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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한국 아줌마는 종종 이런 삶을 꿈꾸지 않을까

by 영국품절녀 2012. 8. 21.



결혼하고 처음으로 홀로 집을 지키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한달씩이나요. 현재 신랑은 필드워크를 하러 한국에 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한번도 이렇게 길게 혼자 영국에 있었던 적이 없었고, 외로움도 많이 타는 편이어서 주변 친구들 및 가족들의 걱정이 좀 있었어요. 울 신랑도 한국에 가는 날까지 저에게 밥 잘 먹고 집 잘 지키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하면서도, 저의 걱정에 예정보다 일을 빨리 끝내고 좀 더 일찍 오겠다고 하더군요.

 

영국에서 신랑없이 한달 혼자 지낸다??

저는 이런 적이 처음인지라 신랑이 가는 날까지 확실히 감이 안 오는 거에요. 신랑은 런던행 버스에 앉아 밖에서 배웅하는 저를 보면서, 바이바이를 하는데 그때까지도요. 주변의 친구들은 저에게 한달씩이나 혼자 있는 것 괜찮냐고 묻기고 하고, 교회에서 친하게 지내는 영국인 교수님 내외분께서는 집 전화번호를 적어 주시면서, 만약에 무슨 일이 생기면 주저없이 전화하라고도 하셨지요. 이처럼 신랑과 제 주변의 분들이 저의 안위를 더 걱정해 주시는게 참 감사했답니다.

 

                                                      (출처: Google Image)

 

이제 겨우 신랑이 떠난 지 약 일주일 남짓~

결혼하고 혼자 지냈던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잠깐의 이런 자유를 꿈꿨던 것인지......

전 아무런 방해없이 혼자만의 시간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을뿐 아니라 상당히 잘 즐기고 있습니다. 신랑 역시 한국에서 저 걱정말고 잘 지내라는 뜻에서 전화 횟수도 줄이고 있지요. 가끔 신랑은 혼자 무엇을 하면서 제가 잘 지내는지, 영국에 있는 친구에게 문자 메세지를 부탁해서 연락하라고 시키기도 한답니다. ㅎㅎ

 

                                                          (출처: Google Image)

 

저의 현재 일상생활이 어쩌면 현재 결혼한 우리 한국 여자들이 한번쯤은 꿈꾸는 삶이 아닐까 싶은데요, 꼭 무언가를 특별하게 원하기보다는 "내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오로지 내가 원하는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생활"이요. 우리 한국 여자들은 결혼하자마자 나 자신도 챙기기 힘든데, 남편에 아이에 그것도 모잘라 주변까지 다 신경써야 하는 그 어마어마한 역할이 주어지잖아요. 거기다가 맞벌이까지 하는 여자들...대단해요.

여기서도 내조, 양육, 학업에 치여 잠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한국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한국이나 해외나 여자들의 삶은 별 다를 바가 없으니까요. (물론, 영국 생활이 심적으로는 좀 더 편할 수는 있겠네요.)

 

다행히 저는 잠시나마 한달 동안의 이런 행운(?)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울 신랑이 들으면 섭섭해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쩌면 다시는 찾아 오지 않을 이 시간을 저는 단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저 자신의 쉼을 위해 행복하게 잘 보내려고요. 지금까지 힘들고 고된 영국 생활 속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제 스타일로 훌훌~ 털어내렵니다. 결혼 생활에 지친 한국 여성분들에게도 이런 행운의 날이 반드시 오길 바라겠습니다. (남편 분들, 가끔 부인에게 자유 시간을 선물하심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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