싶답니다. 가끔은 사진만 보고..몇줄의 감상평만 믿고 갔다가 정말 허탕친 적이 여러 번이라 말이에요.
    답글

  • 카르마나이트 2012.01.26 22:49

    재밌는 글 잘읽고 갑니다. ^^/
    답글

  • 2012.01.26 23:25

    동반자분들이 협조를 잘해줘야하는데... 저는 블로거는 아니지만 음식 나오면 가족들이 사진 찍으라고 난리나서;; ㅎㅎㅎ

    답글

  • ㅎㅎㅎ
    저는 못하겠더라구요^^
    일단....저도 모르게 먹고 있습니다...ㅋㅋ
    사진이 생각날 즈음이 되면 이미 배부르게 먹은뒤....^^;;
    매번 그랬어요...ㅎㅎ

    답글

  • 쥬르날 2012.01.27 04:19 신고

    완전 공감 합니다.
    저도 그래서 가급적 맛집 포스팅은 안하려고 합니다 .
    같이 방문한 친구들이 이상하게 바라 보는 경우가 많아서요 ..-_-. ; ;;
    답글

  • 악랄가츠 2012.01.27 04:25 신고

    영국 맛집을 소개하시면 대박나실 거 같아요! ㅎㅎㅎ
    일단 희소성의 가치가! ㅎㅎㅎ
    답글

  • 간간 2012.01.28 13:05

    공짜음식 한입이라도 먹으면 이미 맛집블로그 접어야 된다.

    평가할 수 있는 자격 영원히 상실이다.
    답글

  • 맛집평가? 2012.01.28 18:58

    공짜로 음식먹으면서 평가해준다는 것은 이미 식당광고하는 것 아닌가요?
    역 앞에서 전단지 나눠주는 것하고,
    넷상에서 음식사진하고 위치 알려주는 것하고 다를 게 없어 보이네요..
    맛평가도, 객관적 기준이 없어서 사실 크게 공감가는 블로그가 없습니다.
    여러 수사도구들을 사용해서 맛 현을 해도, 남의 다리 긁는 것처럼 와 닫지가 않더군요.
    요즘 고추장을 5단계로 나눠 팔듯이
    그 식당의 음식을 단맛정도, 짠맛정도, 매운맛정도를 표시해 주는 것으로도 충분할텐데 말이죠..
    답글

  • 노병 2012.01.29 08:31

    공짜로 먹고 맛집 블로거 하시는 분들 거의 없으시리라고 생각 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항간에 문제가 되는거지요.
    그냥 편하게 내돈 내고 먹으며 포스팅 하는게 맛집 블로거가 할일 아닌가 합니다.
    답글

  • 유아미 2012.01.30 21:03 신고

    저도 맛집을 가면 포스팅 거리라도 될까해서
    몇 번 카메라를 집지만
    영...적응 안되서
    나중엔 그냥 귀찮아서 안찍네요.
    가끔 찍어야겠다 싶음 찍고...
    맛있는 거 앞에놓고 각도 조절해가며 찍는 내가
    나중에 이거 뭐지?? 싶더라니까요.
    영국품절녀님 글에 저도 백번 공감하네요. ^^

    답글

  • 애교 덩어리 2012.02.22 10:36

    맛집 블로거도 힘들지만, 요리블로거는 더 힘들죠~
    그 순간순간 과정을 담아야 하거든요~
    맛집 가서 사진 찍으면, 가족들이 싫어하죠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꿋꿋하게~
    전 맛 평가는 적랄하게 해요.
    대신 공짜로 먹지 않으니까요.
    공짜로 먹으면, 절대로 제대로 맛 평가 못 하죠.
    맛집은 무조건 내 돈주고, 적랄하게 하는 게 최고라고 봅니다^^
    답글

  • 2012.02.26 15:15

    제돈주고 사먹고 글쓰면 되잖아요
    답글

  • mba dissertation 2012.08.18 20:06

    내가 착하고 귀여운 블로그에 검색해서 ... 그리고 난이 바느질을 때 ...
    충분히 나의 검색 ... 그게 좋은 모습과 멋진 블로그 .. 이것에 대한 감사의 ...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