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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술 버릇이 고약한 영국 젊은이, 보기도 민망해

by 영국품절녀 2012. 3. 29.

영국 정부는 "영국인들의 지나친 과음과 술로 인한 사회 부적응"을 막기 위해 "A minimum price for alcohol (알콜 최저가격제)"을 도입하여 알콜 unit당 40p (약 700원)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거든요. 특히 2~30대 남녀 젊은이들의 잘못된 음주 습관인 폭음(Binge drinking)과 함께 영국 여성들의 음주량이 상당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폭음 후에 길거리에 앉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  영국 여자 (출처: 구글 이미지)

 

사실 이 정책은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모든 술에 대해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형 마트 등지에서 가격이 저렴하지만 알콜 도수가 높은 맥주, 사이더, 값싼 스프리트 등의 가격을 올려 팔도록 하는 것 입니다. 단, 펍, 클럽, 레스토랑에서 파는 술은 제외하고요. 따라서 알콜 중독자들이 값싼 술로 말미암아 폭음을 하지 못하게 할 의도로 보이는 군요.

 

정부의 이와 같은 발표에 댓글이 1200개가 넘게 달렸더군요.  (대부분 정부 비판이더군요.)

40p는 적다, 60p로 올려라~

술이 영국보다 싼 프랑스, 스페인등에는 음주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없는데, 유독 영국이 심한 것은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술값을 올리는 것은 해결책이 절대 아니다.

펍, 클럽 등의 술값이 비싸니깐, 집에서 미리 싸게 술을 먹고 펍에 가서 술을 마시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펍, 클럽의 술값이나 내려라~~

당연히 사람들은 싼 술을 마시지... 이제 영국 삶이 우울해지겠군

알콜 중독자들에게 상담 지도 및 치료가 뒷받침되어야지, 왜 술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형마트의 책임으로 돌리냐... 정상적으로 음주하는 사람에게 피해가 될 뿐이다..

                                                                                                            출처:www.bbc.co.uk

 

영국의 대형마트에서 파는 술 값은 싼 편이에요. 저희 집 앞에 있었던 Netto라는 대형마트는 특히 술이 굉장히 쌌어요. 예를 들면, 칼스 버그(355ml) 20개에 8파운드(만 오천원)정도 했던것 같아요. 다른 맥주 종류도 거의 10파운드 아래로 맥주 값이 무척이나 저렴했어요. 또한 종종 할인기간에는 더 싸게 판매를 했지요. 그래서 그 곳에는 술을 사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볐어요. 대부분이 맥주, 와인 몇 박스씩 사가는 것을 봤습니다. 또한 제가 사는 캔터베리는 프랑스와 가깝고 와인의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이 곳 영국 아줌마들은 아예 프랑스 깔레로 와인 쇼핑 원정에 나서기도 합니다.

 

위의 댓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국의 펍, 클럽, 레스토랑에서 파는 술은 가격이 싸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미리 집에서 술을 빨리 많이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펍, 클럽으로 가는 습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곳에는 술값이 비싸므로 취할 정도로 많이 마실 수가 없으니까요. 제가 전에 함께 살았던 영국 여대생들도 주말에는 먼저 밤 10시부터 친구들이 집 거실에모여 대형 마트에서 사온 상당량의 술을 한 두시간동안 미친듯이 마십니다. 그리고 다들 취한 상태로 12시가 넘어 클럽으로 향하지요. (그리고 새벽에 남자들 부축받고 집에 오는 거에요. 그 남자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말라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를 닥치는 대로 다 마시고 집에 가버리곤 했어요. 종종 제 우유 및 물까지 다 먹어버려 황당했던 적도 있었답니다.)

 

                               보드카를 물처럼 매일 마시는 영국 여자들도 있어요. (출처: 구글 이미지)

 

영국인들은 술 버릇이 나쁘다고 악명이 높습니다. 특히 영국 젊은이들은 술에 취하면 폭력성이 강해지고, 무척 시끄럽습니다. 주변 유럽 국가들은 젊은 영국인들의 음주에 사회적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고 할 정도랍니다. 늦은 밤 혹은 새벽에 술 취한 남녀들이 지나갈때면, 왜 그리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지요. 가끔씩 서로 욕을 하면서 싸우기도 하고요, 집 문을 꽝꽝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잠에서 깨는 때도 많습니다. 또한 영국 여자들 역시 장난기가 심해집니다. 앞에 가는 사람들에게 똥침을 해 놓고 좋다고 웃기도 하고요. 엉덩이를 치고 도망가기도 하는 등...저와 제 친구도 당한 적이 있답니다.

가장 충격적인 행동은 저희 집 앞에 있는 지하도에다가 술에 취한 젊은이들이 소변을 보는 겁니다. 특히 월요일 아침에 그 지하도를 지나갈때면 얼마나 지독한 지린내가 나는지요. 어떤 꼬마 아이는 얼굴을 찡그린채 "smells" 라는 말을 하며 코를 잡고 지나가더군요. 지하도에는 남녀 구분 없이 소변을 눈 자국이 여기저기 있답니다. 울 신랑은 밤에 지하도에서 쪼그리고 앉아 소변을 누고 있는 여자를 봤다고 해요. 신랑은 지나가기 민망해서 뒤에 서 있었는데, 그녀는 창피한지 뒷일을 보자마자 후다닥 달아났다고 합니다.(지하도 옆에 클럽이 있어 그 지하도는 매 주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실 영국인들의 나쁜 음주 습관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느닷없이 영국 정부가 젊은이들의 술 문제를 사회적 이슈화시킨 데에는 현재 영국의 재정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재정이 튼튼하지 못하다 보니 세수의 증대를 위해 만만한(?) - 물론 사회적 동의도 얻기 쉬운 - 술 문제를 건드린 것 같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이번 기회에 영국인들의 나쁜 술 버릇이 제발 고쳐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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