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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생활 정보

영국 온 한국인 축구티 착용, 조심해야 할 듯

by 영국품절녀 2012. 6. 21.



영국은 축구의 종주국입니다. 한국은 태권도의 종주국이지요. 다른 점이 있다면 태권도 한국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그런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에 비해 영국 (잉글랜드 및 스코틀랜드 등을 모두 포함)은 딱히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요. 또 하나 더 있어요. 한국에서는 태권도를 생활화하고 매일 수련하는 한국인은 그렇게 많지 않은 데에 비해, 영국인들은 축구를 좋아하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축구를 싫어하거나 혹은 축구 대신 럭비를 좋아하는 영국인도 있지만요.)

 

                                             (출처: Google Image)

 

그런데 영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클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잉글랜드 팀의 국제대회 성적이 시원찮아서 그런지, 아니면 자신의 출신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서 그런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잉글리시로서 잉글랜드 팀을 응원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응원하는 클럽의 성적에 보다 더 큰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울 신랑의 만체스터 출신인 친구도 국가 대표 팀 경기 및 성적은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하더군요. 대신 연구실에 앉아 만체스터의 경기들은 관심있게 자주 시청하더래요.

 

한편,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오는 학생들 중, 특히 남학생들은 박지성 선수가 활약하는 만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티셔츠를 구입하려고 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아예 그것을 입고 영국 및 유럽 여행을 다니거나, 아예 일상복처럼 입고 다니지요.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의 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이나, 사실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렇습니다.

첫째, 축구 클럽 사랑이 유별난 영국인들이다 보니, 일부 영국인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클럽의 셔츠를 입고 있는 외국인을 보면 시비를 걸기도 합니다.

 

제가 어학연수 할 때 한 한국 남학생은 만체스터 유나이티드 셔츠를 자주 입고 다녔는데, 어학원 원장이 지나가면서 약간 비꼬듯이 "너 만체스터 팬이냐?" 물으며, 볼 때마다 "만체스터 팬!!" 이렇게 놀리듯이(?) 큰 소리로 부르더랍니다. 이 친구에 비해 조금 늦게 어학원에 온 한국 남학생은 입학 첫 날 원장과의 면담시간에 "자신은 축구를 좋아하며, 토트넘 팬입니다"라고 말을 했는데 그 순간부터 그 학생은 원장님의 친절(?)하고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답니다. 즉 그 원장이 토트넘 팬이었거든요.

 

보너스로 2006년 젊은(?) 박지성의 모습 구경하세요. ^^

 

영국에서 친하게 지냈던 한국 남학생이 찍어 온 사진이에요. ^^   (출처: Hee Jun Yoo ⓒ 2006)

 

어학원에서 있었던 이 정도의 사례야 그냥 웃어 넘길 수 있겠지만, 축구에 열광하는 잉글랜드 북부를 여행할 때에는 축구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리버풀을 여행하면서 만체스터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는 것은 조금 극단적으로 말해서 "나에게 시비 걸어 주시오" 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랍니다. 조금 더 쉬운 예를 들면, 외국인 여행객이 한국을 여행하면서 일본 축구 국가대표 셔츠나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셔츠를 입고 다닌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그 외국 여행객들을 곱게 볼 수가 있을까요?

또한 영국인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종종 펍에서 일부 영국인들은 응원하는 팀이 경기에 졌을 때에는 괜히 옆에 있는 사람 (현지인 및 외국인)들에게 "너 어디에서 왔냐?" 혹은 "무슨 팀이냐" 며 시비를 걸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혹시나 상대팀의 티까지 입고 있을 경우에 분위기 험악해지거나, 좋지 않은 말들을 들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경기 내용에 상관없이 경기가 끝나는 대로 얼른 펍이나 그 자리를 뜨는 것이 신변 보호에 좋을 것 같습니다. 또는 얼른 겉옷을 걸쳐 무슨 팀인지 모르게 하던지요.

 

                                          영국 훌리건의 모습 (출처: Google Image)

 

둘째,  영국 입국 심사시 공공연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사실 동아시아 사람들이 축구로 광분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는 합니다만, 훌리건에 워낙 민감하다보니 축구광으로 보이면 입국 심사가 조금 더 깐깐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앞의 사례처럼 만약 입국 심사관이 자신이 싫어하는 클럽의 셔츠를 입고 있는 외국인을 보면 괜히 짜증(?)이 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냥 한 마디라도 트집을 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안 그래도 유럽 국가들 중에서 외국인 입국 심사가 까탈스러운 영국인데 이런 것으로 괜히 흠잡힐 필요는 없겠지요.

 

                만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이 곳 Old Trafford 에서 맨유 축구T  마음껏 입으세요. ^^

 

요즘에는 영국 훌리건의 명성(?)이 조금 죽은 듯이 보이지만, 국제대회나 라이벌 매치가 있는 날이면 경찰들은 아직도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런던으로 한국 대표팀의 평가전을 보러 갔었는데, 밖에는 기마 경찰들까지 와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던 것이 인상에 깊게 남았습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축구로 인한 폭력이 비일비재하다는 말이겠지요.

영국에 오시는 한국 분들, 축구 티셔츠 눈치껏 입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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